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거 우즈는 21년 전 호주 멜버른에서 겪은 아픔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안녕하세요. 타이거 우즈(44, 미국)입니다.

오는 12월 프레지던츠컵에 나설 미국 대표 팀 12인 멤버 가운데 8명 선발이 공식 완료됐습니다(남은 4명은 단장 추천). 이제 지난 몇 주를 되돌아보고 미국 팀이 가야 할 방향을 고민해 볼 시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현재 미국 팀 사기는 매우 높습니다. 불타오른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고무적인 분위기죠. 쟌더 셔펠레와 브라이슨 디섐보, 패트릭 캔틀레이와 같은 젊은 피와 더스틴 존슨, 브룩스 켑카, 맷 쿠차, 웹 심슨 같은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골퍼가 고르게 포진돼 있습니다. 캡틴으로서 이렇게 열정적이고 빼어난 실력을 가진 로스터를 만난 건 행운입니다. 저를 기쁘게 만들죠. 다가오는 12월이 무척 기대됩니다.

제 목표 가운데 하나는 1998년 프레지던츠컵으로부터 얻은 교훈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그해는 제가 처음으로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한 해입니다. 애초 12월은 골퍼에게 휴식기입니다. 그래서였을까요. 당시 저를 포함해 (대표 팀)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준비가 덜 된 상태였습니다. 결국 대회에서도 처참하게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때 일은 지금도 아쉬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 1998년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한 스물두 살 타이거 우즈(오른쪽에서 두번째).
물론, 올해는 다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달 미국 뉴저지주 저지시티에 있는 리버티내셔널골프클럽에서 팀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저는 팀원에게 몇 가지를 당부했습니다. 가을 시즌에 스케줄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당부한 목적은 명료합니다. 넉 달 뒤 호주에 도착했을 때 컨디션이 최상이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입니다. 미국이 아닌 외국에서 진행되는 국제 대회 우승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호주에 도착해야 합니다. 그 점을 미팅 때 강조했죠.

제 자신이 자력으로 출전 자격을 얻은 선수 8명에 들지 못한 건 실망스럽습니다. 차기 시즌 첫 경기가 될 일본 조조챔피언십에선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그 전까지 몇몇 동료와 플로리다에서 열심히 연습을 할 예정입니다. 팬들에게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드리기 위해 (대회 출전을 안 하더라도) 꾸준히 골프채를 쥐려 합니다. 필드 연습을 하면서 틈틈이 실전 같은 경기도 치를 겁니다. 훈련은 힘듭니다. 하지만 실력 향상에 관한 기대감도 스멀스멀 올라오기에 즐겁기도 합니다.

4명 남은 대표 팀 명단을 채우는 건 제 몫입니다. 캡틴이 지닌 결정 권한이 크죠. 독단적으로 선택하진 않을 겁니다. 유능한 부단장들과 이미 선정된 여덟 골퍼 의견에 귀기울여 현명한 결정 내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계획도 세웠습니다. 남은 4명을 뽑을 때 팀원과 많은 대화를 나눌 참입니다. 대표 팀 선수단은 올가을 많은 대회에 나섭니다. 만날 때마다 의견을 묻고 목소리를 들으려 합니다. 월드클래스 골퍼 가운데 아직 팀에 합류하지 못한 선수가 꽤 됩니다. 리키 파울러와 토니 피나우, 필 미컬슨, 패트릭 리드, 게리 우드랜드, 조던 스피스 같은 이들이 대표적이죠. 또 차기 시즌이 더 기대되는 샛별 매튜 울프와 콜린 모리카와도 유심히 볼 예정입니다. 둘 모두 지난 시즌 뒤늦게 프로 전향했음에도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기록이 그들 잠재성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 2003년 프레지던츠컵에서 데이비드 러브 3세 샷에 환호하는 미국 대표 팀.
켑카와 토마스를 비롯해 몇몇 골퍼는 호주에 가본 경험이 없습니다. 그들에게 이번 프레지던츠컵은 새로운 경험이 될 겁니다. 개인적으로 많이 설렙니다. 하루라도 빨리 (호주가 첫 방문인 선수에게) 로열멜버른골프클럽과 샌드벨트 코스를 경험하게 해주고픈 마음이 크기 때문이죠. 정말 흥분됩니다.

저는 특히 프레지던츠컵에 처음 출전하는 선수들이 압박과 스트레스에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합니다. 왜냐하면 이 대회는 정말 여느 골프 이벤트와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프레지던츠컵을 첫 경험하는 켄틀레이와 셔펠레 모두 훌륭한 실력을 지니고 있어 걱정이 덜 되긴 합니다.

로얄 멜버른에서 경험은 정말 멋질 겁니다. 2번의 프레지던츠컵을 콤포지트 코스에서 치른 저로서는 나머지 팀원이 어떻게 코스를 공략할지 기대됩니다. 21년 전 그곳에서 첫 경기를 치렀을 때를 잊지 못합니다. 경기 페이스가 빠르고 흐름도 빨라서 코스 내내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했습니다. 거친 바람도 (저를 애먹이는 데) 한몫했습니다. 그곳에선 북풍이 불면 코스 공략이 급속도로 어려워집니다. 날씨마저 상당히 덥죠. 그간 참 많은 골프장을 다녔지만 난도가 높은 코스 가운데 하나입니다.

골퍼들은 런이 많이 생기는 (로열멜버른골프클럽) 코스에 적응해야 합니다. 페이웨이와 그린 모두 많은 런이 발생할 겁니다. 과거 샌드벨트에서 공을 쳐본 경험이 있는 선수는 이곳이 손꼽히는 훌륭한 코스라는 데 동의할 겁니다. (런만 주의하면) 정말 특별한 최고의 라운드를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로얄 멜버른 분위기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는 것에 큰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멜버른은 전 세계적으로 눈부신 스포츠 도시 가운데 하나입니다. 많은 팬들이 대회 위상이 높은 프레지던츠컵을 보러 와주실 거라 믿습니다. 아직 티켓을 구매하지 않았다면 프레지던츠닷컴(Presidents.com)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이만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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