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WCT(World Curling Tour) 국제컬링컵대회가 30일 경북 의성군 의성컬링센터에서 개막식을 열었다. ⓒ 박대현 기자
[스포티비뉴스=의성, 박대현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컬링은 '빙판 위 체스'로 불린다.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 4명이 한몸처럼 움직이는 팀워크 이면에 상대 컬링스톤 위치를 살피고 전략적으로 슛을 날려야 한다. 머리싸움이 치열하다.

한국은 짧은 종목 역사에도 컬링 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아시아 최초로 여자컬링 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동계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등 여러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 중심에 '한국 컬링 메카' 경북 의성군이 있다. 13년 전 뿌린 씨앗이 지난해 팀 킴 열풍으로 꽃을 피웠다. 올해는 개화(開花)를 넘어 열매를 맺으려 한다.

29일 경북 의성군 의성컬링센터에서 2019년 WCT(World Curling Tour) 국제컬링컵대회가 열렸다.

7개국 20개 팀이 한국 컬링 성지를 찾았다. 평창 올림픽 남자 금메달리스트 팀 슈스터(미국·Team Shuster)와 영미 신드롬을 일으킨 팀 킴(경북체육회·Team Kim) 등 약 100인에 이르는 빙판 위 승부사가 닷새간 열전에 돌입했다.

▲ 지난해 겨울 한국에 컬링 열풍을 불게 한 팀 킴은 멤버 전원이 경북 의성군에서 컬링을 시작했다.
30일 대회 개막식이 열렸다. 화기애애했다.

팀 레토르나즈(이탈리아·Team Retornaz)를 시작으로 스무개 팀이 차례차례 열을 맞췄다. 치열한 승부에 발 들이기 전 잠시 긴장을 내려놓고 농담과 웃음을 주고받았다.

개회사를 맡은 김주수 의성군수는 "한국 컬링 중심이자 출발점인 의성을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이곳은 조선 시대 때 임금 진상품으로 얼음을 올렸던 고장이다. 그 전통을 살려 유서 깊은 국제대회까지 치르게 됐다. 선수 분들의 건투를 빈다"고 말했다.

아르민 하르더 WCT 회장은 "이번 월드컬링 투어를 의성에서 개최하게 돼 정말 기쁘다. 의성은 한국 컬링을 부흥시킨 의미 있는 도시다. 수준 높은 경기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의성군은 자타공인 컬링 메카다. 십 몇 년 전부터 장래성을 알아보고 꾸준히 투자했다.

2006년 국내 최초로 4시트 국제 규격 컬링장을 완공했다. 건물만 덩그러니 짓지 않았다. 스코틀랜드와 캐나다, 스위스에서 기술자를 데려와 최상의 빙질을 구축했다.

지난 8월에는 대대적인 새 단장을 마쳤다. 경기장 조명을 확대하고 공조 시설을 고쳐 외벽 결로 현상을 없앴다. 오는 11월에는 2개 시트를 더 확충할 예정이다. 일반인에게도 문을 열어 생활체육으로서 컬링 잠재성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하드웨어 못지않게 소프트웨어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2007년부터 체험학습, 방과후 프로그램 형태로 지역내 중고생에게 컬링을 적극 장려했다. 의성고와 의성중, 의성여고가 대표적이다. 팀 킴 리드(Lead)인 김영미도 이때 처음 컬링을 접했다.

김영미뿐 아니다. 지난해 평창 올림픽에 출전한 컬링 선수 15명 가운데 14명이 의성에서 컬링을 시작했다. 한국 컬링 요람이다.

지방자치단체 스포츠 마케팅 성공 사례로 손색없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로이터통신 등 세계적인 언론 매체도 지난해 3월 이곳을 집중 조명했다.

한목소리로 "의성은 벤치마킹할 만한 요소가 많다. 한국 컬링이 단기간에 경쟁력을 갖추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좋은 경기장과 지역민과 스킨십, 깔끔한 인프라 관리 삼박자가 조화를 이뤘다"고 호평했다.

스포티비뉴스=의성, 박대현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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