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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도전' SK 문경은 감독 "문애런? 이젠 애칭으로 받아들인다"

맹봉주 기자 mbj@spotvnews.co.kr 2019년 09월 30일 월요일

▲ 2012-13시즌부터 서울 SK를 이끌고 있는 문경은 감독 ⓒ KBL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명예회복을 할까?

2017-18시즌. 서울 SK는 원주 DB와 챔피언결정전에서 첫 2경기를 내주고도 4연승으로 정상을 차지했다. 18년 만에 우승이었다.

2018-19시즌. 1년 만에 정상에서 리그 9위까지 추락했다. 부상이 원인이었다.

김선형, 최준용. 안영준, 김민수 등 주전들이 돌아가며 다쳤다. 정상적인 라인업을 가동하기 힘들었다. 시즌 막판 SK 문경은 감독은 "부상 선수들로 힘들었다. 일찍부터 다음 시즌을 임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2019-20시즌에 승부를 걸겠다는 의미였다.

시즌 개막을 코앞에 뒀지만 아직도 SK는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안영준이 마카오에서 열린 동아시아 슈퍼리그 터리픽12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다. 최부경도 아직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다.

하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농구 월드컵을 통해 한 층 더 성장한 김선형, 최준용이 굳건하다. 새 외국선수 자밀 워니에 대한 평가도 좋다. 베테랑 전태풍도 합류했다.

무엇보다 2012-13시즌부터 SK는 문경은 감독 체제에서 선수들이 몇 년간 손발을 맞춰왔다. '장수 외국선수' 애런 헤인즈도 그대로 있다. 문경은 감독도 "우승을 위한 멤버 구성은 갖춰졌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문경은 감독을 만나 SK의 이번 시즌 전망과 이제는 문경은 감독의 별명이 되어버린 '문애런'에 대한 생각, 한국농구의 고질적인 문제인 슈터 부재 이유 등을 물어봤다.

▲ 문경은 감독과 애런 헤인즈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 KBL
Q. 지난 시즌 주축선수들의 줄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시즌 막판이 돼서야 부상선수들이 돌아왔다.

"지난 시즌 6라운드가 되서야 선수들이 제대로 손발을 맞췄다. 선수단에게 6라운드가 아니라 다음 시즌 1라운드라 생각하며 경기하자고 말했다. 다행히 6라운드에 6승을 거두며 마무리가 좋았다. 자신감을 찾고 지난 시즌을 끝냈다."

Q. 시즌 개막이 얼마 안 남았다. SK를 우승후보로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다.

"아직 선수들의 몸 상태가 70% 정도다. 부상 선수가 나오면 안 된다. 또 자밀 워니의 적응도 숙제로 남았다. 다행히 마카오 대회를 통해 워니와 국내선수들의 호흡은 잘 이뤄진 것 같다. 이번 시즌 우승권에 도전할만한 멤버는 구성됐다. 주위에서도 그렇게 평가한다. 하지만 궂은일을 하는 선수가 없어 걱정이다. 모두 공격이 뛰어난 선수들이다. 그런 점에서 안영준, 최준용이 수비나 스크린 등 궂은일에서 도움을 줘야 한다."

Q. 최준용, 전태풍, 헤인즈 등 개성 있는 선수들이 많다. 이 선수들을 한데 묶는 게 쉽진 않을 것 같다.

"무겁고 딱딱하고 강압적인 대화보다는 선수들을 이해시키려 노력한다. 프로선수들은 궁극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일한다. 강요보다는 선택권을 준다. 돈을 벌려면 내 말을 들어달라고. 돈 안 벌겠다고 하는 선수는 없다(웃음). 내 말을 따라줘야 결과에 대한 책임을 감독이 질 수 있다고 설득한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선수들이 내 말을 잘 들어주는 것 같다."

