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쉬움을 털어내고 차분히 플레이오프를 바라보고 있는 SK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침체된 분위기는 털었고, 대신 울분과 독기는 남겼다.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SK는 스스로를 다시 ‘도전자’로 정의했다. 정규시즌 88승의 성과는 잊고 낮은 곳부터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지다.

아쉽게 정규시즌 2위에 그친 SK는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플레이오프 대비에 한창이다. 줄곧 정규시즌 1위를 달리고 있다 두산의 맹추격에 정규시즌 마지막 날 1위를 내준 SK는 한동안 충격에 시달렸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아쉬움을 털어내고 다가 올 포스트시즌에 대비하고 있다. 선수들은 지난해도 여기서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뤘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

훈련에서 가장 좋은 내용을 보여주고 있는 베테랑 김강민은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예전의 일을 계속 생각하면 안 된다”면서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다른 선수들도 충격에서 벗어난 채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에 열중하고 있다.

정규시즌 종료 후 선수단 미팅과 토론으로 문제점을 짚은 SK는 작년에 비해 훈련량이 늘었다. 확실히 타격 쪽에 많은 중점을 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 자체 청백전은 11일 야간경기에 대비해 한 번만 치른다. 대신 라이브게임으로 상황 대처에 중점을 둔다. 한 관계자는 “청백전을 하면 아무래도 투구와 타격 상황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라이브게임을 하면 다양한 상황을 가정하고 경기를 치를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부상자가 없다는 게 긍정적인 가운데 플레이오프 엔트리는 모두 확정됐다. 선수들의 마지막 컨디션을 지켜봐야겠지만 투수 12명, 포수 3명, 야수 15명으로 잠정 엔트리를 짰다. 과정에서 상대가 키움인지, LG인지는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현재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위주로 엔트리를 구성했다. 선수들도 플레이오프 상대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다. 일단 자신들의 것만 하면 결과는 따라올 곳이라는 믿음이 있다.

선수들은 “상대전적이 달라서 선수마다 올라오길 바라는 팀은 다를 수 있다”면서도 100% 경기력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강민은 “플레이오프 상대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문제는 우리가 우리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선수단 의지를 대변했다. 

구호도 정하고, 포스트시즌에서는 적극적으로 감정 표현도 하기로 했다. 모든 게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과정이다. 이기기 시작하면 좋았던 분위기는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이다. SK가 원점부터 가을을 보고 뛰기 시작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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