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은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4일째인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진행된 '필름메이커스 토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영화 '박쥐'에서 신부 상현(송강호)이 태주(김옥빈)을 죽이고 다시 뱀파이어로 만드는 시퀀스를 본 뒤, 박찬욱 감독은 극중 상현에 대해 "카톨릭 신부였으나 어느 순간 자기 자신을 상실하고 잔인한 포식자가 된다. 왔다갔다하는 존재가 된다"고 설명했다.
박찬욱 감독은 "한국어로는 존대말을 했다가 반말을 했다가 한다. 왔다갔다 하는 이런 걸 대사로도 표현하고 싶었다"며 "우리의 송강호 배우 아시잖아요.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는 그의 눈. 그 천재적인 표현력!"이라고 말했다.
"어떤 때는 비천한 인물처럼 보였다가 고귀한 인물로 순간순간 돌변한다. 늘 배우에게 하는 말이 복합적인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나? 모순적인 걸 연기하고 싶어? 그럼 그 감정을 동시에 품고 한꺼번에 연기하려고 하지마라고 한다.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랬다 저랬다 하되 재빠르게 기어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박찬욱 감독은 "고귀한 사람인 동시에 비천한 사람일 수 없다. 그것을 재빨리, 그러나 스무스하게 재빨리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관객 눈에는 총체적으로 성격을 가진 복잡한 인물로 형상화된다"면서 "마치 점묘파 화가들이 원색의 점을 찍어 병치함으로서 떨어져서 봤을 떄 섞인 하나의 색으로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송강호는) 그런 능력이 출중한 배우"라고 덧붙였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