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이닝 무실점 투구로 자신의 몫을 다한 김광현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보통 상황이었으면 오늘도 던지고 싶을 텐데, 오늘은 그렇지가 않네요”

SK 에이스 김광현(31)은 1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광현은 14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이닝 동안 92개의 공을 던지며 8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등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투구 수가 다소 많았고, 6회 마운드에 오르지는 못했다. 무실점은 고무적이지만 이닝소화는 조금 아쉬웠다.

약간 빨리 강판된 이유가 있었다. 김광현은 왼쪽 엄지발가락 살이 찢어져 투구가 거북한 상황이었다. 김광현은 “일단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주자가 나가면 교체를 해달라고 했었다”고 전날 상황을 설명하면서 “다만 불펜투수들이 있고, 감독님도 좋을 때 끝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해 6회 마운드에 오르지는 않았다”고 했다.

발만 문제는 아니었다. 15일 만난 김광현은 왼쪽 엄지손가락을 연신 관리하고 있었다. 왼 엄지손가락에도 물집이 잡혀 찢어진 부위가 보였다. 김광현은 “많이 쉬고 공에 힘이 있을 것 같아 하이패스트볼 승부가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볼도 있었지만 그만큼 슬라이더에 속고 파울볼도 많이 나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이볼을 세게 던지다보니 힘이 평소보다 빨리 떨어졌다. 그리고 오래간만에 던지니 물집도 잡혔다”고 아쉬워했다. 

이처럼 14일에 에너지를 모두 쏟은 김광현이었다. 점수를 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전력투구를 했다. 김광현은 “보통 경기에서 지면 다음 날도 던지고 싶은 마음이 큰데, 오늘은 그렇지가 않다”고 웃었다. 그러나 100개 이하의 공을 던진 만큼 회복도 빠를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김광현은 “등판 시점이야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지만 오늘, 내일까지는 푹 쉬고 3차전부터는 다시 대기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최대한 빨리 회복하겠다. 5차전 선발 등판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5차전에 가지 않고 한국시리즈에 가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강조했다.

구위는 확인했다. 김광현은 “몸 상태는 좋았다. 체력적 부분에만 신경을 쓰면 될 것 같다”고 했다.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선발된 상태라 부담이 없지는 않다. 김광현은 “열심히 던지면서도 대표팀에 대비한 체력을 비축해야 한다고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금은 이게 더 중요하다. 다음 경기에는 불펜 투수들의 이닝도 쌓여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더 많은 이닝을 던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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