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요르카 시절의 에투
▲ 유로2008 우승 뒤 헹가래를 받는 아라고네스 감독(위)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사뮈엘 에투는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을 최고의 지도자라고 꼽았다.

에투는 지난달 선수 은퇴를 발표했다. 그는 2000년대 아프리카 최고의 선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는 2003, 2004, 2005, 2010년까지 무려 4번이나 아프리카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폭발적인 주력과 치명적인 마무리 능력은 에투를 카메룬을 넘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선수로 우뚝 서게 만들었다.

클럽 커리어도 화려하다. 레알마드리드, 마요르카, FC바르셀로나(이상 스페인), 인터밀란, 삼프도리아(이상 이탈리아), 첼시(잉글랜드) 등 빅클럽들을 비롯해 러시아, 터키, 카타르 무대까지 경험한 뒤 은퇴했다. 4번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번의 라리가, 1번의 세리에A 우승 등 수많은 영광을 누렸다.

에투가 빅클럽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만큼 뛰어난 감독들과 함께 호흡도 맞췄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주제 무리뉴, 거스 히딩크, 프랑크 레이캬르트, 라파엘 베니테스 등 세계적인 명장과 함께했다. 에투가 꼽은 최고의 감독은 누구일까.

스페인 스포츠 신문 '아스'가 8일(한국 시간) 보도한 에투의 인터뷰에서 그 주인공이 공개됐다. 에투는 "최고의 감독? 모두가 특별했다. 한 명을 고르기 쉽진 않지만 그래야 한다면 루이스 아라고네스를 고르겠다. 마요르카에서 함께 있을 때 사무실에서 나눈 이야기가 내 인생을 바꿨다. 내게 마요르카에서 최선을 다했으니 다른 구단에 가서 내 진짜 수준을 확인하라고 말했다. 그 순간 '이 어르신이 뭐라는 거야?'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라고네스 감독은 에투가 프로 선수로 자리를 잡아가던 시기를 지도했다. 에투는 레알마드리드를 떠나 2000년 1월부터 2004년 여름까지 마요르카에 몸담았다. 154경기에 출전해 66골을 넣은 마요르카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FC바르셀로나로 이적할 수 있었다.

에투는 "아라고네스 감독은 성격이 강했지만, 나는 그것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알았다. 그는 아버지 같았다. 아라고네스 같은 감독이 된다면 엄청난 영광일 것"이라며 경의를 표했다.

아라고네스 감독은 스페인 축구에도 큰 획을 그었다. 그는 유로2008에서 스페인 대표팀을 정상에 올려 놓았다. 스페인이 무려 44년 만에 차지한 우승이자 전무후무한 메이저 국가대항전 3대회 연속 우승의 시작이었다. 스페인은 유로2008을 시작으로, 2010년 남아공 월드컵과 유로2012에서 내리 우승을 차지했다. 아라고네스 감독은 2014년 타계했다.

현재 최고의 감독으로 평가받는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과 주제 무리뉴 감독에 대한 평가도 덧붙였다. 에투는 과르디올라 감독에 대해 "감독으로선 좋아했지만, 선수로선 아니었다. 과르디올라 아래서 축구를 배웠다. 어느 누구보다 나는 그를 잘 읽었다"고 평가했다. 두 사람은 FC바르셀로나에서 함께했다.

이후 인터밀란으로 이적한 뒤 무리뉴 감독과 함께했던 추억도 밝혔다. 에투는 "그는 1달 동안 벤치에 남겨뒀다가 후반 추가 시간에야 몸을 풀게 했다. 머릿속으론 그가 나를 자신의 선수로 만들기 위해 괴롭히고 있다고 생각했다. 사무실에 찾아가 이야기했다. 그가 원했던 것은 내가 최고의 경기력을 되찾길 바랐다. 그리고 나는 해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얻었다. 우리는 11명의 전사였고 다른 방식으로 우승했다"고 회상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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