Q. 드롭존 수비는 이제 SK의 전매특허가 됐다. 처음 드롭존 수비를 쓰게된 이유는 무엇인가?

"드롭존 수비를 시작으로 홈 27연승을 기록했다. 이제 SK하면 드롭존 수비가 유명해졌다. 하지만 드롭존은 약점이 많은 수비다. 나는 강점 하나만 보고 선택했다. 장점은 2m 이상 장신 선수들이 속공을 나가기 수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달리는 농구를 하기 때문에 이런 수비를 택했다. 대신 리바운드를 뺏길 가능성이 크고 인사이드가 강한 팀을 만나면 앞 선 수비에 무리가 온다.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전술을 만들다보니 드롭존 수비를 쓰게 됐다."

Q. 애런 헤인즈를 중용하는 탓에 농구팬들 사이에선 '문애런'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성적이 안 좋을 때는 내 노력이 폄하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안 좋았다. 지금은 반대로 생각하고 애칭으로 받아들인다. 2년 전 우승하면서부터는 헤인즈를 내 동생으로 생각하고 있다. 헤인즈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감독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Q. 새 외국선수 워니 얘기를 해보자. 마카오에서 본 워니는 위력적이었다. NBA(미국프로농구) 출신 랜스 스티븐슨과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워니를 라건아와 비교하면 어떤가?

"워니는 도전자 입장이다. 라건아의 경험을 무시 못한다. 라건아는 프로농구 10개 팀 성향이나 경기장 분위기, 각 팀 감독 스타일을 파악하고 있다. 이런 점들을 빼고 기량만 놓고 보면 둘이 대등한 경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전태풍이 새롭게 합류했다. 이번 시즌 어떻게 활용할지 궁금하다.

"전태풍은 김선형이 해맬 때 3, 4분 정도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가 필요해 영입했다. 또 4쿼터나 플레이오프 단기전에서 공격적으로 가야겠다고 마음먹을 때 쓰겠다. 우리가 2번 자리가 부족하다. 전태풍을 1번, 김선형을 2번으로 같이 쓸 생각도 하고 있다."

▲ 김선형이 중심을 잡고 새롭게 합류한 자밀 워니, 전태풍의 시너지가 발휘된다면 SK의 공격 농구는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 KBL
Q. 언제부터 '슈터 부재'는 대표 팀, 프로농구를 관통하는 고질적인 문제가 됐다. '양궁 농구'로 불리며 외곽이 강점이던 한국농구도 옛말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슈터 출신 감독으로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정확히 얘기하면 연습량이 부족한 것 같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재미로 농구를 좋아하게끔 해야 한다. 하지만 대학은 다르다. 대학은 세미프로나 마찬가지다. 이때 연습량이 많아야 한다. 또 농구 선수의 전성기가 20대 초반 아닌가? 이때 훈련을 너무 안 하는 것 같다. 타고난 슛쟁이가 왜 없겠나. 그런 선수들은 매년 나온다. 하지만 슛쟁이들의 연습량이 부족하다보니 '슈터 부족'이라는 얘기를 듣는 것 같다."

Q. 팀은 달랐지만, 농구대잔치 시절 함께 활약했던 현주엽 감독이 지금은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 중이다. 

"(현주엽 감독이 나오는 프로그램을)솔직히 실시간으로 본적이 없다. 집에 가면 집사람이 현주엽 감독이 나오는 프로그램만 골라서 다시보기로 보여준다. 해외출장 가면 진짜로 저렇게 많이 먹냐고 물어본다. 현주엽 감독은 선수 때도 많이 먹긴 했다. 일반 사람들은 스테이크를 잘게 잘라 먹는데 현주엽은 반으로만 잘라서 두입에 다 먹었다."

Q. 비시즌 소속 팀의 김선형, 최준용이 농구 월드컵에 나갔다. 후배들의 국제무대 활약을 어떻게 봤나?

"1승한 것만으로도 축하할 일이다. 세계대회에 나가보면 정말 어렵다. 팬들은 농구는 인기 없고 국제대회에 나가면 맨날 꼴찌라고 하지만 뛰어보면 정말 힘들다. 선수들이 고생했다. 부상 선수들 때문에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도 귀중한 1승을 따냈다."

Q. SK의 이번 시즌 성적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다. 팬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현재 분위기가 좋다. 올 시즌은 기대해도 좋다. 지지난 시즌 우승했던 기억을 팬 여러분께 다시 보여주고 싶다."

▲ 문경은 감독은 2년 전 우승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이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 KBL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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