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서울 최용수 감독(왼쪽)과 대구FC 안드레 감독(오른쪽)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더 (관계가) 격렬해지는 과정이 아닐까요."

올해 K리그1 흥행 구단인 대구FC는 축구전용경기장인 DGB대구은행파크 개장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팬심을 앞세워 '하나원큐 K리그1 2019 파이널A(1~6위)'에 4위로 진입했다.

대구는 20일 홈에서 울산 현대와 첫 경기를 치른다. 울산은 전북 현대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고 대구는 3위까지 주어지는 내년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 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대구나 팬들이 기대하는 경기는 가장 마지막인 12월1일, 38라운드에 있다. 그것도 홈에서 '견원지간'이 된 FC서울을 상대한다. 수원 삼성이 FA컵 결승에서 내셔널리그(3부리그 격) 대전 코레일에 패해 준우승에 머무르지 않는 이상 양팀의 겨루기는 3위 싸움의 정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 대구는 서울과 세 번 만났다. 5월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중앙 수비수 정태욱의 코뼈가 양팀의 관계를 얼어붙게 했다. 서울이 2-1로 이겼지만, 흥미롭게도 여론은 대구로 기울었다. 서울이 악당이 되고 대구가 동정론을 얻은 것이다. 

6월22일 홈으로 서울을 호출한 대구는 1-2로 졌다. 이번에는 서울이 실력으로 대구를 압도했다. 일부 대구 팬과 벤치에 있던 최용수 감독 사이에 작은 시비가 붙기도 했다. 8월2일 서울 원정에서도 대구는 1-2로 졌다.

경기가 끝날 때마다 안드레 감독은 한결같이 "대구가 결과는 졌지만, 내용에서는 앞섰다고 본다"며 우위를 자신했다. 안드레 감독의 말속에는 뼈가 있었다. 대구가 좀 더 신사적인 경기를 했고 과정도 좋았다는 뜻이다.

최용수 감독은 대구를 상대하면 이기고도 웃지 않았다. 취재진이 당황할 정도로 "대구가 K리그 흥행 안으로 들어온 것은 좋은 일이다"면서도 "K리그의 발전을 저해하는 경기를 한다. 이런 식으로 경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서울은 대구를 실력으로 이겼다"며 안드레 감독과 대구를 저격(?)했다.

16일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열린 '파이널 라운드 미디어데이'에서 안드레 감독은 "신기하게도 (서울과) 일정이 그렇게 배치됐다"며 "서울에는 늘 경기 내용이 좋았다. 결과가 조금 좋지 않았을 뿐이다. 올해 마지막 목표는 분명하다. 순위를 끌어 올려 역전해 (ACL에 진출하는) 시나리오다"며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

서울도 이겨야 하지만, 다른 4팀을 상대로 승점을 쌓고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내용에서 우위여도 결과가 꽝이면 소용이 없어 그렇다. 안드레 감독은 "최용수 감독이 뭐라고 이야기를 하든 그것은 자유다. 대구는 늘 서울은 물론, 전북 현대, 울산 현대와도 격렬하게 경기를 했다. 대구 자체가 투지 있고 끈기 있게 경기를 하는 팀이지 않나"며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한마디로 최 감독이 대구를 더 깔아뭉개도 좋다(?)는 뜻이다. 그는 "어떤 생각을 전해도 괜찮다. 서울전은 늘 흥미롭다. 앞으로 더 (관계가) 격렬해지는 과정으로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다음 만남에서 재미있게 경기했으면 한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ACL 진출권 확보는 순위 싸움의 중요한 동력이다. 안드레 감독은 "지난해 FA컵 우승으로 올해 ACL에 나섰다. 선수들이 ACL의 맛을 봤다. 얼마나 나가고 싶은지 안다. 욕구가 대단하다"며 서울은 물론 파이널A에서 만나는 팀들을 상대로 승점을 쌓아 3위를 꼭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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