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범 올림픽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화성, 한준 기자] "로드맵은 다 나와 있다."

2020년 AFC U-23 챔피언십 C조에서 만나게 될 우즈베키스탄과 11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치른 친선 경기에서 3-1로 승리한 김학범 올림픽 축구 대표팀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경기 결과 때문은 아니다. "선수들이 하려는 의지는 만족스럽게 봤다." 김학범 감독은 선수들의 열의와 적극성을 확인했고, 그에 맞춰 경기 결과도 따라왔기에 웃었다. 팀을 만들 시간은 아직 충분하다는 생각이기에 자세가 좋다는 점을 긍정했다.

김 감독이 '불만족' 사항으로 꼽은 것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보이지 못한 것이다.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김학범 감독은 " 경기를 잘 못한 부분은 좀 더 자신있게 과감하게 전진 패스를 많이 넣어줘야 하는데, 그 부분을 안하고 자꾸 백패스, 횡패스를 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자신없는 부분은 혼나고 질책받아야 한다. 내가 팀을 소집하면서 빠른 공격을 해야 우리도 힘들지만 상대도 힘들다고 했다. 백패스, 횡패스가 많이 나와서 고쳐야 할 부분이다."

◆ 무기는 숨겼고 상대는 파악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자신의 임기를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까지 연장한 김학범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은 중앙 지역을 자신있게 공략하는 전진 패스와 침투를 추구한다.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 주전과 비주전을 섞어 경쟁과 점검, 전력 노출 최소화를 진행한 김학범 감독은 비장의 무기는 숨기되, 친선 경기를 통해 경기력 발전, 상대가 알고도 당할 수 밖에 없는 플레이 모델을 강화하고자 했다. 

이날 김학범호가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은 장신 공격수 오세훈을 활용한 세트피스 공격이 성공적이었기 때문이다. 동점골은 수비수 김재우, 역전골은 공격수 오세훈이 코너킥 상황에 마침표를 찍으며 넣었다. 김학범 감독은 "세트피스 준비는 다 되어 있다. 우리가 공격적, 수비적으로 다 할 수 있는데 사실 쓸 수 없었다. 오늘 세트피스는 평범한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가 준비한 세트피스는 아니"라며 숨긴 것이 이정도라고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였다.

"우즈벡도 높지만 우리도 제공력 좋은 선수들이 있어서 이득을 봤다." 

▲ 세트피스를 숨기고도 코너킥 공격으로 두 골이 나왔다 ⓒ연합뉴스


"솔직히 패를 다 깔 수는 없으니까"라며 전력을 숨겼다는 김학범 감독은 이날 만난 우즈베키스탄이 이전 분석 자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전력을 파악할 좋은 기회가 됐다고 했다. 우즈베키스탄도 성인 대표팀에 차출된 일부 선수가 결장했지만 김학범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의 기본 플레이 틀이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충분히 분석됐다고 자신했다.

"우즈벡 같은 경우는 그 패가 많이 나와있다. 명단만 보면 다 나와있기 때문에, 한 두 자리 빼곤 베스트 멤버라고 봐도 된다. 상대에 대한 파악은 80% 이상 되어 있는 상황이다. 사실 최종전(AFC 챔피언십)에 나갔을 때는 지금 현재 여기 오지 않은 3명의 선수가 국가 대표에 가 있다. 그 선수들의 개인 기량만 파악이 되면 전체적인 경기 운영 패턴은 계속 같다는 걸 체크했다. 이 경기 뿐만 아니라 그 전에 했던 경기를 계속 우리가 업데이트해서 체크하고 있다. 나 역시 그 부분이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오늘 많이 느꼈다."

◆ 정우영 끌어올리기, 와일드 카드 찾기까지 '철저한 사전 준비'

김학범 감독은 이번 소집에 독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에 소속된 정우영을 불러들였고, 시차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11일 1차전 후반전에 조기 투입했다. 이 역시 의도를 가진 기용이었다고 설명했다.

"정우영 선수는 뮌헨에 있을 때부터 계속 체크했다. 그 선수의 기량은 많이 알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한국에 와서 경기하는 것은 또 다르다. 그 부분을 보고 싶어서 후반전에 뛰게 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후반전이 되자마자 바로 바꿨는데, 큰 선수로 가기 위한 과정이다. 장시간 비행하고 시차 적응하고 돌아가야 하는, A대표 선수들이 겪어야 하는 걸 겪고 있는 것이다. 그걸 겪을 때 어떤 현상이 생기는 지 보기 위해 오늘 후반전에 투입했다. 역시 후반전 투입해서 초반에는 굉장히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였고 시간이 가면서 적응했다. 계속 이런 부분을 체크할 생각이다."

이날 드러난 문제 중 하나는 아직 주전 조합이 확정되지 않은 수비 라인이다. 김재우, 정태욱, 장민규로 구성된 스리백을 처음 내세웠고, 선제골을 내준 상황을 포함해 경기 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골키퍼 송범근까지 흔들렸다. 김 감독은 이 점에서는 따로 질책하지 않았다. 수비는 조직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준비 기간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 정우영은 후반전에 교체로 들어가 1도움을 올렸다. ⓒ연합뉴스


"호흡 문제도 있고 개인적 실수도 있다. 팀에서 스리백을 많이 쓰는데, 어려운 주문 안했지만 상대 측면의 선수들(10번, 9번)이 좋다.  그에 대해 콘트롤 하는 방안을 조금 더 확실하게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조금 안됐다. 그런 부분을 좀 더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지금 사실 3명의 선수는 처음 발을 맞춰봤다. 장민규, 김재우, 정태욱이 처음 발 맞췄다. 정태욱은 스리백 중앙에 서는데 그 옆에 측면 선수와 처음하니 호흡이 안 맞았다. 하면 할 수록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도쿄 하계 올림픽에 나선다면 와일드 카드 선발도 가능하다. 우선 도쿄행 티켓을 따는 게 우선이지만, 김학범 감독은 그에 대한 계획도 이미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김학범에는 마스터 플랜이 있다.

"와일드 카드는 계속해서 생각하고 있다. 꼭 필요한 자리다. 가장 문제가 될 자리에 들어갈 것이다. 그 부분을 지금 우리가 계속 체크하고 있는데, 지금 얘기하는 게 빠른데도 불구하고 준비는 하고 있다. 어느 자리가 제일 취약 포지션인지 집중적으로 체크하고 있다. 그 부분이 끝나면 들어갈 거 같다. 어떤 자리인지는 그 자리에 있는 선수도 있기 때문에 어떤 자리라고 말하긴 곤란하다. 집중적으로 체크는 하고 있다." 

김학범호는 14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한 차례 더 경기한 뒤 11월 해외 원정, 12월 국내 훈련 및 평가전을 치른 뒤 2020년 1월 태국으로 이동해 2020년 AFC U-23 챔피언십에 참가한다. 3위 이내 성적을 거둬야 2020년 8월 도쿄에서 열리는 하계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화성,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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