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엑시트' 오픈토크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부산, 김현록 기자]'엑시트' 3인방이 전한 '엑시트' 뒷이야기가 부산을 사로잡았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 이튿날인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영화 '엑시트'(감독 이상근·제작 외유내강 필름케이)의 오픈토크 행사가 진행됐다. 배우 조정석 임윤아와 이상근 감독이 참석해 야외무대를 가득 채운 부산의 시민들과 영화팬을 직접 만났다. '엑시트'는 올해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임윤아와 조정석은 900만 공약때 춘 춤까지 추며 부산의 흥을 즐겼다

▲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엑시트' 오픈토크 브이라이브 캡처

영화 '엑시트'는 지난 7월말 개봉해 누적관객 941만 명을 불러모은 올여름 최고의 흥행영화. 도심을 뒤덮은 유독가스를 헤치고 나서서 생존을 위해 달리는 두 젊은이의 이야기를 유쾌하고도 긴박한 터치로 그려내며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신예 이상근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메가폰을 잡았고, 조정석 임윤아가 주연을 맡았다. 학창시절 산악부에서 활동한 경험과 근성으로 위기를 헤쳐간 두 사람은 영화 안팎으로 여러 응원을 받았다.

조정석은 취업전선에 뛰어들었으나 늘 실패인 청년백수 용남 역을 맡아 극을 이끌며 코미디와 액션 모두를 책임졌다.조정석은 "4년 만에 부산국제영화제가 왔다. 영화제에 와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환하게 웃으며 "태풍 피해가 있으셨다면 복구가 빨리 됐으면 좋겠다. 후딱 지나가서 다행이다"라고 시민들의 안부를 챙겼다.

조정석은 "부산에 오면 보통 술을 많이 오셨다. 올해는 '엑시트'가 초청돼서 어느때보다 기분좋게 올 수 있었다"고 웃음지었다. 그는 "영화제에 오면 아무래도 동료 선후배들을 많이 만난다. 만나는 분들마다 축하한다고 말씀해 주셔서 기분이 좋았다"고 밝혔다.

▲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엑시트' 오픈토크 브이라이브 캡처
조정석은 부산역 우동으로 시작해 달맞이 고개, 맥도날드 등등을 거쳐 다시 부산역으로 이어지는 '부산의 정석' 코스를 전하며 "내가 그래서 조정석"이라고 너스레를 덜어 또한 웃음을 안겼다. 임윤아는 용남 어머니의 회갑잔치가 열린 이벤트홀의 부점장 의주 역을 맡아 씩씩한 사회초년생의 모습을 그려냈다.

임윤아는 "2년 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 사회를 봤다. 작품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노란 드레스를 어제 입었는데 노란 개나리라고 해주셔서 감사하다. 부산에 오면 술도 많이 먹는 것 같다. 즐겁게 즐기다 갈 수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꾸준히 참석할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웃음지었다.

▲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엑시트' 오픈토크 브이라이브 캡처
임윤아는 "'엑시트'가 첫 영화 주연작이다. 너무 많이 사랑해 주셔서 기분이 좋고 첫 주연작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올 수 있어서 기쁘고 기분이 좋다"면서 "주변에서 극중 의주가 저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 '엑시트'에서는 5대5 정도인 것 같다. 책임감이 비슷하다. 의주가 훨씬 멋있다. '공조'에서의 푼수같은 모습은 좀 접어두려고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임윤아는 "1000만이 완등이라면, '엑시트'는 지금도 완등을 한 듯한 기분이 드는 작품이다. 감사하고 행복한 기분을 태어나 이만큼 느끼는 게 처음인 작품이다"라며 "앞으로 루트 파인딩을 어떻게 갈지 모르겠지만, 갈때마다 지금처럼 지켜봐주시고 응원해 주신다면 완등 지점까지 힘차게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두 배우의 호흡은 오픈토크에서도 빛났다. 조정석은 '엑시트' 속 임윤아와 연결고리로 "믿음과 신뢰"를 꼽았다. "믿음과 신뢰가 있어서 하면서 내내 저희를 연결하게 됐다. 연기를 잘해서 놀란 적도 있었지만, 뛸 때는 한마리 임팔라마냥, 너무 잘 뛰는 거다. 장애물도 너무 잘넘고, 운동신경이 이렇게 좋은 친구였나 했다. 아무래도 춤을 잘춰서 그런 느낌이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조정석은 임윤아를 '러닝메이트'에 비유하며 "같이 뛰면 맞춰주려고 했다. 그런데 이건 맞춰주는 게 아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

▲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엑시트' 오픈토크 브이라이브 캡처
임윤아는 "그런 리듬이 가장 중요했던 것 같다. 그게 있었기 때문에 같이 뛰어내리거나 뛰거나 하는 걸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화답했다. 그는 "오빠 이야기를 들으니까 의지를 많이 했던 것 같다"며 "'의지'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의지할 수 있어서 저에게도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조정석은 "'의지'라고 하니까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맨 마지막에 함께 줄을 잡고 뛰어내리는 장면이 세트인데 높이가 실제로 13m 정도가 됐다. 정말 무서웠다. 밑에서는 '레디 액션' 하는데 너무 무서워서 뛰어내리기가 싫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데 윤아씨가 옆에 있기 때문에 무서운 티도 못냈다. 저도 모르게 윤아씨에게 의지하게 되더라. 뛰어내리며 윤아씨 눈을 봤는데 뛰어내릴 준비가 돼 있더라. 그래서 같이 할 수 있었다. 그런 부분이 '엑시트'를 만드는 과정에 다 있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임윤아는 "이런 마음이셨는지 몰랐다"며 "긴장하지 말라고 너무 자신있게 말씀해 주셨다"고 웃었다. 조정석은 "그게 저한테 하는 말이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엑시트' 오픈토크 브이라이브 캡처

'엑시트' 개봉 이후 주인공 용남이 감독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는 이상근 감독은 "제 인생에서 영감을 좀 받은 건 있었다. 하지만 용남처럼 철봉을 멋있게 하지는 못한다. 그렇게 하고싶은 '워너비'를 용남에게서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근 감독은 '엑시트' 흥행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을 전하며 "가족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래도 되나. 집에서 잠만 자던 애가 조정석 임윤아 곁에서 사진을 찍고 하니 니가 왜 거기에 있냐, 믿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장손이라 친척이 많은데 이번 추석에 안 오시던 친척분들이 오셔서 사진을 많이 찍어가셨다"고 담담하지만 유쾌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엑시트' 개봉 이후 일정 규모 이상 건물 옥상에 자동개폐장치를 해야 한다는 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이상근 감독은 영화가 세상에 끼친 영향을 언급하며 "살아가며 잠겨있는 옥상문을 많이 보니까 장애가 될 수 있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놀랍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사실 영화를 보고 나서 지하철에 방독면이 어디 있는지, 점자블록도 어디있는지 봐주시고 조금이나마 안전에 대해서 도움을 드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이상근 감독은 2편 제작 가능성을 언급해 눈길을 모았다. 그는 "후속편에 대한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 않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상근 감독은 "2편을 만든다면 1편에서는 지형지물을 많이 보여드렸으니까 다른 곳에서 새로운 방식의 생존을 보여드릴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보여드려야 박수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2편에서는 용남과 의주의 결혼식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조정석은 "저희 어머니가 기뻐하시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눙쳤다.

지난 3일 화려한 막을 올린 제 24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2일까지 열린다. 전세계 85개국에서 온 303편의 영화를 소개하며 부산시민, 시네필들과 함께 호흡할 예정이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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