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야구에 약하다는 이미지를 지우지 못한 염경엽 SK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염경엽 SK 감독은 이미 능력을 인정받은 지도자다. 감독 경력에서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한 적이 없다.

2013년 넥센(현 키움)의 지휘봉을 잡은 염 감독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SK 감독으로 취임한 첫 해인 올해도 포스트시즌에 갔다. 정규시즌 통산 승률은 0.577(393승288패7무)에 이른다. 700경기 가까운 표본이 쌓인 기록이라 가볍게 여기기 어렵다. KBO리그 지도자 역사에서도 상위권이다.

하지만 유독 가을야구에 약하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실제 염 감독은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가 없다. 현대 시절 프런트로, SK 단장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봤지만 정작 감독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서지 못했다. 오히려 포스트시즌에서 업셋을 당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2013년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2승3패로 패했고, 2014년에는 한국시리즈에 갔으나 삼성에 2승4패로 졌다. 2014년은 지금도 히어로즈 팬들이 말하는, 창단 후 우승 가능성이 그나마 가장 높았을 때였다. 2015년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1승3패로 져 탈락했고, 히어로즈에서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6년에도 준플레이오프에서 LG에 1승3패로 덜미를 잡혔다.

올해는 다를 것 같았다. 드디어 ‘1등’ 타이틀을 달아보나 했다. 실제 정규시즌은 그 직전까지 갔다. 8월 중순까지 여유 있는 리그 선두를 달리며 정규시즌 우승이 눈앞에 왔다. 그러나 8월 중순 이후 팀 경기력이 급락하기 시작하며 두산에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80승 고지에 선착하고도 정규시즌 우승을 하지 못했고, 88승을 하고도 정규시즌 우승을 하지 못한 역사상 첫 팀이 됐다.

포스트시즌을 별렀지만 옛 소속팀 키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장정석 감독과 옛 제자들이 염 감독을 가로막았다. 장 감독은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로 SK 타선을 막았고, 여기에 SK의 작전 거의 완벽하게 견제하고 틀어막으며 SK를 압박했다. 키움은 인천에서 1·2차전을 이기며 SK의 목에 칼을 들이대더니, 기어이 3차전에서 업셋을 완성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반대로 SK는 키움의 불펜 교체를 효율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1차전에서는 작전 상황에서 두 차례 미스가 나며 경기를 그르쳤고, 2차전에서는 투수 교체가 결과적으로 실패로 돌아갔다. 대주자 2명을 엔트리에 포함시키는 등 작전야구를 벼른 염 감독은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염 감독의 포스트시즌 승률은 0.370(10승17패)로 더 떨어졌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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