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리가 향년 25세로 생을 마감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가수 겸 배우 설리가 생을 마감했다. 황망한 소식에 모두가 충격을 금치 못하고 큰 슬픔에 빠졌다. 그러면서 설리가 생전에 보낸 신호들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며 애석해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런 가운데, 고인의 비보에도 여전히 악플이 쇄도하고 있어 많은 이들이 환멸과 경계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동료 연예인들 역시 애통해하면서 악플러들에 '쓴 소리'를 함께 전달하고 있다.

14일 경기 성남수정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21분 성남시 수정구 주택에서 설리가 숨져 있는 것을 매니저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을 감식하는 한편,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유서는 따로 발견되지 않았으나 설리가 심경을 적은 것으로 보이는 메모장 등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설리는 이틀 전만 해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근황을 알렸고, 하루 전인 13일에도 경기 광교 인근에서 모 미니백 브랜드 광고 촬영 스케줄을 소화하는 등 평소와 별다르지 않았다. 이에 이같은 사망 비보는 더욱 황망하고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 JTBC '악플의 밤' 방송화면 캡처

무엇보다 설리가 생전에 보냈던 메시지들을 되짚으면서 그가 보낸 신호들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며 애통해하고 있다. 사실 설리는 생전에 끊이지 않는 악플로 고통받아 왔다.

설리는 '악플의 밤'에서 악플 따윈 괜찮다는 듯 시종 쿨하게 대처했지만, 얼핏얼핏 그간 받은 상처를 드러내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진리상점' 출연 당시에는 대인기피증, 공황장애를 고백한 적도 있다. "실제 인간 최진리의 속은 어두운데 연예인 설리로서 밖에서는 밝은 척해야 할 때가 많다"던 설리가 "내가 사람들에게 거짓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조언을 구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두운 부분이 있는데 겉으로는 아닌 척할 뿐"이라고 고백했던 모습이 뒤늦게 가슴을 친다.

▲ 설리가 게재했던 의미심장한 글이 재조명받고 있다. 출처ㅣ설리 SNS

실제로 설리는 자신의 SNS에 그간 의미심장한 글귀를 게재해왔다. 지난해에는 "사랑만 하는 삶이길"이라며 "주는대로 돌려받는다. 나는 누구에게 사랑을 주고 상처를 줬나. 나는 누구에게 사랑을 받고 상처를 받았나"라는 문구가 적힌 사진을 공개했었다.

그런데 해당 게시물을 올린 다음 날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서 설리의 모습은 더욱 누리꾼들의 궁금증을 샀었다. 당시 그는 "안녕"이라고 인사한 뒤 별다른 말 없이 방송을 이어가더니 끝내 눈망울이 촉촉해져 팬들의 걱정을 샀었다.

최근에도 그는 "정줄 논 나쁜 사람들 때문에 서로 아껴주는 복숭이들 상처받지 않길"이라며 "그 전에 가해자는 사라져야한다"라는 글을 게재했었다. 당시 설리는 속옷 미착용, 호칭 논란 등으로 악플에 시달렸던 터. 그의 글귀와 일련의 사태, 정황 등이 설리의 당시 심경을 짐작하게끔 한다.

이 밖에도 설리는 시로 자신의 마음을 대변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더러운 물에서 연꽃이 피었다고 연꽃만 칭찬하지만 연꽃을 피울 만큼 내가 더럽지 않다는 걸 왜 몰라. 내가 연꽃이 사는 집이라는 걸 왜 몰라"라며 이장근의 시 '왜 몰라'로 간접적으로 자신의 의도를 표현했었다.

이같은 의미심장한 설리의 글귀들과 설리가 평소 우울증을 앓아왔던 것이 알려지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배경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악플에 심적 고통이 상당했을터. 

▲ 민아가 도 넘은 악플에 분노했다. 출처l민아 SNS

이런 가운데, 여전히 악플은 단절되지 않은 상태. 심지어 고인의 비보에도 도 넘은 악플들이 쇄도하고 있다. 실제로 가수 겸 배우 민아는 설리를 추모하는 자신의 게시물에 달린 악성 댓글을 캡처해 "이걸 어떻게 이해를 해봐야 할까요? 신고하겠습니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동료 연예인들 역시 설리를 추모하면서도 악플러를 향한 비난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방송인 하리수는 설리의 포털사이트 프로필을 게재하며 "정말 예쁘고 착하고 앞으로도 빛날 날이 많은 별이 안타깝게 됐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애도했다.

그러면서 그는 악플러들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는데, "이런 식으로 고인을 욕되게 하는 악플러들은 인간이긴 한 건가? 왜 저런 더러운 사이트를 그냥 놔두는 거지? 제발 온라인 댓글 실명제+본인 인증하지 않으면 안 되게끔 바뀌었으면. 더러운 짓 하는 키보드워리어들 다 싹 잡혀갔으면 좋겠다. 아무리 얼굴이 안 보이고 익명이 보장된다 하더라도 제발 더러운 짓은 하지 말자!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인가? 대체 왜 그러지!"라며 격분했다.

배우 신현준은 "또 한 명의 소중한 생명이 우리 곁을 떠났다"며 "악플러, 비겁하고 얼굴 없는 살인자"라고 비판했다. 방송인 양정원도 고인의 명복을 빌며 "무섭다. 너는 얼마나 깨끗한데, 얼마나 당당한데, 제발 가만히 좀 내버려 둬"라고 악플러에 일침을 가했다.

배우 공효진은 하늘을 나는 새 사진과 함께 "나쁜 사람하지 말고 좋은 사람해요. 다"라는 글을 남겨 악플러들에 간접적으로 경고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대다수 누리꾼들 역시 이들의 의견에 공감하면서 악플에 환멸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 설리가 향년 25세로 생을 마감했다. ⓒ한희재 기자

비통에 잠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너무나 슬프고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되어 죄송합니다. 설리가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도 믿기지 않고 비통할 따름입니다"라고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이어 "갑작스러운 비보로 슬픔에 빠진 유가족 분들을 위해 루머 유포나 추측성 기사는 자제해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리며,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라고 전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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