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내린 뒤 기념사진을 찍은 방북 선수단. 이후 선수단은 호텔과 경기장에만 있다가 돌아왔다.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한준 기자] "현장 상황을 전하는 이메일을 보낼 때도 검열을 했다. 뺄 것을 빼라고 해서 지우고 보냈다."

평양 원정에 동행한 대한축구협회 홍보마케팅실 김민수 대리는 17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들어서자 마침내 환하게 웃었다.

대표 선수들만큼이나 취재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김민수 대리는 현지에서 소통이 원할치 못했던 이유에 대해 "호텔에서도 랜선이 없었다. 업무상 이메일을 보내야 한다고 얘기를 하면 랜선을 하나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김 대리는 "이메일을 보내기 전에도 북한에서 내용을 검열했다. 뺄 내용에 대해서 빼라고 하고 보냈다. 보내고 나서 곧바로 랜선을 가져가서 메일이 제대로 갔는지도 확인할 수 없었다"며 제한된 시간만 인터넷 접속이 됐다고 전했다.

경기 당일 경기장에서도 인터넷이 안됐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 요청으로 경기장 기자석 중 딱 한 자리에 랜선을 설치했지만 연결해보니 인터넷이 잘 되지 않았다며 호텔로 돌아가서 따로 요청한 랜선으로 이메일을 보낼 수 있었다고 했다.

1박 2일간 어떻게 지냈는지 묻자 "호텔 안에만 있었다"며 "보위부원이 호텔 앞에 쫙 깔려 있었다. 호텔 밖으로 단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었다. 산책도 할 수 없었다"며 철저히 호텔 안에 갇혀 지냈다고 했다. 선수단장으로 평양을 다녀온 최영일 KFA 부회장은 "아무 것도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 호텔 밖에 나가지 못하게 막아놨다. 호텔에는 우리 선수들과 관계자들만 있었다"고 했다.

대표 선수들도 "도착했을 때는 밤이라 깜깜해서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 돌아오는 날 창밖으로 본 것이 전부다. 크게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고 했다. 

대표팀과 동행한 협회 관계자들도 "아무 것도 못했다. 말할 수 있는 게 없다. 말하기도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경색된 남북 관계로 인해 2017년 4월 여자 대표팀의 평양 원정 당시와 달리 이야깃거리가 거의 남지 않았던 경기였다.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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