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돌학교' 방송 당시 투표수 조작 의혹의 피해자로 거론되고 있는 이해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오디션 방송 명문가 엠넷이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프로듀스X101'에 이어 '프로듀스48'까지 투표조작 정황이 포착됐다는 경찰의 입장이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2017년 방송된 '아이돌학교' 출연자 부친이 같은 논란으로 억울함을 토로해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사는가 하면, 해당 프로그램 출연자의 폭로까지 이어져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아이돌학교' 역시 방영 당시 투표수 조작 의혹을 받았던 터.

3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는 '프로듀스X'와 '아이돌학교' 제작진 측이 해당 방송 전부터 이미 합격자를 내정해놨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전했다. '뉴스데스크' 측은 "'프로듀스X'와 '아이돌학교' 제작진들이 방송 전부터 이미 합격자를 선정하고 조작했으며 경연곡이 특정 연습생에게 사전 유출됐고 심지어 오디션에 오지도 않았던 사람이 본선에 합격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해당 프로그램들 출연자 인터뷰도 전파를 탔는데, '프로듀스X' 출연자 A씨는 "어떤 친구가 경연곡을 미리 유포했다. 우리 사이에서 추궁해서 물어봤더니 안무선생님이 알려주셨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기획사 관계자 또한 'PD픽'이 공공연한 관행이었다고 귀띔했다.

'아이돌 학교' 출연자 B씨는 "오디션 했을 때도 3000명 있는 곳에 본선 진출자 40명 중 4명 밖에 가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다른 참가자들도 립싱크를 한 조에서 보컬 1등을 뽑았다고도 말했다.

이같은 보도로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날 또 다른 '아이돌학교' 출연자라고 밝힌 한 누리꾼의 폭로글이 디시인사이드 '프로듀스X101' 갤러리에 게재됐다.

▲ '아이돌학교'가 투표 조작 의혹을 받고 있다. 제공l엠넷

이 누리꾼은 '아이돌학교' 접수 완료 화면과 함께 자신이 '아이돌학교' 출연자라고 인증하면서 '폭로글'을 시작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한번 들어가면 다시는 밖에 못 나가게 했다. 나가면 오디션 포기로 본다고 해서 5시간 넘게 갇혀 있었다. 밥도 못 먹었다. 엄마 아빠랑 같이 온 초등학생도 많았다. 나와 같이 있던 사람은 외국인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주작(자작)인지도 모르고 너무 불쌍하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어 "현장에서 (이)해인 언니를 보고 사진도 찍었다. 오디션 봤다는 사람도 있고 안봤다는 사람도 있고 말이 많았다. 300명 넘는 사람들 꿈 갖고 사기친 엠넷"이라며 분노를 터트렸다.

▲ '아이돌학교' 방송 당시 투표수 조작 의혹의 피해자로 거론되고 있는 이해인.

해당 게시물처럼 실제로 '아이돌학교' 투표수 조작 의혹의 중심에는 연습생 이해인이 있다. 이해인은 '아이돌학교'에서 유료 문자 투표수가 조작돼 최종 데뷔조에서 탈락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이해인을 지지하는 팬들은 투표 당시 모바일 투표 인증 사진을 5000건 넘게 확보했는데, 실제로 방송을 통해 공개된 투표수는 2700표에 그쳤다며 '투표수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온라인을 통해 투표 인증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감안해도 지나치게 편차가 크다는 의혹이었지만, 당시 명확하게 눈에 드러나는 근거를 제시할 수 없어 조작'설'에서 마무리됐다.

그런데 최근 경찰이 '프로듀스X101' 투표 조작 논란과 관련 두 번에 거친 압수수색으로 해당 정황을 포착했다고 전해 과거 '아이돌학교' 투표수 조작 의혹도 함께 이슈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프로듀스X101' 뿐만 아니라 해당 프로그램 시리즈 전신인 '프로듀스48' 역시 제작진이 결승 득표수에 손댄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돌학교' 역시 '프로듀스X101'의 투표수 조작 증거로 지목된 '득표 차이 반복' 양상을 띄고 있다는 점이 재조명되고 있는 가운데, 이해인 아버지의 글까지 게재됐다. 

▲ 투표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프로듀스X101'(왼쪽)-'프로듀스48' 제공l엠넷


2일 디시인사이드 이해인 갤러리에는 "우리 딸 때문에 마음이 아픕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 작성자는 이해인의 부친으로 알려졌다.

이해인의 부친은 "저는 요즘 오디션 프로 조작 논란으로 말 많은 아이의 아빠다"라고 밝히고, "너무 억울하고 비인간적인 일에 참을 수가 없어 딸 모르게 글을 올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딸아이에게 피해가 갈까 봐, 프로그램이나 회사 이름은 말하지 못했겠으나, 대략 이야기를 해야 될 것 같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해인의 부친에 따르면, 이해인은 오디션 프로그램 촬영 당시 데뷔에 불이익이 갈까 봐 중간에 전속계약서를 작성했다. 이어 당시 회사가 부모 동의도 없이 자신의 딸과 계약을 하는 것이 비정상적이며, 오디션 프로그램 최종 데뷔 멤버가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계약서를 주는 것이 이상하다고 말했지만, 딸의 불이익을 고려해 참았다고 전했다.

그런데 최종 데뷔조로 유력했던 이해인이 해당 프로그램에서 탈락, 이와 관련 조작 논란 피해자로 언급되면서 당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까지 장악했다고 말했다. 이에 작성자는 팬들과 함께 조사하고, 회사와 계약 역시 바로 잡아야 된다는 의지를 피력했으나, 회사에서 늦어도 2018년 10월까지는 탈락 연습생들끼리 데뷔를 시켜준다고 약속했다는 딸의 말을 믿었다.

그러나 회사는 말을 지키지 않았고, 약속했던 데뷔 전 개인 활동은 물론, 2018년 10월 데뷔도 물거품이 돼 올여름이 돼서야 회사를 나왔다고 알렸다. 이에 이해인 부친은 딸이 프로그램 중간에 한 계약에 의혹을 품으면서, 데뷔를 핑계로 '투표 조작 논란'이 잠잠해질 때까지 딸의 발을 묶여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며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해인 부친은 딸이 그 회사 때문에 시간 낭비만 한 셈이라고 지적하면서, 프로그램 논란 당시 다른 회사에서도 연락이 많이 왔었고,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이라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고 고백했다.

또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투표 조작 문제를 언급하면서, 이와 관련 이해인 팬들도 변호사에 의뢰,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만약 조작한 증거나 정황이 드러난다면, 자신의 딸을 두 번이나 희롱한 것이 된다며 밝혔다.

마지막으로 "증거가 확실히 나오면 꼭 바르게 정정되었으면 한다"며 "아빠 말 듣지 않고, (딸은) 고집대로 한 것이 미안한지 요즘은 연락도 잘 안 된다. 이리저리 힘든 세월이다"이라고 밝혀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해당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졌고, 누리꾼들은 이해인과 그의 부친에 딱하다는 시선을 보냈다. 이후 이해인 부친은 2일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프로듀스X101에서도 생방송 투표 조작 의혹이 제기된 것을 보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며 '취업사기'라는 표현을 쓰면서 재차 억울함을 강조했다.

출연자 부친의 울분이 전해지자 시청자들은 이제 엠넷에서 방송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모두 의심하는 '채널 불신'까지 드러내고 있다. 경찰 측의 '프로듀스X101' 관련 입 해당 파장이 '오디션 명문가' 엠넷 채널에 대한 신뢰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press@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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