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기일 성남 FC 감독은 팀 득점 상승에 대한 고민이 깊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대구전 성남 FC의 베스트11 포메이션. 평소와 달리 좌우 윙백 서보민과 이태희의 위치가 높게 표시돼 있다. ⓒ이종현 기자

[스포티비뉴스=성남, 이종현 기자] "유심히 보면 (우린 그림대로)포메이션을 놓고 공격 축구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수비만 한다고 해서 이렇게라도 티를 내고 싶었다. 우린 공격할 때 라인을 올리고 공격적인 방향으로 하고 있다." -33라운드 대구FC와 맞대결을 앞두고 평소와 다른 공격적인 그려진 선발 라인업에 대해 답한 남기일 성남 FC 감독  

성남도 공격 축구를 한다. 다만 방식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팀 사정과 현재 상황 그리고 상대에 따라 공격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 이제 막 승격한 성남에 전북현대, 울산현대같은 화력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남기일 감독 역시 공격 축구를 하고 싶어 하는 감독이다. 지난 33라운드 대구전뿐만 아니라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늘 "경기에 찾아와주시는 팬들을 위해 공격적인 축구를 할 것이다"라고 말하는 그다. 

'성남은 너무 수비만 한다'라는 팬들의 비판에 대해서도 "팬들이 그렇게 생각하시면 그게 맞는 것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항상 공격 축구를 추구한다"라고 말한다. 

대구전을 앞두곤 매번 들고 나오는 포메이션 3-4-3 포메이션에는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경기 전 기자들에게 배부되는 선발 명단에는 좌우 윙백 서보민과 이태희의 위치가 높았다. 수비형 미드필더 문지환과 나란히 그려 있어도 이상할 것이 없을 미드필더 박태준의 위치도 꽤나 전진해 표기돼 있었다. 사소한 변화지만 남기일 감독에게 질문했다.

"프런트의 실수인가요? 아니면 감독님의 요청이신가요?"

남 감독은 웃으며 "사실 말하고 싶었는데, 물어봐 주는 기자가 없었다"라고 운을 뗀 뒤 "유심히 보면 (우린 그림대로)포메이션을 놓고 공격 축구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수비만 한다고 해서 이렇게라도 티를 내고 싶었다. 우린 공격할 때 라인을 올리고 공격적인 방향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남은 수비 축구만 한다는 팬의 지적에 마음이 아프지 않은지'에 대해서도 "결과가 그렇다. 현재 득점이 24점이고 실점이 34실점이다 보니(33라운드 대구전 이전 수치). 선수 개인 역량도 다른 팀보다 좋지 않다. 이제 K리그1(성남은 2019년 K리그1으로 승격한 팀이다)에 올라왔다. 우리가 1-0으로 리드하면 수비하는 경우가 많다. 팀으로 우린 공격적으로 한다. 골을 많이 못 넣어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게 아닌가 싶다. 계속 풀어야 할 문제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2019시즌 강등 1순위로 지목되던 성남은 현재 리그 9위다. 강등권 11위 인천 유나이티드보다 승점이 12점이 많아 잔류에 여유가 있는 편이다. 앞으로 치러질 파이널 라운드B 5경기 중 1경기만 이겨도 잔류가 유력하다. 남 감독 역시 잔류를 1순위 목표로 잡았지만, 터지지 않은 득점력에 늘 고민을 안고 있었다. 축구는 득점을 해야 이기는 경기기 때문에, 성남은 그날 경기를 잘하면 실점하지 않아 무승부고, 그렇지 않으면 지는 경우가 당연했다. 

성남은 2019 시즌 33라운드까지 25차례 득점만 기록했다. 득점 최하위다. 성남이 최하위 득점력에도 강등권을 멀찍이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전북(30실점), 대구(31실점), 울산(32실점)에 이은 최소 실점 4위(36실점) 수비력 덕분이었다.

리그 33라운드까지 성남은 최다 득점자가 외국인 공격수 에델(5골)이고, 이어 공격수 김현성이 3골, 공민현 마티아스 서보민 임채민이 2골씩 기록했다. 확실한 스트라이커가 없으니, 득점을 하지 못해 90분 동안 어려운 경기를 하는 경우가 잦다. 

경기 중 성남이 득점이란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지, 32라운드 시즌 최다 득점 팀 울산(64골)과 경기에선 19번의 슈팅을 때리면서(울산은 6회) 공격을 압도하기도 했다. 매 경기 문전에서 결정적인 기회는 꼭 만드는 팀이다. 울산전(0-1 패배)도 결정력이 부족해 경기를 그르쳤다. 

"득점할 수 있는 선수가 있냐 없냐 유무가 중요하다. 대구엔 세징야 같은 선수가 있다. 득점에 따라 경기가 확 달라진다"며 대구전 해결사의 유무에 대해 경계한 남기일 감독은 2주 동안 A매치 휴식기 동안 지친 선수들의 육체와 정신을 정비하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겠다는 생각을 전했다. 

시즌 초부터 시작된 남기일 감독의 고민은 시즌 말미까지 이어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성남, 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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