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근대5종 차세대 에이스 전웅태 ⓒ 오륜동, 이강유 기자
[스포티비뉴스=오륜동, 박대현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뒀다. 우중 혈투 대미를 눈부시게 장식했다.

'세계 랭킹 1위' 전웅태(24, 광주광역시)가 이름값을 증명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키웠다.

7일 서울 오륜동 한국체육대학교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근대5종 남자 일반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수영 펜싱을 마쳤을 때 전웅태 순위는 11위. 선두 송강진(서울시청)에게 42초 뒤진 채 마지막 레이저런(육상+사격)을 출발했다.

경기에 앞서 근대5종 최은종 국가 대표 팀 감독은 "(전)웅태 강점은 육상"이라고 밝혔다. "레이저런은 일반적으로 한국 선수가 강세다. 개중에서도 (전)웅태는 독보적이다. 워낙 달리기가 빠르고 사격할 때 호흡을 빨리 가다듬는다"고 호평했다.

이어 "자신할 수 있다. 내년 도쿄에서 반드시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조그마한 운만 따라준다면 우리 선수단이 시상대에 오를 확률은 100%"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보니 최 감독 말에 수긍이 갔다. 전웅태는 키는 크지 않지만 잰걸음이 돋보였다. 성큼성큼 앞 선수를 하나씩 제쳤다.

2바퀴쯤 돌았을 때 장내 아나운서 유수호 전 KBS 스포츠 전문 캐스터 목소리가 커졌다. 쩌렁쩌렁 전웅태 역전을 알렸다. 

"세계 랭킹 1위다운 역주"라며 관중 환호를 이끌었다. 결국 전웅태는 피니시 라인에 가장 먼저 발을 디뎠다.

2위는 한국 근대5종 자존심 정진화(30, LH)가 차지했다. 네 번째로 레이저런에 나섰지만 리드미컬한 사격으로 순위를 2계단 끌어올렸다. 3위는 김우철(전북도청).

새벽부터 내린 비는 온종일 이어졌다.

레이저런에 나선 철인 90인 유니폼이 흠뻑 젖었다. '근대5종은 폭풍우가 쳐도 경기하느냐'고 최 감독에게 묻자 "번개가 치지 않는 이상 경기는 열린다"는 답이 왔다.

"이젠 애들도 하늘(날씨)은 보지 않는다"며 껄껄 웃었다.

전날 수영 펜싱을 소화한 선수단은 레이저런에서 마지막 순위 싸움을 벌였다.

원체 체력 소모가 심한 운동이다. 이날은 비까지 내렸다. 배로 천근만근이 됐다.

피니시 라인을 통과한 선수들 표정이 일그러졌다. 축축한 트랙 위에 벌러덩 드러눕고 거친 숨을 내쉬었다.

입에서 하얀 김이 새나왔다. 침을 주르륵 흐르는 이도 부지기수였다. 코치와 동료 여자 선수가 달려와 신발을 벗기고 수고했다며 몸을 쓰다듬었다.

컨디션을 조금 회복한 선수끼리는 포옹하느라 바빴다. 소속과 나이, 순위를 불문하고 서로 먼저 다가가 부둥켜안았다.

가을비 탓에 날씨는 싸늘했지만 혈투 마지막은 따듯했다.

스포티비뉴스=오륜동, 박대현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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