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국제공항에서 인터뷰하는 황인범 ⓒ한준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한준 기자] "지지 않은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다음에 우리 홈에서 할 때 실력 차이를 보여주고 싶다."

팬들에게 사이늘 하느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선수단 중 가장 늦게 까지 남아있던 미드필더 황인범(23, 밴쿠버 화이트캡스)이 차분하게 15일 북한 평양에서 치른 2022년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3차전에 대해 말했다.

다수 선수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공항을 빠져나간 가운데 황인범은 담담하게 평양 원정을 말하면서도 다시 맞붙게 될 2020년 6월 4일 안방 재대결에서 평양에서 겪은 일을 갚아주고 싶다는 의지를 이야기했다. 

황인범은 "상대 팀 측에서 벤치에서도 그렇고 계속 소리를 치면서 파이팅을 많이 넣으시더라. 관중이 없었지만 있던 것같을 정도로 크게 울려서 우리도 기싸움에서 안지려고 했다. 서로 지지 않는 경기를 하려고 했다"며 경기보다 몸싸움과 입씨름이 치열했다고 했다.

" 계속 불필요한 말로 우리 선수들을 일부러 흥분하게 하려 한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런 부분을 우리 홈에서 할 때 어떻게 갚아줄 수 있을지, 경기력으로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선수들이 마인트 콘트롤 잘 했다"는 황인범은 실력 차이를 정상적 환경으로 치러질 내년 홈 경기에서 보여주겠다고 했다.

▲ 평양 원정 경기를 치른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다음은 황인범과 인터뷰 전문

-경기는 어땠나? 아무도 못 봤는데
"쉽지 않을 거라는 걸 다들 알고 갔지만 막상 경기를 시작했을 때 관중이 없는 것도 우리는 몰랐고, 당황스럽긴 했지만 최대한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고, 예상했던대로 어려운 경기였지만 아쉬운 결과다. 당연히. 우리는 승리를 생각하고 갔기에 비기고 와서 아쉬운 마음이 다들 크지만 지지 않은 것에도 어떻게 보면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분위기이고 환경이었다. 홈에서 하는 날이 올텐데 그때 꼭 우리가 가서 느낀 것을 경기장에서 해야할 것 같다."

-관중들이 없어서 서로 소통이 잘 됐나?
"어떻게보면 경기 하기 위해 수월하게 느낄 수 있다면 느낀 부분이다. 워낙 상대 팀 측에서 벤치에서도 그렇고 계속 소리를 치면서 파이팅을 많이 넣으시더라. 관중이 없었지만 있던 것같을 정도로 크게 울려서 우리도 기싸움에서 안지려고 했다. 서로 지지 않는 경기를 하려고 했다."

-기싸움에서 지지 않으려고 어떤 얘기를 했나?
"누가 딱히 얘기했다기 보다 서로 네 볼 내 볼 아닌 상황, 원래도 강하게 했겠지만 더 강하게 들어간 부분도 있었다. 서로 좋은 부분이 있으면 밖에서도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도 서로 파이팅 불어 넣고 서로 다독였다."

-경기가 많이 거칠었다고 들었는데?
"그렇다. 아무래도 특히 상대팀에서는 우리에게 볼이랑 상관없는, 몸싸움이라고 하기 힘들정도로 거칠었다. 그런 부분을 당연히 경기 전부터 예상했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잘 했다."

-인조잔디에서 경기하니 어땠나?
"형들은 많이 사실 달랐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리그에서도 인조잔디에서 워낙 많은 경기를 해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북한 호날두라는 한광성은 어땠나? 기억 남는 북한 선수?
"상대 선수들 중에 특정 누군가가 기억에 남는다기 보다는 정말 기싸움을 하려고 그런 것 같지만 워낙 계속 불필요한 말로 우리 선수들을 일부러 흥분하게 하려 한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런 부분을 우리 홈에서 할 때 어떻게 갚아줄 수 있을지, 경기력으로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선수들이 마인트 콘트롤 잘 했다."

-북한의 경기력은?
"이런 부분은 결과로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가 승리를 했다면 조금 더 솔직하게 말씀드렸을 수 있지만, 어쨌든 축구는 결과로 말해야 한다. 다음 홈 경기에서 우리가 어떤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지, 그때 우리가 상대와 실력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고 싶다."

-북한 평양에 가본 소감은?
"사실 첫 날에는 밤에 도착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오늘 돌아오는 차에서는 밖에도 조금 구경했지만, 한국의 시골 다니다 보면 자전거 타고 다니던 부분도 많고, 크게 기억에 남는 부분 없었다."

-휴대전화를 가져가지 못했는데 어떻게 보냈나?
"덕분에 선수들끼리 대화할 시간 많았다. 아무래도 핸드폰이 있으면 그거 하기 바쁜 시간이 많은데 핸드폰도 없고 다른 것 할게 없어서 선수들끼리 방에서 모여서 얘기도 많이 나누고 장난도 많이 치고 경기 이야기도 많이 할 수 있었다."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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