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 스틸러스가 이광혁의 극장골로 파이널A에 진출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포항, 이성필 기자] 스플릿 파이널A(1~6위)로 불리는 6강 경쟁에서 포항 스틸러스가 웃었다. 추가시간에 승부가 결정될 정도로 정신없는 90분이었다.

포항은 6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19' 33라운드에서 울산 현대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종료 직전 터진 이광혁의 골로 웃었다.

승점 48점(14승6무13패)이 된 포항은 5위를 확정하며 자력으로 파이널A에 진출했다. 강원FC(46점, 다득점 +48)이 상주 상무(46점, +42)에 1-2로 패하고도 다득점에서 앞서 6위로 막차를 탔다.

경기 전 포항 김기동 감독은 "이기고 싶다. 수원 삼성전을 이기면서 기세가 올랐는데 동해안 더비도 이기고 싶다"며 자력 파이널A 진출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물론 강원이 상주를 이긴다면 포항이 울산에 패해도 파이널A 진출이 가능했다. 그렇지만, 불안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김 감독은 "2016년이 기억난다. 당시 최순호 감독님과 시즌 최종전에서 성남FC에 비기면 승강 플레이오프로 밀리는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포항은 2016년 11월 5일 파이널 38라운드 성남과 홈경기에서 전반 27분 양동현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다. 승점 46점으로 9위가 됐고 43점인 성남이 승강 PO로 밀렸다. 같은 시간 인천 유나이티드(45점)가 강등을 확정한 수원FC(39점)에 1-0으로 승리해 더 극적이었다.

김 감독은 "당시 경기마다 진이 빠졌다. 그 기억이 났기 때문에 정말 (파이널B로) 가고 싶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 김진혁의 골로 파이널A에 갈 수 있었던 상주 상무, 포항 스틸러스의 승리에 파이널B로 밀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라운드는 달랐지만, 이날도 2016년 최종 라운드와 비슷했다. 포항은 전반을 0-0으로 끝냈다. 반대로 상주는 전반 34분 이영재에게 실점, 강원에 0-1로 끌려갔다. 비겨도 6위는 확보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후반 분위기가 요동쳤다. 5분 만에 김태환에게 실점하며 끌려갔다. 그래도 6위는 유지됐지만, 17분 뒤 상주 박용지가 골을 넣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어떻게든 골을 넣고 이겨야 하는 포항이었다.

김기동 감독은 시시각각 상주의 상황을 전달받았다. 이수빈, 송민규를 빼고 허용준, 이광혁을 투입한 상황에서 상주의 골이 터졌다는 소식을 듣고 33분 팔로세비치를 넣었다. 골 외에는 아무것도 필요 없었다.

경기는 역동적으로 전개됐다. 41분 팔로세비치가 페널티킥을 넣으며 1-1을 만들었고 똑같이 추가시간으로 향했다. 5분을 받은 것도 같았다. 

결국, 이광혁이 일을 저질렀다. 3시48분32초였다. 팔로세비치의 패스를 받은 이광혁이 아크 부근에서 시도한 왼발 슈팅이 골망을 갈랐다. 그것으로 경기는 끝이었다. 벤치에서 초초하게 지켜보던 김 감독이나 선수단은 그라운드로 뛰어 들어와 환호했다.

포항이 환호한 사이 상주 김진혁이 3시49분47초에 골을 넣었지만, 이미 늦었다. 물론 상주 선수단도 포항의 상황을 모르고 좋아했지만 기쁨은 포항의 몫이었다.

김 감독은 기분을 묻자 "짱입니다"며 좋아했다. 2천 명의 해병대와 극적인 승리를 즐기며 파이널A에서 ACL 진출권을 꼭 확보하겠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포항,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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