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레이오프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힘없이 탈락한 SK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3루의 SK 팬들은 경기를 끝까지 지켜볼 수 없었다. 6회부터 관중들이 하나둘씩 퇴장하기 시작했다. SK의 2019년이 얼마나 굴욕적으로 끝났는지를 여실히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SK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포스트시즌’ 키움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10으로 대패했다. 홈에서 열린 1·2차전을 접전 끝에 모두 내준 SK는 키움의 기세에 쓸려 나가며 1승도 거두지 못하고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시즌 중반까지 압도적인 리그 선두를 달리며 한국시리즈 2연패에 도전하는 듯했던 SK였다. 2위권과 경기차가 꽤 많이 벌어져 있었다. 시즌 초반 고비를 넘기고 이룬 성과라 더 값져 보였다. 하지만 SK는 시즌 막판 알 수 없는 경기력 난조를 보이며 추락했다. 결국 정규시즌 우승을 두산에게 내주고 플레이오프부터 가을을 시작했다.

정규시즌은 이른바 역대급 'DTD'였다. 80승 고지를 먼저 밟고도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지 못한 역사상 첫 팀이 됐고, 88승을 기록하고도 2위에 머문 역사상 첫 팀이 됐다. 그런데 포스트시즌은 더 처참했다. 분위기를 다잡지 못한 SK는 여러 차례 패착이 겹치며 키움에 완패를 당했다.

1차전에서는 타격이 살아나지 않으며 영패를 당했고, 2차전과 3차전은 믿었던 선발이 무너진 가운데 힘을 쓰지 못했다. 반면 키움은 이런 SK의 조급함을 십분 활용하며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고 상대를 몰아붙였다. 키움이 정규시즌 3위였지만, 적어도 플레이오프에서는 SK보다 훨신 더 좋은 팀이었다.

그래도 정규시즌 88승을 한 팀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0승3패를 기록할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그러나 한 번 깨진 ‘멘탈’을 극복하지 못했다. 시즌 막판부터 쫓기는 기색이 역력했고, 포스트시즌에서는 실력도, 독기도 보여주지 못한 채 그대로 탈락했다. 그런 모습을 보기 싫은 팬들의 유일한 선택지는 조기 퇴장이었다. 정규시즌 최하위 못지않은 수모였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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