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고척돔, 박성윤 기자] 류중일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4번이나 우승한 최고의 '가을 지휘자'다. 적재적소 선수 기용으로 포스트시즌 '고수'다. 그러나 LG 트윈스 선수단은 준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고수의 지휘에 어울리는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LG는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0-1로 졌다. LG는 경기 내내 많은 작전 실패해 힘들게 찾아온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1차전을 내줬다.

이날 경기는 완벽한 투수전이었다. 특히 LG는 키움 외국인 선발투수 제이크 브리검 호투에 막혀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LG는 6회까지 브리검을 상대로 볼넷 1개를 얻는데 그쳤다.

LG는 7회초 대타 카드를 꺼냈다. 작전형 2번 타자 정주현을 빼고 선두타자로 박용택 카드를 꺼냈다. 박용택은 브리검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쳐 베테랑의 힘을 보여줬다. '베테랑 타자의 수준'를 보여준 박용택은 박수를 받으며 대주자 신민재와 교체됐다.

여기까지는 류 감독 지휘대로 경기가 흘러갔다. 그러나 악단이 조금씩 다른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박용택 대주자로 나선 신민재가 브리검 견제에 걸려 1루에서 아웃됐다. 브리검 노히트 기록 행진을 깨뜨린 기쁨을 LG 선수단은 이어가지 못했다. '찬물 견제사'였다.

LG는 8회에도 작전을 썼다. 선두타자 김민성 볼넷으로 무사 1루 기회를 만들었다. 0-0 동점 상황에 찾아온 천금 기회였다. 류 감독은 유강남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그러나 유강남은 번트에 성공하지 못했다. 유강남 희생번트는 하늘로 떴다. 포수 이지영은 원바운드를 지켜본 뒤 포구해 2루로 던졌다. 공이 뜨자 스킵 동작을 망설인 1루 주자 김민성은 2루에 닿지 못해 아웃됐고 발이 느린 유강남도 1루에서 아웃돼 기회는 사라졌다.

경기 후 류중일 감독은 "실수가 나오지 않아야 하는 곳에서 나왔다. 신민재 견제사, 유강남 번트 실패가 가장 아쉽다"고 짚었다.

최고의 '지휘자'의 정확한 판단이 있었다. 그러나 악단 개개인의 실수를 해결하는 지휘자는 없다. 선수단의 연이은 실수에 지휘자의 '명 지휘'가 빛을 잃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박성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