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 감독 인터뷰 중 류중일 LG 감독과 기자들 의견이 갈렸다. 주제는 오지환이었다.
당시 오지환은 부상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출장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류 감독은 오지환의 상태를 설명하며 "중요한 경기를 (장기의)차와 포를 떼고 하게 생겼다"고 표현했다.
여러 기자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감독님 차, 포는 좀 아니지 않나요. 마,상 정도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러자 류 감독은 농담을 가장한 정색을 하며 다시 한번 강조했다. "오지환이 빠진 건 차, 포가 빠진 것이나 다름없다. 팀에 큰 마이너스가 된다"고 거듭 이야기했다.
오지환에 대한 평가는 이처럼 안과 밖이 적잖이 차이가 난다.
오지환은 2009년 LG 1차 지명으로 입단해 11시즌 동안 LG에서 뛰었다.
2년차인 2010년부터 사실상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공격 성적은 빼어날 것이 없다. 커리어 하이 시즌 타율이 0.280에 불과하다. 올 시즌엔 0.252를 치는데 그쳤다.
2016년 시즌 20홈런을 친 적은 있지만 이후 두 자릿수 홈런은 한 차례(11개)에 불과했다.
통산 타율도 0.261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올 시즌을 포함해 100삼진 이상을 당한 시즌이 7번이나 된다.
2018년 아시안게임 국가 대표로 뽑혔을 때 선발 논란을 불러일으켰을 만큼 이렇다 할 공격 성적을 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외부 평가는 좋은 편이 아니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지만 대박 계약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A팀 전력분석원은 "야수로서 오지환은 분명 매력이 있다. 하지만 공격력에선 확신을 심어 주지 못했다. 일단 삼진이 너무 많다. 수비만으로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 평가의 결과가 어떨지는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LG 내부에선 오지환에 대한 평가가 매우 높다. 오지환이 당장 빠지게 되면 센터 라인의 한 구석이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류 감독이 괜히 장기의 차, 포에 오지환을 비교한 것이 아니다. 오지환이 빠지면 LG는 크게 흔들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차명석 LG 단장은 "물론 오지환이 이탈을 한다면 대안을 찾는 것이 프런트가 할 일이다. 하지만 오지환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 내부 결정이다. 우리 선수니까 당연히 잡는다"고 밝혔다.
차 단장은 오지환에 대한 안팎의 온도차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오지환은 지난 10년간 우리 팀의 유격수를 책임져 온 선수다. 바꿔 말하면 10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해 키워 온 유일한 유격수다. 마땅한 경쟁자도 없었다. 큰 부상을 한 적도 없고 수비력도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 우리 팀엔 반드시 필요한 선수다.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매우 크다. 밖에서 보는 것과는 수준 차이가 날 수 있겠지만 LG는 오지환을 필요로 한다."
아직 FA 시장은 열리지 않았지만 오지환에 대한 평가는 내부와 외부가 갈리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는 오지환의 몸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올 스토브리그를 지켜보는 중요한 관심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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