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버티고'의 천우희, 유태오, 정재광. 제공|트리플픽쳐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버티고' 천우희가 전한 위로의 이야기. 

11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에서 영화 '버티고'(감독 전계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버티고'는 현기증 나는 일상, 고층빌딩 사무실에서 위태롭게 버티던 30대 직장인 서영(천우희)이 창 밖의 로프공과 마주하게 되는 아찔한 고공 감성 무비다. 극중 서영의 감정을 차분히 따라가는 한편 그의 삶을 흔들어놓는 남자, 또 그의 마지막 손을 잡아주는 남자로 배우 유태오, 정재광이 출연해 호흡을 맞췄다. 

▲ 영화 '버티고'의 천우희. 제공|트리플픽쳐스
천우희는 일과 사랑, 현실 모두가 위태로운 계약직 디자이너 서영 역을 맡았다. 천우희는 "우연찮게도 작년 이맘때쯤 '버티고'를 했고,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는 이제 막 30대를 지나오는 여성을 표현했다"면서 "어렵다기보다는 제 또래, 지금 지나오는 세대에 있기 때문에 더 가깝게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천우희는 이어 "현실적이었다"며 "두 작품 모두 판타지가 있고 극적인 면이 있지만, 조금 더 제가 현실에서 느꼈던 느낌, 감정을 조금 더 공감할 수 있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는 "극한 감정이 계속 층을 쌓아가야 하다보니까 현장에서 최대한 이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 연기할 때도 서영의 전후의 상황, 감정선을 연결하는 데 조금 더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 영화 '버티고'의 천우희 스틸. 제공|트리플픽쳐스
천우희는 "서영 한 인물의 이야기지만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나하나 선을 달고 있는 느낌이었다. 연인이든 가족관계든 사회생활이든 줄이 있는데 그것이 하나씩 툭툭툭 끊기면서 낙하하게 된다"면서 "그렇지만 아예 연결되지 않는 전혀 외부의 누군가에 의해서 다시 천하에 의해 구원받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도 털어왔다.

그는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는 에너지를 발산했다면 이 캐릭터는 내진을 느낀다고 할까. 안쪽으로 에너지르 응축하고 있어야 했다"면서 "캐릭터를 동물에 비유할 때가 만흔데 큰 수족관에 갖혀 있는 돌고래 같은 느낌을 받았다. 고층빌딩 두꺼운 외벽과 창문의 느낌. 혼자 고립돼 불안한 상황 느낌을 갖고 있었다. 감각적 설정을 어떻게 현실적 감정과 맞춰서 구현할 수 있을지 준비하고 해석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느낀 위로와 공감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영화 '버티고'의 유태오. 제공|트리플픽쳐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뜨겁게 주목받은 영화 '레토'의 주역이자 드라마 '배가본드', '아스달 연대기' 등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배우 유태오는 극중 서영(천우희)의 연인이자 사내 최고의 인기남인 개발팀 차장 진수 역을 맡았다.

유태오는 "저한테는 '버티고'가 2가지 키워드인 것 같다. 하나는 성장, 그리고 하나는 재미"라고 말문을 열었다.

독일 교포 출신인 그는 "처음으로 한국으로 들어오고 싶었던 이유가 1995년에서 2001년 사이 방학 때마다 놀러와 좋아했던 한국영화들이 있었다"며 '접속''약속''편지''패자부활전''8월의 크리스마스' 등의 멜로영화를 꼽았다. 유태오는 "'올드보이' 이후 한국영화가 파워풀한 이미지가 생겼지만 그 전의 멜로들을 좋아했다"며 "'레토' 이후 방송을 타서 강인한 악역, 액션이 풍부한 역할을 우연히 많이 맡게 됐다. 그리고 성장을 통해 제가 좋아하는 감수성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영화 '버티고'의 유태오 스틸. 제공|트리플픽쳐스

유태오는 "아주 전통적인 멜로는 아니지만 오랜만에 나온 멜로라서 자부심이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유태오는 또 "과거 전계수 감독님의 '러브픽션'에 단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 짤막하게 출연했는데 두번째 콜이 중조연이 될 줄이야"라며 "그만큼 노력했고 고생했기 때문에 이런 성과가 있었구나 재미를 느꼈다"고 덧붙였다.

▲ 영화 '버티고'의 정재광. 제공|트리플픽쳐스
정재광은 '버티고'에서 랜드마크 타워의 외벽청소업체 직원인 젊은 로프공 관우 역을 맡았다. 2016년 제 42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수난이대'로 독립스타상을 수상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이번 '버티고'가 첫 상업영화 데뷔작.

정재광은 "소방관 고층 인명구조 훈련을 2주간 받았다. 힘들긴 한데 하시는 걸 보니까 허투루 하면 안되겠구나, 영화지만 제대로 해야겠구나 했다"면서 "걸 하는 것 자체가 인물에게 도움이 되겠지, 인물에게 빠져드는 포인트가 되겠구나 생각했다. 저에게는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정재광은 "(관우를)삶의 의지가 담긴 천사라고 해석했다. 천사라고 생각하고 그에 대한 레퍼런스 영화를 (천)우희 누나나 감독님에게 조언을 얻어 봤고 그렇게 표현했다"면서 관우의 매력 포인트로 "창밖에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지점"을 꼽았다.

정재광은 "저에게는 처음 자리다.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마무리했다.

▲ 영화 '버티고'의 정재광 스틸. 제공|트리플픽쳐스
3년 간의 직장생활 경험을 이번 '버티고'에 녹여냈다는 전계수 감독은 "제목인 '버티고'(vertigo)는 현기증이라는 의미가 있다. 또 비행용어 중 버티고라는 현상이 있다. 회전할 떄 어디가 하늘 쪽이고 어디가 땅쪽인지 감각을 상실하는 순간을 '비행착각' 버티고라고 하기도 한다. 중력을 잃고 균형을 상실한 감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영이 느끼는 증상으로서의 '버티고'가 있고 순수 우리말로 이 모두를 '버티고' 있다는 의미가 있다. 한국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2가지 의미가 재미있다고 생각했다"며 제목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전계수 감독은 "희망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의외의 곳에서 돌연한 위로를 받게 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또 결국 모든 걸 잃었다고 생각했을 때 삶을 지속시키는 것은 무엇인가"를 담으려 했다면서, 극도의 클로즈업을 거푸 소화해낸 천우희에게 "온전히 천우희의 파워"라고 찬사를 보냈다.

영화 '버티고'는 오는 10월 17일 개봉한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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