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한양대, 조영준 기자/제작 한희재, 이충훈 영상기자, 김예리 디자이너] "은퇴 이후, 진로 고민에 빠진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습니다. 직업만 생각하는 것보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삶을 살지가 더 중요하다는거죠."

오랫동안 매트 위에서 흘렸던 구슬땀은 헛되지 않았다. 비록 선수로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지만 '제2의 인생'을 걸어가는데 좋은 밑거름이 됐다. 성준영(28, 한양대 미래인재교육원 레저스포츠학과 겸임교수) 교수는 유소년기와 청춘을 레슬링 매트에 바쳤다.

초등학교 시절 씨름을 했던 그는 중학교 진학을 위해 레슬링으로 전향했다. 2016년까지 충남도청에서 활약한 그는 굵직한 국제 대회에서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선수 시절 흘렸던 땀은 미래의 창문을 열어줄 지혜가 됐다.

▲ 레슬링 선수 출신인 성준영 교수는 교단에 서는 것은 물론 운동 선수 출신 후배들을 위한 진로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레슬링을 할 때는 선수 생활을 그만두는 날까지 힘들었습니다.(웃음) 그래도 이 운동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때 뿌듯했죠. 제가 그렇게 잘했던 선수가 아니라서 매 순간 은퇴에 대해 고민했는데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새로운 길을 준비했습니다."

다른 종목이 그러하듯 레슬링 선수들도 은퇴 이후 가장 선호하는 직업은 지도자다. 스포츠선수들은 현역 시절 일방통행의 길을 걷는다. 자신이 눈물과 땀을 흘렸던 현장만큼 자신 있는 분야가 없기에 이들은 지도자를 꿈꾼다.

"레슬링 선수들도 은퇴 이후 가장 선호하는 직업으로 지도자를 꼽습니다. 그러나 모두 코치와 감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선수 시절 잘했던 이들이 지도자로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최근에는 경찰공무원 쪽으로도 눈길을 돌리고 있어요."

2017년 정든 매트를 떠난 성 교수는 '학업'을 선택했다. 강단에 서기 위해 뒤늦게 공부에 매진했고 박사학위를 땄다. 현재 그는 한양대학교 미래인재교육원 레저스포츠학과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 레슬링 선수 시절, 매트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성준영 교수(오른쪽) ⓒ 성준영 제공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공부는 해도해도 재미는 없어요.(웃음) 하지만 운동생리학은 흥미진진하게 파고들었습니다. 공부를 할 때마다 제 심장 소리를 듣는 것 같았고 선수 시절 몸으로 느껴본 경험 때문인지 흥미를 느꼈죠. 결국 운동생리학에서 박사학위를 땄습니다."

교편을 잡은 성 교수는 최근 새로운 분야에 빠졌다. 바로 운동선수 출신인 후배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은퇴한 선수들의 진로를 도와주는 강연도 하고 있다.

"제가 선수로 활약할 때는 운동을 그만둔 뒤 구체적으로 '이런 길이 있다'라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없었어요.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반가웠습니다.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죠."

성 교수는 여전히 후배들에게 "운동선수로 최고의 커리어를 쌓는 것이 최고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모든 스포츠선수들은 언젠가는 정든 현장을 떠나야 한다. 그는 "학생 선수들에게 운동이 가장 중요하지만 학생의 신분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일도 소홀히 하면 안된다"고 권유했다.

레슬링을 떠나 사회 초년생이 됐을 때 성 교수 역시 고민이 많았다. 두려움도 있었지만 선수 시절 쌓은 협동심과 근면함은 그의 무기가 됐다. 치열하게 학업에 파고든 그는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어느새 은퇴 선수들의 진로를 상담해주는 듬직한 선배가 됐다.

▲ 성준영 교수는 교육과 운동이 조화를 이룬 미래를 꿈꾸고 있다.

"전국에 많은 운동선수가 있는데 정말 존경합니다. 언젠가는 선수를 그만두는 날이 올 텐데 지금 선수로 임하는 마음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한다면 분명히 좋은 날이 올 겁니다."

3년 전까지 선수로 활약했던 그에게 매트는 떠날 수 없는 곳이다. 그는 지금도 꾸준하게 체육관을 찾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앞으로 레슬링이라는 종목이 더 활성화됐으면 좋겠어요. 많은 이들이 레슬링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전임 교수가 되는 것이 제 첫 번째 목표고 두 번째는 교육과 스포츠가 어우러진 재단을 설립하는 것입니다."

스포티비뉴스=한양대, 조영준 기자/제작 한희재, 이충훈 영상기자, 김예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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