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전은 0-0으로 끝났다. 90분 풀영상으로 확인한 결과 북한이 홈에서 매서웠다. ⓒ대한축구협회
▲ 좌우 측면과 중원을 부지런히 오간 손흥민(왼쪽).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축구회관, 이종현 기자] 북한전 90분 풀영상으로 지켜보니 한국이 어려운 경기를 했다. 

한국은 지난 15일 오후 5시 30분 북한 평양의 김일성경기장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북한전을 치렀다. 경기는 0-0으로 끝났다. 

당시 북한은 한국의 관중, 취재진은 물론 중계사 방북을 허락하지 않았다. 선수단도 개인 스마트폰은 물론, 미국산 PC, 심지어 책의 반입도 금지했다. 

4만여 명의 관중이 모일 것으로 예상됐던 북한 관중도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은 북한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에 제대로 된 플레이가 어려웠다. 

북한전을 마친 대표 팀은 17일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오전 0시 45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귀국 당시 북한에서 제공한 '분석용 DVD'을 바탕으로 KBS, MBC, SBS 3사가 오후 5시 중계방송을 하려 했으나, 방송용으로 적합하지도 않고 영상 사용 권한도 북한과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다. 결국 이날 예정된 방송은 취소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오후 1시 50분께 기자단을 대상으로 영상과 사진 촬영을 금지하는 한해서 90분 경기 영상 상영회를 개최한다고 알렸고, 축구회관 2층에서 오후 3시 30분부터 상영회를 열었다. 

대한축구협회가 앞서 밝힌대로 화질과 화면비율은 좋지 않아 등 번호 등의 식별이 어려웠으나, 다양한 각도의 화면, 클로즈업이 수시로 이뤄졌다. 슈팅한 선수, 반칙한 선수, 수훈 선수를 향한 클로즈업도 있었다. 분석용보다는 중계용에 더 까웠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카메라 4대가 촬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선발명단

한국은 김승규 골키퍼, 수비진은 김진수, 김영권, 김민재, 김문환이 섰고, 이재성, 정우영, 황인범, 나상호가 미드필더, 손흥민 황의조가 투톱으로 출격했다. 포메이션은 4-4-2였다.

북한은 박광룡, 정일관 투톱에 왼쪽부터 한광성, 리영직, 리은철, 박명성이 미드필더를 김철범, 장국철,리영철, 심현진이 포백을 구성했다. 안태성이 골문을 지켰다. 북한 역시 4-4-2 전형이었다.

◆전반전:우세한 북한, 돋보인 박광룡 

경기 초반부터 홈팀 북한이 전방압박을 하고 한국을 압도했다. 경기가 거칠었다. 전반 2분 만에 북한의 공격수 박광룡이 주심에게 거친 플레이로 주의를 받았다. 전반 3분 김진수가 실수하자 벤치에 있는 북한 선수들마저도 크게 환호했다. 텅 빈 경기장에 북한 선수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문제의 장면은 전반 6분에 나왔다. 나상호가 헤더 경쟁 과정에서 북한의 박명성을 거칠게 밀었다. 이때 북한 선수들은 물론 가까이서 지켜보던 북한 벤치에서 선수단이 일제히 들고 일어섰다. 주심에게 강력 항의했다. 

이 장면에 대해선 당시 현장에 있던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나상호 선수가 파울을 했는데, 파울을 당한 선수와 격렬한 충돌 직전에 황인범 선수가 공 있는 쪽으로 왔다. 오는 순간 북한 선수에게 볼을 맞았다. 화면엔 잘 안 나오는데, 황인범 선수가 맞으니 남한 북한 선수들이 모였다. 황인범 선수는 옆에 심판에게 맞았다고 어필하면서 분위기가 이상하게 됐다. 중계 화면에서 나오지 않았다. 북한 선수의 손이 올라왔는데, (황인범 선수가)정확하게 주먹인지 손바닥인지 어느 부위로 가격했는지 이야기는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10분엔 오른쪽 측면에서 리영철이 올린 '슛터링'이 골문으로 향하자 김승규가 어렵게 쳐냈다. 전반 11분 손흥민이 중원에서 돌파할 때 리영철이 거칠게 걷어냈다. 전반 13분 우측에서 황의조를 향한 크로스를 북한의 장국철이 어렵게 걷어냈다. 

