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정석 키움 히어로즈 감독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민경 기자] "지난해는 정해진 틀을 깨지 못했다."

장정석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올해 2번째 가을을 맞이했다. 2017년 부임 첫해는 7위에 그쳐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고, 지난해는 4위로 첫 가을을 경험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IA 타이거즈, 준플레이오프에서 한화 이글스를 꺾으며 승승장구했으나 SK 와이번스와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2승3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1년을 기다린 장 감독은 첫 가을을 거울 삼아 2번째 가을을 준비했다. 장 감독은 "지난해는 정해진 틀을 깨지 못하면서 엔트리에서 활용하지 못한 선수들도 있었다. 이번 정규시즌을 치르면서 전력분석팀이 준 데이터의 확률이 맞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올가을은 데이터를 보고 결정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차전부터 여러 포인트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결정이 나왔다. 브리검이 5⅓이닝 동안 91구를 던지면서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6회말 1사 1루 최정 타석을 앞두고 마운드를 조상우로 바꿨다. 뒤를 생각했다면, 불펜 첫 번째 투수로 쓰기는 아까운 카드였다. 

장 감독은 "브리검은 데이터상으로 타순이 3바퀴째 돌 때 피OPS나 피안타율이 눈에 띄게 올라간다. 위기가 오면 교체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규시즌이면 교체를 안 했겠지만, 플레이오프니까 일찍 바꾼 것"이라고 밝히면서 "우리가 득점하지 못하고 있어서 실점하면 진다는 생각뿐이었다. 조상우는 가장 강한 카드라 어떻게든 막고 싶었다. 데이터상으로도 조상우가 강해서 준비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좌완 선발 이승호를 스페셜리스트로 활용한 것도 눈에 띄는 결정이었다. 이승호는 8회말 5번째 투수로 나서 좌타자 고종욱을 3구 삼진으로 처리하고 한현희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장 감독은 "미리 계획했다. 한동민 아니면 고종욱 정도 오늘(14일)이나 내일 한 타자만 상대하게 하려 했다. 오늘 기용했지만, 몸 상태 확인해서 내일도 등판할 수도 있다. 물론 쉬고 4차전 선발로 나가는 게 가장 좋다. 내일은 내일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승호는 올해 정규시즌 고종욱 상대로 3타수 무안타, 한동민은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2차전 역시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상 밖의 결정을 내렸다. 로테이션 순서를 따르지 않고 2차전 선발투수로 에릭 요키시가 아닌 최원태를 선택했다. 최원태는 올해 문학 3경기에서 1승1패, 18⅓이닝 평균자책점 1.96으로 강했고, 요키시는 문학 3경기에서 2승1패, 18⅔이닝,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했다. 

장 감독은 "데이터를 보니 최원태가 문학에서 성적이 좋다. 요키시는 고척에서 성적이 좋다. 1차전 결과와 상관없이 2차전 선발투수는 최원태로 정해두고 있었다"고 했다. 

장 감독의 확률 야구는 남은 플레이오프 경기에 큰 재미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불펜 운용과 관련해 "확률적으로 높은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뽑아서 쓰겠다. 상황이 되면 불펜 교체는 한 타임 빠르게 갈 수 있으면 간다"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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