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대와는 달리 확실한 타격을 보여주지 못한 SK 한동민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나아질 것이라 믿었지만, 여전히 응답은 없었다. 뼈아픈 주루 미스도 두 번이나 나왔다. 실전 감각 문제든, 구조적인 문제든 침묵한 SK 타선이 여전한 숙제를 확인했다.

SK는 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포스트시즌’ 키움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연장 11회 승부 끝에 0-3으로 졌다. 마운드가 키움 강타선을 상대로 비교적 잘 버텼으나 경기 중후반 승부처에서 점수를 뽑지 못한 게 패착이었다. 아예 기회가 없었던 게 아니라는 점에서 복기할 것이 많았던 승부였다.

SK가 정규시즌 88승을 하고도 두산에 막판 대역전극을 허용한 것은 역시 타선의 문제가 컸다. 8월 들어 침체에 빠지기 시작한 SK 타선은 9월에는 바닥까지 치며 힘을 쓰지 못했다. 시즌 전체적으로는 홈런 개수가 급감했고, 지난해만한 장타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표류했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SK가 공을 들인 것도 주축 타자들의 타격감 회복이었다. 다행히 제이미 로맥 등 우타자들의 시즌 막판 타격감이 나쁘지 않았고, 한동민의 타격감도 연습을 거치며 좋아진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막상 실전에 들어오자 그 전망은 깨졌다. SK 타선은 여전히 힘이 없었다. 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하는 문제도 같았다. 

1회부터 4회까지 상대 선발 제이크 브리검에게 2개의 삼진을 당했다. 인플레이타구가 상대적으로 많았다는 의미다. 사실 유리한 카운트를 잡고 들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신중했고 인내심도 있었다. 그런데 정작 타구에 힘이 없었다. 상대 외야수를 위협할 만한 큰 타구는 전무했고, 안타는 2회 최항의 중전 안타 딱 하나였다. 다행히 선발 김광현이 5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티며 경기를 잡아줬기에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경기가 일찍 넘어갈 뻔했다.

그 뒤로는 주루가 발목을 잡았다. 5회에는 1사 후 최항의 볼넷을 골랐으나 도루 실패로 주자가 사라졌다. 최항이 단독도루를 시도할 만한 주력은 아니라는 점에서 런앤히트 작전이 걸린 듯 보였지만 실패했다. 2사 후 김성현이 안타를 때려 사라진 주자가 더 아쉬웠다. 

0-0으로 맞선 6회에도 주루 미스가 나왔다. 선두 김강민이 좌전안타를 치고 출루했으나 브리검의 견제에 걸리며 또 주자가 사라졌다. 후속타자 고종욱이 볼넷을 고르는 등 2사 만루까지 간 점을 생각하면 땅을 칠 만했다.

SK는 0-0으로 맞선 7회에도 선두로 나선 대타 배영섭의 볼넷, 김성현의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지만 정의윤 김강민이 해결에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여기서 점수를 뽑았다면 이날 경기 양상은 어떻게 갈지 알 수 없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타격과 작전 모두에서 답답한 양상이었다. 리드오프 김강민이 세 차례 출루했으나 2~6번 타순이 꽉 막혔다.

결국 SK는 연장 11회 키움에 결승점을 내준 채 무너졌다. 작전에서도 상대에 열세였고, 게다가 키움 불펜의 기를 살려줬다는 점까지 생각하면 1패 이상의 충격을 남긴 경기였다. SK는 15일 열릴 2차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까지 안았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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