전반 18분엔 북한이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한국 센터백이 어렵게 걷어냈다. 전반 19분엔 황인범을 향해 리은철이 거친 태클을 했다. 전반 20여 분까지 북한이 7대 3정도로 앞서는 경기력이었다. 

전반 22분 북한의 박광룡이 왼쪽 측면을 돌파한 이후 크로스를 올렸다. 문전에서 정일관이 처리하지 못했다. 한국의 수비진도 미쳐 처리하지 못하면서 가장 위협적인 기회를 내줬다. 전반 26분엔 정우영과 헤더 경쟁을 하던 박광룡이 머리를 잡고 넘어졌다. 주심이 반칙을 선언했다. 

전반 30분 이재성에게 리턴 패스를 받은 김문환이 돌파하는 과정에서 리영직이 거친 태클로 이날 첫 옐로카드를 받았다. 한국은 북한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가는데 어려움을 느꼈다. 황의조에게 볼이 거의 연결되지 못했다. 손흥민이 좌우 중원을 부지런히 오갔다. 

전반 40분엔 처음으로 김진수 손흥민을 거쳐 유의미한 패스로 이어졌지만, 제대로 패스를 받지 못했다. 전반 45분 왼쪽 측면에서 정일관에게 땅볼 패스가 잘 연결됐다. 박스 안 왼쪽에서 왼발로 슈팅하자 김승규가 어렵게 막았다. 전반전은 0-0으로 끝났다. 

북한전 전반전은 알려진 것보다 거친 축구는 아니었고, 어려운 경기를 했던 한국이다. 

◆후반전:4-3-3 전환, 살아난 한국  

후반전 황희찬이 곧바로 교체로 투입됐고, 4-3-3 전형으로 바뀌었다. 후반 시작 1분 만에 리은철의 패스를 받은 박광룔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오른발로 슈팅했다. 골포스트를 아슬아슬하게 벗어나는 슈팅이었다. 

전형을 바꾸고 황희찬을 기용하니 한국의 경기력이 살아났다. 손흥민이 왼쪽 측면, 황희찬이 오른쪽 측면, 황의조가 최전방이었다. 

한국은 후반 20분 황인범을 대신해 권창훈을 투입했다. 후반 22분 김영권이 프리킥을 찼다. 수비벽에 걸렸다. 계속해서 한국이 볼을 소유했다. 

후반 25분 한국에 결정적인 찬스가 왔다. 김진수의 크로스를 황희찬이 번쩍 뛰어 헤더 했다. 안태성 골키퍼가 막았다. 이후 흐른 볼을 김문환이 방해 없이 슈팅했다. 슈팅은 강했는데, 정면이어서 골키퍼가 다시 막았다. 후반 32분엔 후방에서 넘어온 볼이 흐르자 달려온 손흥민이 곧장 슈팅했다. 크게 떴다. 

득점을 만들지 못하자 후반 33분 황의조를 대신해 김신욱이 투입됐다. 후반 35분 북한도 심현진을 대신해 김금철을 기용했다. 북한의 첫 교체였다. 후반 39분 한국의 크로스를 북한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달려온 김진수가 아크 왼쪽에서 강하게 때렸다. 북한의 수비수가 머리로 막았다. 

김신욱 투입 효과는 적었다. 한국이 전체적으로 볼을 소유하고 정면으로 투입했으나, 북한이 김신욱 주위에 진을 치고 여럿이서 리바운드 볼을 막았다. 

후반전엔 볼 소유가 많았던 한국이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만드는덴 어려움을 겪었다. 홈에서 정신무장을 단단히 한 북한이 단단한 수비를 펼쳤다. 

스포티비뉴스=축구회관, 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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