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박용택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신원철 기자] LG 류중일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카를로스 페게로의 부진이 길어지고, 키움이 왼손투수 에릭 요키시를 선발로 내자 지명타자를 박용택에게 맡겼다.  

LG 트윈스는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19 신한은행 MYCAR KBO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번타자 3루수 김민성, 6번 지명타자 박용택으로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김민성은 올해 LG 유니폼을 입고 처음 2번타자로 나왔고, 박용택은 포스트시즌 3경기 만에 선발 출전했다. 

김민성은 에릭 요키시 상대로 5타석 4타수 3안타로 강했다. 결국 더 눈길이 쏠리는 쪽은 박용택의 기용방식이다. 

류중일 감독은 시즌 막판 "페게로는 수비 안 시킨다"고 선언했다. 페게로에게 주 포지션인 외야수를 맡기면 이형종과 채은성, 이천웅 가운데 1명이 빠져야 한다. 1루수는 경험이 적은데다 이미 실전에서 수차례 실수가 나왔다. 페게로의 지명타자 선발, 박용택의 '1순위 대타' 구도가 굳어진 배경이다. 

▲ LG 박용택이 홈에서 아웃되고 있다. ⓒ 곽혜미 기자

류중일 감독은 5일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페게로 타석에서 대타를 쓸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습니다"라며 단호하게 답했다. 페게로는 6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마쳤다. 포스트시즌 2경기 7타수 무안타 3삼진.

류중일 감독은 말을 뒤집지 않았다. 대신 7일 2차전에 박용택을 지명타자로 투입했다. 박용택은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우전 안타로 1사 1, 2루 기회에 힘을 보탰다. LG는 다음 타자 유강남의 2루타로 3-0까지 달아났다. 박용택은 5타수 1안타로 경기를 마쳤고, LG는 4-5, 연장 10회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페게로는 8회 1사 2루에서 이형종의 대타로 경기에 나왔다. 오른손 사이드암 투수 양현을 상대로 고의4구를 얻었다. 키움에는 양현 외에도 사이드암 투수 한현희가 또 있다. 왼손 투수 상대 약세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빠른 공 대처까지 안 되는 중이라 페게로가 타석에 들어서는 상황 자체가 제한적이다. 사이드암 투수 상대 압박 카드 정도가 현실적인 기대치다. 

역설적으로 페게로는 8일 KBO가 발표한 9월 월간 MVP에 선정됐다. 9월 홈런 6개에 24타점으로 포스트시즌에 대한 기대치를 키웠지만 정작 큰 무대에서는 존재감을 잃었다. 9일 3차전에서 키움이 왼손투수 이승호를 선발로 예고한 만큼 다시 선발 라인업에서 빠질 가능성이 크다. 페게로의 투입 시점, 그리고 다음 타자의 결과가 더 중요해졌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신원철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