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포수 이지영(왼쪽)과 투수 오주원이 플레이오프 2차전 승리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고유라 기자] "우승 포수 구하기가 쉽나요". 

지난해 12월 팀이 KBO리그 최초 삼각트레이드로 포수 이지영을 영입했을 때 장정석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이지영의 경험을 높이 사며 반색했다. 이지영이 팀의 기대대로 '큰 판'에서 제대로 놀고 있다.

이지영은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때부터 현재 진행 중인 플레이오프까지 팀의 주전 포수로 든든하게 안방을 지키고 있다. 시즌 때는 '전담포수제'로 박동원과 포수 자리를 나눠 맡았지만 박동원이 시즌 막판 무릎 부상하면서 현재는 포수 출장이 불가능한 상황.

이 때문에 매 경기 선발 포수로 출장하고 있는 이지영은 안정적인 수비 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지영은 준플레이오프부터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6경기에서 19타수 7안타 타율 0.368을 기록 중이다. 팀은 14~15일 적지에서 1,2차전을 모두 잡고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특히 팀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그야말로 '벌떼 마운드'를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모든 투수들을 상대해야 하는 이지영의 책임감도 크다. 든든한 포수가 없다면 유형을 가리지 않고 투수를 '쏟아붓기' 어렵다. 특히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어린 불펜투수들을 이끄는 키움 포스트시즈 맞춤형 포수다.

▲ 이지영이 플레이오프 2차전 8회 동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곽혜미 기자

2차전을 앞두고 만난 이지영은 '벌떼 불펜'을 상대하는 것에 대해 "시즌 때 안 만나본 투수들이라면 모르지만 모두 1년 동안 같이 한 투수들이라 어렵지 않다"며 미소지었다. 이지영은 "내가 앉아 있다고 해서 잘하는 것이 아니다. 원래 잘 던지는 투수들이 잘 던지고 있는 것"이라며 겸손하게 말하기도 했다.

타격에 대해서는 "단기전은 수비가 최우선이기 때문에 내 타순에서는 잘 이어주기만 하자고 생각하고 있다. 내 임무는 투수를 조금이라도 괴롭히는 것이다. 커트를 많이 하다 보니 타격감이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박)동원이가 (출장이) 힘들다고 해서 포수 부담은 없다. 포스트시즌은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라 팀이 모두 함께 경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이지영. 그가 있어 키움 투수들은 위기에서도 자신의 공을 마음껏 던지며 발전하고 있다. 이지영과 함께 하는 키움 불펜의 성장이 올 가을 포스트시즌의 재미 요소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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