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스 슈어저(왼쪽)는 위기에서 강한 면모를 선보인 반면, 클레이튼 커쇼는 '가을 새가슴' 이미지만 더 강해졌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클레이튼 커쇼(31·LA 다저스)와 맥스 슈어저(35·워싱턴)의 이름 앞에 ‘새가슴’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은 불경스러운 일일지 모른다. 그만큼 이 사이영상 수상자들의 경력은 분명 대단하다.

하지만 적어도 포스트시즌, 그리고 팀이 탈락 위기에 몰린 절체절명의 경기에서는 이 단어가 어울렸을지도 모른다. 흔히 말하는 일리미네이션 게임(패하면 탈락하거나 다음 라운드 진출이 좌절되는 상황)에서 두 선수의 성적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이 열린 10월 7일 기준으로, 메이저리그 역사상 일리미네이션 게임에 가장 약한 선수들이 바로 슈어저와 커쇼였다. 이 경기에서 20이닝 이상을 던진 역대 투수 중 평균자책점이 가장 높은 선수가 슈어저였다. 슈어저의 이 경기 평균자책점은 5.93이었다. 커쇼도 웃을 처지가 안 됐다. 커쇼의 평균자책점은 5.40으로 역대 세 번째로 나빴다.

두 선수의 희비는 이번 디비전시리즈에서 극명하게 엇갈렸다. 슈어저는 일리미네이션 게임을 잘 버텼다. 1승2패로 뒤진 4차전 선발이었던 슈어저는 7이닝 4피안타 3볼넷 7탈삼진 1실점 역투로 팀을 벼랑에서 구해냈다. 2차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던 슈어저는 말 그대로 혼신의 투구로 많은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시리즈를 5차전으로 몰고 갔다.

반대로 커쇼는 5차전에서 무너졌다. 3-1로 앞선 7회 등판해 위기를 막은 것은 좋았다. 그러나 8회 선두 렌던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더니, 곧바로 소토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맞는 최악의 경험을 했다. 마운드에 주저앉은 모습, 강판 뒤 벤치에서 자책하는 모습은 커쇼의 험난한 가을을 상징하고 있었다.

커쇼는 ‘새가슴’ 이미지가 더 강해졌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도 그의 이름에 걸맞은 영웅적인 인상은 없었다. 반대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한숨을 돌린 슈어저는 포스트시즌 상대적 약세라는 불명예를 지울 기회를 이어 갔다. 슈어저의 워싱턴은 12일부터 세인트루이스와 챔피언십시리즈를 벌인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