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마무리 고우석이 7일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과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9회말 동점을 허용한 뒤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정철우 기자]스텝이 꼬였다. 이젠 벼랑 끝에 몰렸다. 키움과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는 LG 이야기다.

류중일 LG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속내는 달랐다. 5차전까지 계획하고 있었다. 고척돔과 잠실구장에서 각각 1승1패씩을 하고 5차전에서 승부를 건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고척돔 원정 2연전에서 내리 끝내기 패배를 하며 5차전 플랜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젠 지면 끝이다.

3차전은 일단 선발 카드에서 앞선다. 켈리(LG)와 이승호(키움)가 맞붙는다.

켈리는 LG의 실질적인 에이스다. 올 시즌 14승12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했다. 승운이 조금 더 따랐다면 15승 이상은 충분히 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승호는 8승(5패)을 거두는데 그쳤다. 평균자책점도 4.48로 좋은 편이 아니다. 기복이 있는 투구를 했다는 약점이 있다. LG와 두 경기에서 1.93의 특급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바 있지만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무대에서도 통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일단 LG 불펜이 정상적으로 가동된다는 가정 아래 3차전은 LG 쪽이 다소 우세하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4차전이다.

LG는 임찬규가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임찬규는 정규 시즌에서 3승5패, 평균자책점 4.97로 부진했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상황에서 긴 이닝을 맡기기엔 무리가 따른다. 대안으로 배재준이나 이우찬이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임찬규보다 크게 낫다고 보긴 어렵다.

결국 불펜 데이로 4차전을 치를 수 밖에 없다. 한 박자 빠른 교체 타이밍으로 키움의 흐름을 끊는 전략이 필요하다.

키움은 7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투수 요키시가 흔들리자 2.1이닝 만에 교체한 뒤 8명의 투수를 투입했다.

키움 불펜 투수들은 LG의 추가점을 1점으로 막으며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하지만 LG도 이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일단 투수 숫자가 적다. LG는 준플레이오프에 들어가며 투수 엔트리를 12명으로 정했다. 키움보다 2명이 적은 수치다.

게다가 불펜 투수들의 포스트시즌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이다. 필승조가 흔들리고 있어 불안감은 더 커진다.

윌슨이나 차우찬 등 선발로 뛴 선수들의 불펜 투입이 예상되고 있는데 휴식일이 짧아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키움과 달리 이제 LG는 뒤를 돌아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불펜 데이는 여차하면 교체할 수 있는 다음 카드가 있을 때 그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카드가 몇 장 남지 않은 LG엔 이마저도 부담이다.

LG는 불펜 데이로 벼랑 끝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그 힘겨워 보이는 일을 해낸다면 LG에도 희망은 있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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