▲ 은동선수 진로지원을 위한 2019년 취업스킬 업(UP) 프로그램이 지난 23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렸다. ⓒ 이강유 기자
[스포티비뉴스=방이동, 박대현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글쓰기는 어렵다. 머리가 지끈거린다.

매력적인 글쓰기는 더 괴롭다. 여기에 '나'를 어필해야 하는 목적성 글쓰기라면. 

출발부터 버겁다. 어느 지점에서 첫발을 떼고 동서남북 어느 쪽으로 길을 내야 할지 감 잡기가 쉽지 않다.

자기소개서(자소서)는 어려운 글이다. 생각보다 훨씬. 글에 자신없는 이나 글 꽤나 쓴다는 이 모두 곤혹스럽다.

생각보다 난도가 높다. 쉽지 않은 관문이다.

운동선수 진로지원을 위한 2019년 취업스킬 업(UP) 프로그램이 지난 23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렸다.

주제는 매력적인 자소서 쓰기. DS컴퍼니 이미경 팀장이 멘토로 나섰다. 면접관(채용 주체)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자소서 작성 A to Z를 일러줬다.

기본 개념부터 챙겼다. 자소서를 쓰기 위해 꼭 익혀야 할 키워드를 찬찬히 설명했다.

직업과 직무, 직군 차이점을 살폈다. 직업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자기 적성 능력을 고려한 뒤 어떤 일에 일정 기간 종사하는 것이라 했다. 

직무는 직업상 담당자에게 맡겨진 임무라고 했다.

이 팀장은 "스포츠로 치면 직업은 종목, 직무는 포지션으로 볼 수 있다"며 수강자 이해를 도왔다.

직군은 직무 성질이 유사한 직렬을 광범위하게 모아 놓은 무리로 정의했다. 예컨대 경영 지원과 영업 유통, IT 전산, 디자인 등을 가리킨다.

▲ DS컴퍼니 이미경 팀장이 일일 멘토로 나섰다. ⓒ 이강유 기자
"서류전형 비중은 10% 안팎이다. (수치만 보면)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이 전형에서 탄탄한 내용을 구축해야 면접에서도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 입사 서류 내용은 면접 전형 때 중요한 질문 소스가 되기 때문"이라며 꼼꼼한 서류 준비를 당부했다.

자소서는 결국 '글'이다. 이 점을 전제해야 한다. 핵심도 여기서 나온다.

서류 전형 기본이 되는 데이터(취업자에 관한 정보)가 포함돼 있으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매력적으로 드러나야 한다. 읽는 이 마음을 잡아채야 한다.

양식을 눈여겨보라고 강조했다. 입사 서류 양식에는 회사의 숨은 목적이 담겨 있다고 힘줘 말했다.

회사마다 철학과 뽑고 싶은 인재상이 다르다. 그 차이를 파악해야 한다. 문제를 풀기 전에 읽기가 먼저다. 

철저한 문제 파악이 우선이다.

이 팀장은 "나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 안 된다. 중요한 건 '일(job)의 관점'이다. 철저히 일적으로 어필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스크린에 세로축 막대 그래프 2개가 떴다. 왼쪽에는 회사가 취업자에게 궁금한 4가지, 오른쪽에는 내가 회사에 어필해야 할 4가지가 나란히 놓였다. 선명히 이해됐다.

회사는 ①이 분은 어떤 일을 잘할까 ②우리 회사에 입사하기 전 어떤 일을 해봤나 ③우리 직원이랑 잘 어울릴 수 있을까 ④성실하고 우직하게(이직하지 않고) 일할 사람인가를 중시했다.

취업자가 알려야 할 내용으로는 ①내가 할 수 있는 일 ②업무 경력과 취득한 자격증 ③성격과 사회성 ④성실성과 태도가 꼽혔다.

◆기업은 무엇을 보나…성실성→직무 이해도→성격 順

기업이 채용할 때 살피는 1순위는 도전정신이라고 했다. 자발적으로 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냐가 최우선 덕목이라고 덧붙였다.

시키는 일만 잘하는 직원은 선호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2순위는 성실성이었다.

이 팀장은 "운동선수 출신 취업준비생이 특히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여기에 있다. 아침부터 밤까지 (집단 생활과 훈련을) '버텨 냈다'는 점을 채용관은 정말 높이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3순위는 사회성(관계 형성과 유지 능력)을 꼽았다. 성실성과 연결돼 있다.

운동선수는 선후배, 코치진과 일상 대부분을 함께한다. 그런 환경을 또래보다 미리 또 오래 경험했다는 건 차별점이다. 이 팀장도 "꼭 자소서에 녹여야 할 경험"이라며 수강자를 설득했다.

◆ '사건'을 콕 집어 말하라…취업문이 열린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곁들였다. 에피소드 속에도 실전 팁이 녹아 있었다.

"별 생각없이 (수도권 대학) 불문과로 진학한 학생이 있었다. 다들 그렇지 않나. 고등학교 때 (진로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수능 보고 대학 진학하고 학과 결정하고. 그 학생도 그랬다. 하루는 어머니가 운영하는 이태원 식당에 프랑스인 손님이 왔다. 그게 작은 계기가 됐다. 프랑스인과 간단한 질의응답에 성공해 주문을 받았는데 어머니가 정말 행복해하셨다고 했다. 그 학생은 그때 결심했다. 해외 영업을 해야겠다고. 이 사건을 있는 그대로 쭉 자소서에 적었다. 당연히 합격했다. 스토리와 직무가 정확하게 부합하는 사례니까. 여러분도 변화 계기를 마련해 준 사건을 콕 찝어 기술하라. 그러면 서류는 반드시 통과하고 면접에서도 강점을 보일 수 있다."

이밖에도 운동선수 출신 선배가 분야를 바꿔 금융계에 성공적으로 취업한 사례를 보여 줬다. 무에타이 국가 대표에서 은행원으로 변신한 서OO씨, 프로골퍼 지망생에서 국내 굴지 S은행에 취업한 조OO씨 준비 과정을 꼼꼼히 공개했다.

그 가운데 농구 특기생으로 대학에 입학한 허OO씨 사례가 인상 깊었다.

"허 양은 내게 체대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은행에 입사한 게 아니라 '체대라서' 은행에 들어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면접관에게도 똑같이 말했다고 한다. 상대 질문을 역으로 생각한 케이스다. 운동을 오래했기 때문에 '(귀사에) 장기적으로 다닐 수 있습니다. 운동부 생활을 오래했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는 데 두려움이 없습니다'고 어필한 게 주효했다. 여기에 키즈카페 아르바이트 경험까지 녹이니 단번에 합격했다. 역발상이 빛을 발한 사례"라고 힘줘 말했다.

강의와 실전을 병행했다. 수강자에게 '나'에 관한 글쓰기를 즉석에서 주문했다. 글쓰는 와중에 이 팀장은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첨삭하고 지도했다. 

강점이 될 만한 부분을 빠짐없이 언급했다. 자신감을 북돋아줬다. 취업스킬 업 프로그램이 어떤 식으로 도움 될는지 눈에 보였다. 뼈대를 잡아주는 강의에 연습 시간까지 멘토가 공유했다. 성공하는 수험법이다. 정석이다.

스포티비뉴스=방이동, 박대현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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