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현 특유의 역동적인 투구폼.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정철우 기자]SK 에이스 김광현의 가을이 끝났다.

SK는 17일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과 플레이오프 3차전서 1-10으로 대패하며 3연패로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놓쳤다.

김광현은 1차전에 출격해 5이닝 동안 삼진을 8개나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팀을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다.

이후 재출격을 기다렸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SK가 조기 탈락하며 다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에이스의 가을은 끝났다.

그러나 김광현에게는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 프리미어 12에서도 김광현은 에이스 몫을 해야 한다.

시즌 출발이 썩 좋지 않았던 김광현이다. 대표 팀 원투펀치인 KIA 양현종은 깊은 슬럼프를 겪었다. 당시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둘이 다 부진했을 때는 정말 큰일났다 싶었다"고 말했을 정도로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대표 팀이라 할 수 있다.

김광현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 한국 야구의 르네상스를 이끌었을 땐 팀의 막내급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단순한 에이스 몫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후배들을 아우르며 팀 분위기를 이끄는 것까지 해야 한다.

일단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광현은 올 시즌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195.1이닝을 던졌다. 프리미어 12에서 최소 2차례 이상 등판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200이닝을 훌쩍 넘게 된다.

김광현이 200이닝을 넘긴 것은 2010년(한국시리즈 포함)이 유일했다. 이전과 이후로는 한번도 200이닝을 넘긴 적이 없다.

▲ 김광현이 17일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과 플레이오프 3차전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철우 기자
김광현은 플레이오프 도중 "체력적으로 어느 정도 힘을 남겨 둬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큰 것이 사실이다. 프리미어 12에서도 좋은 투구를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말한 바 있다.

이제 가을 야구는 모두 끝난 상황. 김광현은 초점을 프리미어 12로 옮겨졌다.

김광현은 플레이오프가 모두 끝난 뒤 "체력적으로는 문제없다. 단기전을 하며 만든 텐션을 잘 유지해서 프리미어 12까지 끌고 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플레이오프는 허무하게 끝났지만 지금의 각오를 프리미어 12로 이어 가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 혼자 야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PS 탈락) 같은 실패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다짐했다.  

김광현은 양현종과 함께 대표 팀이 꼭 잡아야 할 경기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단조로운 패턴이었지만 속도와 제구를 조절하는 슬라이더를 앞세워 볼 배합을 다양하게 하는 능력을 보였다.

김광현의 슬라이더에 대비할 상대 팀들도 쉽게 적응하기 힘들 정도의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팀의 에이스에서 국가 대표 에이스로 유니폼을 갈아입게 된 김광현. 한국시리즈 우승의 아쉬움을 국제 대회에서 풀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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