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와 구단 역사에 남을 만한 뛰어난 투구로 벤치의 신뢰에 부응한 워커 뷸러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도,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류현진도 아니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낙점한 선수는 메이저리그 3년차 워커 뷸러(25)였다.

201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뷸러는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을 뛰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30경기에서 182⅓이닝을 던지며 14승4패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했다. 탈삼진은 215개였다. 160㎞에 가까운 강속구를 앞세워 모든 지표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냈다. 그래도 뷸러가 가장 중요한 1차전 선발로 나갈지는 예상하기 쉽지 않았다.

그런 뷸러가 로버츠 감독, 그리고 구단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뷸러는 4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워싱턴과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역투를 펼치며 자신의 몫을 다했다. 6이닝 동안 안타는 딱 하나 맞은 반면, 삼진은 8개나 잡아내며 워싱턴 타선을 꽁꽁 묶었다. 무실점 호투였다.

4회 제구 난조로 볼넷 3개를 허용하며 만루 위기에 몰린 것을 제외하면 시종일관 워싱턴 타선을 힘으로 눌렀다. 팀 타선의 지원도 넉넉하지 않아 중압감이 클 만했지만 이 젊은 선수는 큰 표정 변화 없이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왜 다저스가 뷸러를 1차전에 내보냈는지 이해를 도울 만한 투구 내용이었다.

뷸러는 지난해 포스트시즌 4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했다. 경기 내용이 좋지 않은 날도 있었지만 보스턴과 월드시리즈 경기(7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처럼 강한 인상을 남긴 날도 있었다. 뷸러는 4일 경기까지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5경기에서 모두 7탈삼진 이상을 기록했는데, 메이저리그 역사상 이런 선수는 없었다. 종전 기록은 밥 깁슨의 4경기였다.

다저스 역사에도 이름을 남겼다. 어느 연도든,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첫 경기 선발로 나선 투수가 6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무실점을 기록한 사례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1974년 돈 서튼(완봉승), 지난해 류현진(7이닝), 그리고 올해 뷸러가 전부다. 좋은 기량에 가을 강심장까지 과시한 뷸러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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