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아쉽게 패한 LG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타선은 무기력했고, 작전도 실패했으며, 여기에 믿었던 마무리가 내상을 입었다.

말 그대로 가깝고도 먼 1점이었다. 분위기에도 한 번 제동이 걸릴 만한 경기였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는 이제 한 경기 치렀을 뿐이다. 충격에서 최대한 빨리 탈출하는 '회복 능력'도 강팀의 조건이다. LG는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빨리 증명해야 한다.

LG는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키움과 1차전에서 0-1로 졌다. 9회까지 점수를 내지 못한 결과 박병호에게 끝내기 홈런포를 맞고 주저앉았다. 선발 타일러 윌슨의 8이닝 무실점 역투로 물거품이 됐다. 2안타는 준플레이오프 팀 최소 안타다.

초반은 마냥 LG 타선만 탓할 게 아니었다. 키움 선발 제이크 브리검의 구위가 절정이었다. 변형 패스트볼은 물론 빠른 커브 등 변화구까지 자유자재로 던졌다. 모두 제구가 되는 공이었다. LG는 그렇게 6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치지 못하고 끌려갔다. 하지만 타일러 윌슨도 무실점 호투로 맞불을 놓으며 경기는 0-0, 팽팽하게 진행됐다.

LG의 승리 확률이 높아진 시점이 있었다. 7회 선두타자로 들어선 대타 박용택이 브리검의 초구를 받아 쳐 우전안타를 날렸다. 노히터 수모가 깨지는 순간이었다. 박용택은 대주자 신민재로 교체돼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그런데 신민재가 브리검의 견제에 걸리며 허무하게 사라졌다. 

LG는 이후 이형종의 볼넷, 2사 후 채은성의 안타로 2사 1,2루까지 몰고 갔으나 키움은 조상우를 올려 페게로를 잡아내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박용택의 안타 당시 55%까지 올랐던 LG의 승리확률은 신민재의 견제사로 45.8%까지 뚝 떨어졌다.

8회에도 무사 1루 기회가 있었다. 선두 김민성이 키움 세 번째 투수 김상수를 상대로 볼넷을 골랐다. 승리확률은 다시 56%로 올랐다. 1점이 급한 상황에서 유강남에게 번트 지시가 이어지는 것은 비교적 합리적인 수순이었다. 

하지만 유강남이 번트를 잘 대지 못했다. 1루 주자가 과감하게 스타트를 끊기 어려울 정도로 애매하게 포수 앞에 떴다. 포수 이지영이 2루로 바로 공을 던져 1루 주자를 잡았고, 발이 느린 유강남까지 아웃되며 병살로 이어졌다. 번트 실패 하나에 승리확률이 56%에서 41%까지 폭락했다. LG에 세 번 기회가 오지는 않았고, 9회 고우석이 박병호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경기를 내줬다.

조금 더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가야 한다는 것을 확인한 1차전이었다.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인 LG가 찾아온 기회를 움켜쥐지 못하면 결국 불리하는 것을 입증한 1차전이기도 했다. 애매한 위치를 확인한 LG의 2차전 경기력에 관심이 몰린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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