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전에서 살아나는 타격감을 알린 한동민은 좌완을 넘어야 한다는 또 하나의 과제를 안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동민(30·SK)이 깨어났다. 그러나 팀이 벼랑에 몰린 가운데 이제 상대는 좌완이다. 이 고비를 넘겨야 SK도 리버스 스윕을 향한 첫 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한동민은 1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포스트시즌’ 키움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홈런 한 방을 포함해 4타점을 쓸어 담는 등 살아난 타격감을 알렸다. 팀이 7-8로 역전패했지만 한동민의 장타는 한가닥 위안이었다.

지난해 41개의 홈런을 터뜨렸고, 한국시리즈에서도 결정적인 몫을 한 한동민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성적이 추락했다. 정규시즌 125경기에서 12홈런, 52타점에 그쳤다. 공인구 영향을 상대적으로 더 받았다. 게다가 공이 날지 않자 심리적인 요소까지 겹치며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그런 한동민은 심기일전했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가장 타격감이 좋은 선수로 뽑혔다. 라이브게임과 연습경기에서 우중간 방향으로 좋은 타구를 날렸다. 염경엽 SK 감독도 한동민에 대한 기대가 컸다. 1차전은 안타를 치지 못하고 부진했지만, 오히려 2차전은 5번 타순에서 2번으로 올리며 신뢰를 보냈다. 한동민은 그 기대에 부응했다.

첫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에 머문 한동민은 1-0으로 앞선 3회 대포를 터뜨렸다. 2사 3루 상황에서 최원태의 슬라이더가 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이는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으로 이어졌다. 

3-6으로 뒤진 5회에도 장타를 만들었다. 2사 1,2루에서 세 번째 투수 안우진을 상대로 우중간을 꿰뚫는 2타점 2루타를 기록해 처져 있던 팀 분위기를 되살렸다. 이 기운은 6회 로맥의 동점 솔로포로 이어지며 경기 흐름을 바꿨다.

그러나 SK가 2차전마저 7-8로 지며 부담이 커졌다. 그리고 3차전 선발은 에릭 요키시(키움)다. 대다수 좌완이 그렇듯이 요키시도 좌타자에 비교적 강한 편이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248인 것에 비해,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228이다. 시즌 내내 좌타자에게 홈런은 딱 2개만 허용했다.

반대로 한동민은 지속적으로 좌완에 약세를 보였다. 올 시즌도 우완 상대 타율이 0.267이지만, 좌완을 상대로는 0.225에 그쳤다. 당초 SK의 계획도 상대 우완 선발일 때는 한동민이 선발, 좌완이 선발일 때는 정의윤이 선발이었다. 

2차전에서 좋은 감을 보인 한동민을 좌완 선발이라고 빼기는 어렵다. 현재의 기세를 믿고 일단은 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동민 스스로가 약점을 넘어서야 한다는 의미다. 최정 이재원 고종욱이 1·2차전에서 최악의 부진을 보인 SK는 어쨌든 한동민과 로맥이 중요하다. 두 선수가 핵심 타순에 배치될 가능성도 있다.

만약 SK가 3차전을 이겨도 키움은 4차전 선발 또한 좌완 이승호가 나설 가능성이 높다. 좌완은 어차피 한 번은 넘어야 할 산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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