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우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키움 안우진은 지난해 히어로즈의 포스트시즌 슈퍼 히어로였다. 

짧은 선발투수의 이닝을 넘겨받는 롱 릴리프로 준플레이오프에서 9이닝 2승 무패, 평균 자책점 0.00의 완벽한 투구를 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상승세는 이어졌다. 5차전까지 치러진 승부에서 4경기에 출장해 8.2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SK와 승부를 알 수 없는 곳까지 끌고 간 주인공이었다.

지난해 정규 시즌 성적은 보잘 것 없었다. 2승4패, 평균자책점 7.19로 부진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무섭게 업그레이드됐다. 릴리스 포인트가 8㎝ 정도 높아지면서 패스트볼의 스피드가 시속 2㎞ 정도 빨라졌다.

볼만 빨라진 것이 아니었다. 회전력도 크게 늘어났다. 정규 시즌서에는 평균 2390rpm이던 패스트볼 회전수가 포스트시즌서는 2500rpm을 넘어섰다. A급 패스트볼에서 특급 패스트볼로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짧은 기간 괴물 같은 성장세를 보였던 것이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안우진에게 비슷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부상 여파로 긴 이닝 투구는 어렵겠지만 선발이 일찍 흔들리면 빠르게 투입해 1~2이닝 정도를 삭제하는 임무를 맡긴다는 계획이다.

안우진은 올 시즌도 정규 시즌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7승5패, 평균자책점 5.20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부상에 발목을 잡히며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7㎞에 그쳤다. 지난해엔 정규 시즌에서 150㎞를 기록했다.

다만 짧은 이닝을 임팩트 있게 던지게 되면 구속은 상승 효과를 볼 수 있다.

▲ 안우진. ⓒ키움 히어로즈
지난해 그랬던 것처럼 짧은 이닝을 맡기게 되면 보다 힘을 실어 공을 뿌릴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다. 그렇게만 된다면 정규 시즌의 기록은 무의미해진다. 장 감독이 올 시즌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위치에서 안우진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이유다.

안우진이 지난해와 같은 활약을 펼쳐 준다면 키움은 천군만마를 얻는 것과 마찬가지다.

야구 팬들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선발에 이어 두 번째로 나오는 투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LG 차우찬은 6.2이닝을 호투한 켈리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올라 1.1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LG 쪽으로 끌고왔다. 송은범 외엔 경험이 부족한 LG 불펜 상황에서 마무리 고우석까지 가는 길을 만들어 줬다.

선발이 잘 던진 경기는 경기대로 빨리 무너진 경기는 그 경기대로 두 번째 투수가 매우 중요할 수 밖에 없다.

키움이 준플레이오프만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대권까지 도전하려면 불펜 소모를 최대한 아껴야 한다. 그래서 안우진은 더욱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이닝은 줄어들겠지만 보다 임팩트 있는 투구로 LG 타선을 틀어막는다면 나머지 불펜 투수들의 어깨를 한결 가볍게해 줄 수 있다.

안우진은 지난해 같은 괴물 같은 진화를 보여 줄 수 있을까. 키움의 이번 포스트시즌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핵심 포인트다. 일단 첫 경기 초구부터 어떤 공이 들어올지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