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병헌 ⓒ 수원,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신원철 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은 4년 전 열린 초대 프리미어12에서 미국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야구 팬들에게 더 진한 인상을 남긴 경기는 결승전보다는 일본과 준결승전이다. 한국은 오타니 쇼헤이(에인절스, 당시 닛폰햄)를 앞세운 일본에 8회까지 0-3으로 끌려갔다. 그러다 9회초 기적 같은 4득점으로 경기를 뒤집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민병헌은 이 순간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 가운데 하나다. 김현수 양의지 박병호 차우찬 김광현 등과 함께 4년 전과 올해 프리미어12에 연달아 참가한다. 그는 11일부터 시작한 대표팀 미니 캠프에 합류해 4년 전 기적을 재현하는 그날을 꿈꾸고 있다.  

대표팀 김경문 감독은 "야구는 잘 하는 사람이 잘한다고, 대표팀 뽑힌 선수들이라 그런지 쉬다 와도 치는 게 그림이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민병헌은 연습 배팅에서도 외야로 쭉쭉 뻗는 타구를 만들어냈다. 

그는 "오랜만에 하는 거라 아직은 적응 기간이다. 알도 많이 배겼다. 내일(14일) 하루 쉬고 나면 괜찮을 것 같다"면서 "(시즌 마치고)5일 정도 쉬고, 정말 푹 쉬고 그 다음은 똑같았다. 준비라고 할 건 없고 방망이 잡고 그렇게 했다. 시즌이 일찍 끝났기 때문에 지금 합류해 있는 선수들은 투수 공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 프리미어12, 2017년 WBC에 이어 네 번째로 태극마크를 단 민병헌은 "국제대회는 알아서 잘 되는 것 같다. 준비보다 나가서 집중하는 사람이 잘한다. 기본 실력은 다들 있다. 수비가 제일 중요하고, 공격은 뭐 잘하던 사람들이니까 잘 할 거다. (강)백호나 이런 잘 치는 사람들이 치면 점수 날 거다"라며 동료들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예선라운드 C조에 속한 한국은 다음 달 6일부터 8일까지 고척돔에서 쿠바(세계랭킹 5위) 호주(7위) 캐나다(10위)와 만난다. 민병헌은 "상대 팀 명단 보니까 생각보다 세 보이더라. 야구는 잘 하던 사람이 잘한다. 이름 값 있는 선수들은 할 만큼 한다"며 '왕년의 메이저리거'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KBO리그 경력이 있는 투수들이 한국전에 나오기를 기대했다. 호주에는 워윅 서폴드(한화), 트래비스 블랙클리(전 KIA)가 있다. 캐나다 대표팀에는 브록 다익손(롯데)이 합류했다. 민병헌은 "아는 투수들이 나오면 유리할 것 같다. 많이 쳐봐서 아니까. 생소한 투수들은 궤적에 적응할 시간이 없다. 예선에서는 봤던 투수들 만나는 게 좋다"고 얘기했다. 

어느덧 대표팀에서 리더급 나이가 된 민병헌은 '분위기'를 강조했다. 한 번 좋은 흐름을 잡으면 대회 전체의 결과까지 좋아진다는 것을 몇 번이나 경험했다. 

그는 "얼마나 당일 컨디션이 좋은지, 집중 잘 하는지에 따라 (결과가)달라질 거다. 선취점이 중요할 거고. 수비도 처음에 좋은 플레이 나오면 분위기 잘 탈 수 있다. 2017년 WBC에서는 초반에 기회 놓치고 수비 실수 나오면서 어렵게 갔다. '말렸다' 하는 상황 나오지 않아야 한다. 첫 번째 경기가 중요할 것 같다. 4년 전에는 (일본과)첫 경기에서 졌고 도미니카공화국에도 고전했다. 그러다 (이)대호 형 홈런 나오고 역전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돌아봤다. 

인터뷰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던 민병헌은 "2015년처럼 됐으면 좋겠어요"라며 다시 한 번 우승컵을 들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은 8일까지 예선라운드를 치르고, 여기서 상위 2위 안에 들면 일본으로 건너가 슈퍼라운드에 진출한다. 슈퍼라운드는 11일부터 16일까지 엿새간 5경기를 치른다. 여기서 상위 2개 팀이 17일 결승전에 오른다. 

스포티비뉴스=수원,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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