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민철 한화 이글스 신임 단장.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올 시즌 리그 9위에 머문 한화 이글스가 분위기 반전 카드로 단장 교체를 택했다.

한화는 8일 3년 임기를 채운 박종훈 단장의 후임으로 정민철 MBC 해설위원 선임을 발표했다. 정 단장은 대전고를 졸업하고 1992년에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에 입단해 통산 161승을 거둔 뒤 2009년 은퇴했다. 2000년부터 두 시즌 동안은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해 일본에서 뛰었다. 은퇴 후에는 2014년까지 한화에서 투수코치를 맡았고, 2015년부터는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한화는 "정민철 단장이 중장기적 강팀 도약이라는 구단의 비전을 실현하고, 현장과 함께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 특히, 정 단장이 강팀 재건을 위한 개혁 의지가 강하고, 이글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바탕으로 선수단과의 소통 및 공감능력이 뛰어난 인물이라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정 단장은 "다시 한화를 위해 일 할 기회를 준 구단에게 감사드린다"며 "우수 선수 육성이라는 팀 기조를 중심으로 구단 전체가 정밀한 시스템으로 운영될 수 있는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수립해 나가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를 통해 한화가 다시 명문 구단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한화 구단은 "신임 단장을 중심으로 단계별 성장을 위한 로드맵과 운영 시스템을 한 층 강화하면서 강팀 도약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화는 정 단장이 와서 업무를 시작하기 전 개혁의 기틀을 미리 마련해 놓기 위해 최계훈 퓨처스 감독, 윤학길 육성군 투수총괄코치, 손상득 재활군 코치에게 재계약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 한화 관계자는 8일 "이번 인사는 정 단장의 의사가 아닌 구단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화는 올 시즌 퓨처스 북부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1군에 올릴 만한 자원 수급에 있어 매번 한용덕 한화 감독이 아쉬운 마음을 토로할 만큼 눈에 띄는 재목이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3위를 하며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긴 했지만 장기적으로 더 안정적인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퓨처스부터 단단히 해야 한다는 것에 한화 구단과 신임 단장이 모두 공감하고 있다.

정 단장은 선임 발표 후 '스포티비뉴스'에 "전력적으로 주전과 백업의 차이가 크지 않은 팀이 되도록 육성에 신경을 많이 쓸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가 올해 초 하주석의 부상 후 시즌 내내 내야 전력 수혈에 고생했던 것처럼 다시 얇은 뎁스에 허덕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 단장의 목표인 셈. 퓨처스부터 개혁에 나서는 한화가 올해의 답답했던 시즌 흐름을 내년부터 바꿀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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