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천 컵 대회 MVP를 수상한 고예림 ⓒ KOVO 제공

[스포티비뉴스=순천, 조영준 기자] "힘들게 여기까지 왔기에 서로 얘기도 많이 했어요. (5세트 막판) 점수 차가 많이 났지만 끝까지 해야겠다는 열정이 넘쳐서 기적 같이 이겼습니다."

코트에 서면 어느 관중들이나 그를 주목한다. 프로배구 V리그 스타 중의 한 명인 고예림(현대건설)은 인기와 비교해 실력은 늘 '2%' 부족해 보였다.

그러나 현대건설로 이적한 뒤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활짝 꽃피웠다. 고예림(현대건설)은 28일 전남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19년 순천 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 대회 여자부 결승전에서 팀 최다인 26점을 올렸다.

현대건설은 결승전에서 KGC인삼공사에 3-2(25-18, 25-18, 20-25, 23-25, 18-16)로 이겼다. 5세트 막판 현대건설은 발렌티나 디우프(이탈리아)의 고공강타에 고전하며 11-14로 뒤졌다. 준우승에 그칠 위기에 몰렸지만 끈끈한 수비와 고예림의 서브에이스로 14-14 듀스를 만들었다.

16-16에서 현대건설은 정지윤의 과감한 중앙 공격이 득점으로 연결됐다. 이 상황에서 정지윤은 디우프의 백어택을 블로킹으로 차단했고 현대건설의 우승이 확정됐다.

4세트 막판 고예림은 치명적인 공격과 리시브 범실을 했다. 4세트에서 경기를 끝낼 수 있었던 승부는 5세트로 이어졌다. 현대건설은 세트 막판 11-14로 뒤졌지만 고예림의 천금 같은 서브에이스가 추격의 시발점이 됐다.

고예림은 "그때(5세트)는 많이 냉정해지려고 마인드 컨트롤했다"며 "4세트 중요할 때 연속 실책을 했지만 끝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냉정하게 마음을 먹고 경기에 임하니 잘 풀렸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2013년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한 그는 2017년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했다. 지난 2018~2019 시즌을 마친 그는 FA 자격을 얻었고 현대건설의 유니폼을 입었다.

고예림은 "(현대건설) 선수들이 저를 다른 팀 선수 같이 대하지 않고 모두 도와줬다"며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한국도로공사와 IBK기업은행에서 그는 수비와 리시브에 집중하는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로 활약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에는 살림꾼인 황민경이 버티고 있었다. 황민경과 시너지 효과를 낸 고예림은 이번 대회에서 '공격 본능'을 드러냈다.

고예림은 "지금은 황민경 언니도 있어서 서로 많이 의존하고 도와준다"며 "예전에는 리시브와 수비에 집중했는데 지금은 받는 것은 물론 공격에도 집중할 수 있도록 언니가 도와준다"고 말했다.

고예림은 이번 대회 MVP로 선정됐다. 그는 프로는 물론 학창 시절을 통틀어 MVP를 받은 경험이 없었다.

고예림은 "그동안 가장 잘했던 성적이 준우승이었다. MVP는 이번이 처음이다"고 밝혔다. 그는 "다가오는 시즌에는 제 위치에서 꾸준하게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스포티비뉴스=순천,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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