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오후 6시 다섯 번째 미니앨범 '만추'를 발표하는 가수 헤이즈. 제공| 스튜디오블루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스산해지는 가을, 가수 헤이즈가 가을을 꼭 닮은 음악을 가지고 돌아왔다. 앨범 제목도 늦가을을 뜻하는 '만추(晩秋)'. 헤이즈는 새 앨범에 쓸쓸한 적막함, 혹은 형형색색 아름다움, 가을에 모든 이들이 느낄 수 있는 감성들을 정성스럽게 담았다. 

헤이즈의 다섯 번째 미니앨범 '만추'는 13일 오후 6시에 발매된다. 가을처럼 쓸쓸하게 느껴지는 역경과 고난도 더 나은 내일을 위한 과정이라는 위로를 담은 '떨어지는 낙엽까지도', 가슴 아픈 사랑의 추억을 뒤돌아본 '만추', 두 곡이 타이틀곡이다. 

'널 너무 모르고', '비도 오고 그래서', '저 별', '젠가', '내가 더 나빠', '저 별', '돌아오지마', '첫눈에' 등 음원차트를 휩쓴 수많은 히트곡으로 감성 싱어송라이트로 대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헤이즈는 '만추'와 '떨어지는 낙엽까지도'로 또 한 번 음원차트 공습을 예고한다. 

▲ 13일 오후 6시 다섯 번째 미니앨범 '만추'를 발표하는 가수 헤이즈. 제공| 스튜디오블루

두 곡의 타이틀곡은 전혀 다른 가을 감성을 노래한다. '떨어지는 낙엽까지도'는 희망과 위로를 노래하고, '만추'는 상실과 이별을 그린다. 헤이즈가 직접 작사, 작곡한 두 곡 모두 헤이즈의 이야기다. 

'떨어지는 낙엽까지도'에 대해 헤이즈는 "가을을 생각하면 쓸쓸하고 외로운 계절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같다. 어느날 낙엽이 떨어지는 장면을 보는데 나뭇가지가 앙상해지면 추운 겨울이 오겠지만 그게 지나면 꽃도 자라고 따뜻한 봄이 오지 않나 생각이 들더라"며 "이별도 새로운 사랑을 만나기 위한 준비 과정일 뿐이고, 살아가면서 힘든 일이나 슬픈 일, 역경과 고난도 더 나은 다음 단계를 위한 과정이지 않을까. 비가 아무리 쏟아져도 날이 개고 해가 뜨는 것처럼 삶이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쓰게 됐다"고 말했다. 

'만추'에는 헤이즈의 절절한 이별 경험담이 녹아있다. 오래 만난 연인과 이별 이야기를 '만추'에 담았다는 헤이즈는 "눈빛,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의 오랜 만난 연인이었다. 그런데 어느새부턴가 이 사람이 다른 사람이 생겼구나를 알게 된 상황에서 이 사람이 연애하는 동안 나를 얼마나 아껴주고 소중하게 생각해 줬는지 알기 때문에 '그럴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겠지' 생각하게 되는 거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기까지 내가 그 이유를 분명히 만들었을 수도 있고, 내가 매달린다고 해서 돌릴 수 없는 마음이 된 걸 알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생겼어'라는 말을 듣기 전에 내가 먼저 관계를 정리해야겠다는 이야기를 담은 곡"이라고 설명했다. 

▲ 13일 오후 6시 다섯 번째 미니앨범 '만추'를 발표하는 가수 헤이즈. 제공| 스튜디오블루

헤이즈가 쓴 모든 사랑과 이별곡들은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중학교 때부터 줄곧 일기를 써 왔다는 헤이즈는 자신의 일기장에서 이야기를 옮기고, 노래를 끄집어냈다. 모두 다른 모양, 색깔의 사랑과 이별 모습을 하고 있지만, 주인공은 모두 헤이즈였다.

헤이즈는 "OST를 의뢰받거나 피처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아니면 제가 제 앨범에 쓰는 곡들은 전부 제 경험에서 우러나서 쓴다. 처음에 곡을 쓰게 된 계기도 일기장에 멜로디를 붙인 것이었다. 지금도 작업하는 방식은 같다"며 "당사자가 노래를 들으면 알 것 같다. 경험을 호되게 치른 것 같다"고 웃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든다는 건 어쩌면 숨기고 싶은 나만의 일기장을 세상 앞에 공개하는 것과 같다. 어쩌면 나만 알고 싶었던, 나만 알고 알아야 했던 이야기들을 모두와 공유하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헤이즈는 숨기지 않음으로써 '내 이야기'를 '모두의 이야기'로 만들어 낸다. 

▲ 13일 오후 6시 다섯 번째 미니앨범 '만추'를 발표하는 가수 헤이즈. 제공| 스튜디오블루

헤이즈는 "저는 굉장히 디테일한 얘기까지 쓴다. 숨김없이 풀어내고 모든 걸 다 보여주는 싱어송라이터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아직까지도 '직접 곡을 쓰세요?'라는 질문을 너무 많이 받는다. 정말 제 이야기로, 직접 제 곡을 쓴다는 사실을 좀 더 알려야겠다"며 "당사자가 자기 얘기인지 알 것 같아서 미안함도 있다. 우리 둘만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드는 건 사람들은 몰라도, 그 사람 입장에서는 공개가 되는 거니까 제가 너무한 점이 있지 않나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게 제가 곡을 쓰는 방법이고 작업 방식이기 때문에 계속 하고 있는 것 같다. 제가 최근에 써 놨던 곡 중에 아직 공개는 안 했지만 가제가 '작사가'인 노래가 있다. 보통은 너무 힘든 일이 있으면 그걸 힘들어 하고 극복해 나가기 힘들어하지 않나. 그런데 저는 울면서 가사를 쓰고 있더라'며 "가끔은 '내가 뭐지', '너무 독하다. 이건 너무 한 거 아닌가' 생각을 한 적도 있다. 너무 이기적인 면도 있는 것 같아서 그런 고민을 항상 한다"고 일기를 노래로 옮기는 작업방식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 

헤이즈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직접 쓴 음악으로 사랑받는 '음악꾼'이다. 차트 성적도 중요하지만, 헤이즈만의 음악으로 성취를 이뤄가고 있다는 것이 더 빛나 보인다. 헤이즈는 "앞으로도 크게 변함 없이 제 솔직한 애기들을 부끄럼없이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가수로 활동하겠다. 열심히 노래를 만들고 부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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