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트넘 홋스퍼 팬들은 원정석을 가득 메웠다.

[스포티비뉴스=브라이턴(영국), 신인섭 통신원] "Yid army(이드 아미)"

5일 오후(한국시간) 영국 브라이턴의 아멕스 스타디움, 브라이턴 호브 알비언과 토트넘 홋스퍼의 2019-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8라운드에는 흥미로운 장면이 보였다.

이날 경기는 토트넘이 지난 2일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CL) 조별리그 2차전 2-7로 완패 뒤 치르는 경기라 관심이 컸다. 손흥민이 선발로 출전해 좌우 측면은 물론 해리 케인과 투톱으로도 움직였다.

하지만, 토트넘은 0-3으로 완패했다. 전반 3분 만에 위고 요리스 골키퍼의 부상으로 경기를 계획대로 끌고 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그나마 손흥민은 유럽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에서 평점 6.4를 기록하며 토트넘에서 괜찮은 활약을 했던 자원으로 인정받았다.

손흥민은 후반 28분까지 뛰고 루카스 모우라와 교체되며 벤치로 물러났다. 경기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 요리스의 이탈 이후 애런 코널리에게 두 골을 더 내주며 패배의 쓴맛만 봤다.

물론 최근 좋지 않은 팀 상황에도 브라이턴에 원정 온 토트넘 팬들의 응원은 대단했다. 원정석을 가득 메우고 열정적인 응원을 했다. 홈팀인 브라이턴 팬들을 압도했다.

▲ 경기 상황이 밀리자 허탈한 손흥민(왼쪽), 크리스티안 에릭센(가운데), 얀 베르통언(오른쪽) ⓒ연합뉴스/AFP

가장 잘 들리는 구호는 "Yid army(이드 아미)"였다. 토트넘 팬들이 외친 '이드 아미'“Yid army”라는 구호는 유대인의 팀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토트넘은 과거 유대인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은 팀이었다. 1890~1900년대 토트넘 연고지에 유럽 각지에서 이주해온 유대인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자연스레 많은 유대인 팬이 몰렸다.  

자연스럽게 라이벌팀들은 토트넘을 유대인의 팀이라며 ‘Yid(이드)’, ‘Yiddo(이도)’라고 조롱했다. 그러자 토트넘 팬들은 반유대주의와 인종차별에 대한 대항심으로 자신들을 ‘Yid’라 부르기 시작했다. 토트넘의 정체성이 확실하게 묻어나는 응원이다.

하지만, 열정적인 응원에도 토트넘은 연이어 실점했다. 후반 20분 코널리가 승리에 쐐기를 박는 골이 터지자 머리를 감싸 쥐며 믿기지 않는다는 행동을 보이는 팬들도 있었다. 체념하는 모습이었다.

반대로 신난 브라이턴 팬들은 We want seven!(우리는 7골을 원한다), we want seven!”을 외쳤다. 뮌헨에 7실점 했던 토트넘을 조롱하는 구호였다. 3골을 넣었지만, 똑같이 7골을 넣기를 바란다는 의미도 담겼다.

토트넘 팬들은 아무 반응도 하지 못했고 후반 35분이 지나자 일부는 경기장을 떠났다. 치욕과 환희가 교차한 90분이었다. 
 

스포티비뉴스=브라이턴(영국), 신인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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