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플러스가 지난 8월 론칭한 예능 '똥강아지들'. 서장훈-소유진이 MC를 맡고 양동근, 가희, 하승진 등이 출연 중이다. 제공| SBS 플러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SBS 플러스가 '똥강아지들', '밥은 먹고 다니냐?', '좋은 친구들' 등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야심차게 선보이고 있다. 서장훈-소유진이 이끄는 '똥강아지들', 안방마님이 된 김수미가 화제의 스타들에게 뜨끈한 밥 한끼를 대접하는 '밥은 먹고 다니냐?', 연예인들의 로드 미션을 그린 '좋은 친구들'까지, 신선한 포맷의 예능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입소문을 불러 모으고 있다. 

SBS 플러스는 최근 새로운 프로그램을 대거 신설하고 채널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SBS 플러스의 변화에는 지상파 SBS 예능을 정상으로 이끌었던 이창태 대표이사와 김태형 국장이 있다. 이창태 대표는 '주병진의 데이트라인', '웃찾사', '솔로몬의 선택' 등을 연출했고, SBS 예능국장을 지냈다. 김태형 국장은 '스타킹', '기적의 오디션', '살짝 미쳐도 좋아', '도전 천곡' 등 SBS 대표 예능 프로그램을 연출했던 인물이다. 

과거 SBS 예능국을 이끌었던 이들은 SBS 플러스에서 새로운 미래를 도모하고 있다. '애'와 '개'의 만남을 그린 '똥강아지들'부터 '밥은 먹고 다니냐?', '좋은 친구들'은 여전히 TV 앞을 지키고 있는 중·장년층 시청자부터 모바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청년층 시청자들까지, 전연령층 시청자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로 점차 영역을 확장 중이다. 

▲ 이창태 SBS 플러스 대표이사. 제공| SBS

그 중에서도 '똥강아지들'은 유튜브 친화 예능이다. 김태형 국장은 "'똥강아지들'은 유튜브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똥강아지들'은 제작진이 찍는 내용 외에도 시청자나 유튜버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향을 준비 중이다. 김 국장은 "시청자들도 유튜브에 영상을 찍어서 많이 올리시지 않나. 그런 분들이 저희 '똥강아지들' 채널을 활용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며 "출연자들이 휴대전화로 찍는 영상을 바로바로 업로드할 계획도 있다. 유튜브형 콘텐츠를 계속 마련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바일 콘텐츠들은 어느새 방송국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10분 남짓의 짧은 영상들은 모바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대의 입맛에 적중했다. 스타 PD들 역시 유튜브에 뛰어들었다. 나영석 PD는 유튜브를 통해 채널 나나나를 개설, '신서유기' 시리즈의 스핀오프인 '아이슬란드 간 세끼'를 선보이는 중이다. '무한도전'으로 리얼 버라이어티를 주류 예능으로 끌어올리며 방송 판도를 바꾼 김태호 PD 역시 유튜브에서 시작한 '놀면 뭐하니?'로 복귀했다. 

SBS 플러스에서 새 판을 짜고 있는 두 사람 모두 유튜브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유튜브의 중요성에 대해 김태형 국장은 "제작진의 손맛이 들어가면 리얼리티가 사라진다. 요즘 시청자들은 정말 살아있는 화면을 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제가 봐도 유튜브 동영상들이 더 재밌을 때가 있다. 날것의 느낌이 있다"며 "같은 관찰을 하더라도 옆에서 호흡하는 느낌이다. 그걸 보면서 조금 더 살아있는 프로그램을 해야 시청자들이 보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고, 이창태 대표는 "방송이 리얼리티라고 하면, 유튜브는 리얼"이라고 설명했다.

▲ '밥은 먹고 다니냐?'에 출연 중인 배우 김수미. 제공| SBS 플러스

시대가 바뀌고, 흐름이 바뀌었다. 이창태 대표와 김태형 국장 역시 빠르게 바뀌는 방송가의 흐름을 선도하기 위해 매일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지상파 뿐만 아니라 방송가 자체가 요즘 어렵다. 채널은 많고 경쟁은 심하고 플랫폼은 너무 많이 늘어나는 중이라 모두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프로그램만 잘, 열심히 만들면 먹고 사는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요즘은 콘텐츠를 잘 만들어도 구조적으로는 늘 적자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콘텐츠 경쟁력만 가지고 시장성을 논하기도 어려워졌다. 이제 방송계 전체가 전환이 이뤄져야 할 때가 왔다. 

우리 역시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것에 주력하고 있지만, 경쟁은 갈수록 더 심화될 거다. 이런 경쟁 속에서 우리 회사가 무슨 회사가 될 것이냐를 고민한다. 답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콘텐츠에서부터 확장하는 회사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전에는 '방송국'이라고 했다면, 이제는 '방송도 하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 '똥강아지들'도 유튜브를 병행하는 것처럼, 다른 프로그램도 다른 전략을 고민한다. 콘텐츠의 성공뿐만 아니라, 2·3차적으로 어떻게, 무엇을 확장시킬 것이냐를 고민한다." (이창태 대표)

▲ SBS 플러스 김태형 국장. 제공| SBS 플러스

웹 콘텐츠의 성공은 기존 방송국 제작진들에게도 큰 자극을 주고 있다. 이미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에 시청자들은 익숙해졌고, 어느새 모바일 콘텐츠들이 고전 예능을 뛰어넘어 새로운 흐름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SBS 플러스는 매일 빠르게 달라지고 있는 대중의 입맛을 맞추는 콘텐츠를 계속 내놓겠다는 각오다. 

이창태 대표는 "예전에는 예능에 기승전결이 있었다면, 요즘은 어디에서 들어와도 이해가 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금 같은 디지털 소비 시대에는 콘텐츠가 5분~10분간 짧게 소비될 수밖에 없고, 틀도 거기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 소비에 따라 공급의 틀도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중의 모바일 소비에 맞추기 위해 SBS 플러스도 '성을 쌓지 않고 길에서 길로 나아가는 몽골 기마병'의 형태로 소수가 빠르게, 정확하게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 SBS 플러스 새 예능 '좋은 친구들'. 제공| SBS 플러스

두 사람은 '똥강아지들', '좋은 친구들', '밥은 먹고 다니냐?' 등을 시작으로 앞으로 SBS 플러스가 선보일 오리지널 콘텐츠가 미래적 관점에서 새로운 흐름을 제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여기에 더해 이들의 더 큰 목표는 SBS 플러스가 '오픈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유튜브가 모두가 접근가능한 포맷으로 성공을 거뒀듯이, SBS 플러스 역시 제작진과 시청자들이 함께 만드는 오픈 플랫폼으로 성장해 방송 생태계를 바꾸고 싶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들은 "프로그램 몇 개가 성공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콘텐츠들이 얼마나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창태 대표는 "이미 시대가 바뀌고 있고, 우리는 빨리 전환 중이다. 우리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성격 전환을 빨리 하겠다는 것"이라며 "훌륭한 디렉터가 아니라, 훌륭한 프로듀서, 기획자가 필요한 시대에 기민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형 국장은 "드라마는 훌륭한 작가들과 PD들은 모두 외부에 있다. 예능도 그런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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