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리가 향년 25세로 세상을 떠났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사)대한가수협회(회장 이자연)가 추모사를 통해 25년의 짧은 생을 마감한 설리(최진리)를 애도했다.

가수들의 친목 도모 및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창립한 단체인 사단법인 대한가수협회 일동은 17일 보도자료로 설리에 추모사를 전하며 깊이 애도하는 마음을 표했다.

'(사)대한가수협회가 고 설리(최진리)양을 떠나보내며'라며 추모사를 시작한 협회는 "오늘 우리는 또 한사람의 동료, 후배를 떠나보내며 무너지는 가슴을 애써 부여잡습니다"라며 "같은 무대에서 눈 맞추며 미소로 안부를 묻던 고 설리(최진리) 양의 비보를 접하고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 그녀가 우리의 곁을 떠나야 하는지, 왜 떠나지 않으면 안 되었는지"라며 애통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마음을, 진심을 담아 노래하는 일이 고통이 되고 누군가에게 비난을 받아야 하는 일이라면 우리는 진정 노래를 내려놓겠습니다"라며 "우리는 좀 더 그녀를 붙잡고 놓아주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아니, 그녀에게 좀 더 살갑게 다가갔어야 했습니다. 꼬리를 무는 후회에 가슴을 칠 수밖에 없는 무력함이 원망스럽습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또한 협회는 "슬픔은 남아있는 자의 몫"이라면서 "분노를 떨치고 일어나, 다시는 오늘과 유사한 비극에 노출되는 동료, 선후배가 없도록 대한가수협회 내에 상담창구를 개설하고 정신건강 및 법률 지원 등의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덧붙여 "아울러 소양과 인성 함양을 위한 교육의 기회와 장을 넓히고 회원들의 안위를 살피는 일에 더욱 매진하여 서로를 보듬으며 아픔은 나누고 기쁨은 공유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가겠습니다"라며 문화 정책 주도 책임부처에도 현실적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대한가수협회는 다시 한번 "고 설리양의 명복을 빌며, 비방과 혐오가 없는 그곳에서 마음껏 노래 부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설리는 지난 14일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떠났다. 매니저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경기 성남에 위치한 자택에서 싸늘한 주검이 된 고인을 발견했다. 설리는 평소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전해졌고, 현장에서는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으나 심경을 담은 자필 메모가 나왔다.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유족의 동의를 구해 부검이 실시됐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차 부검 결과 외력이나 외압 등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구두 소견을 냈다.

다음은 대한가수협회의 추모사 전문이다.

추 모 사

(사)대한가수협회가 고 설리(최진리)양을 떠나보내며.

오늘 우리는 또 한사람의 동료, 후배를 떠나보내며 무너지는 가슴을 애써 부여잡습니다.

같은 무대에서 눈 맞추며 미소로 안부를 묻던 고 설리(최진리)양의 비보를 접하고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 그녀가 우리의 곁을 떠나야 하는지, 왜 떠나지 않으면 안 되었는지..... 마음을, 진심을 담아 노래하는 일이 고통이 되고 누군가에게 비난을 받아야 하는 일이라면 우리는 진정 노래를 내려놓겠습니다.

노래하는 가수이기 전에 누구의 누이, 언니, 동생, 소중한 자식이었을 고 설리양이 왜 비보의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우리는 좀 더 그녀를 붙잡고 놓아주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아니, 그녀에게 좀 더 살갑게 다가갔어야 했습니다.

꼬리를 무는 후회에 가슴을 칠 수밖에 없는 무력함이 원망스럽습니다. 슬픔은 남아있는 자의 몫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의 이 슬픔을 오래 간직하지 않으려 합니다.

분노를 떨치고 일어나, 다시는 오늘과 유사한 비극에 노출되는 동료, 선후배가 없도록 대한가수협회 내에 상담창구를 개설하고 정신건강 및 법률 지원 등의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아울러 소양과 인성 함양을 위한 교육의 기회와 장을 넓히고 회원들의 안위를 살피는 일에 더욱 매진하여 서로를 보듬으며 아픔은 나누고 기쁨은 공유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가겠습니다.

그것만이 고 설리양이 우리에게 준 질문에 대한 답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문화 정책을 주도하는 책임부처에 강력히 촉구합니다.

한류의 선봉이요, 음악의 꽃인 우리 가수를 비롯하여 문화 예술에 종사하는 이들의 비극적 사례가 재발하고 있음에도 마땅한 대안을 내 놓지 못하는 무능을 인정하고 즉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고 설리양의 명복을 빌며, 비방과 혐오가 없는 그곳에서 마음껏 노래 부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고 설리(최진리)양을 사랑하는 (사)대한가수협회 회장 이자연과 회원 일동.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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