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 ⓒ한준 기자
 
[스포티비뉴스=연세대백주년기념관, 한준 기자] "득점왕 해본 사람은 안다. 욕심이 없으면 안된다."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은 현역 시절 K리그 득점왕을 두 차례 차지했다. 2003년 성남 일화 천마(현 성남FC)의 압도적 우승을 이끌며 40경기에서 넣은 28득점은, 지금까지도 한국 국적 공격수가 한 시즌 넣은 최다골 기록이다.

2019시즌 K리그1 득점왕 경쟁은 수원 삼성 공격수 타가트와 울산 현대 공격수 주니오가 펼치고 있다. 정규 라운드 33경기 동안 나란히 16골을 넣었다. 타가트가 앞서갔으나 주니오가 따라붙었다. 

◆ 득점왕 출신 감독 김도훈이 본 주니오

16일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파이널 라운드 미디어데이 자유 인터뷰 시간에 만난 김도훈 울산 감독은 주니오가 우승과 더불어 개인상인 득점왕을 노리는 상황에 대해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K리그 득점왕은 우승팀에서 나오지 않았다. 2012 시즌 데얀이 FC서울의 우승을 이끌며 31골로 K리그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세운 뒤 지난 6시즌 동안 K리그 득점왕이 리그 우승컵까지 차지하는 일은 없었다.

득점왕에 오른 두 시즌 중 한 차례는 리그 우승을 함께했던 김도훈 감독은  "그걸 기회로 삼아야 득점왕을 할 수 있다. 득점왕 해본 사람은 안다. 욕심이 없으면 안된다"며 골잡이로서 욕심을 내고, 그렇게 넣은 골이 팀의 우승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주니오의 득점왕 도전을 응원했다.

단서를 단 것은 팀을 위한 플레이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타적 플레이도 할 정도가 돼야 한다. 욕심도 있어야 하지만 그것도 있어야 한다." 득점왕을 다투는 주니오와 타가트의 차이는 도움이다. 타가트가 1도움에 그친 반면 주니오는 도움도 5개다. 전체 공격 포인트가 21개로 이 부문도 공동 선두다. 

▲ 슈팅하는 주니오 ⓒ한국프로축구연맹

◆ "골을 넣어야 우승할 수 있다" 득점 비급 가르치는 김도훈

김도훈 감독이 주니오의 득점왕을 응원하는 이유는 전북 현대와 우승 경쟁의 열쇠를 '결정력'으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결정력이다. 두 팀 모두 찬스가 생길 텐데 결정력을 얼마나 높이느냐가 중요하다."

김보경도 "경기 내용적인 부분보다는 결정력 한 방으로 뒤집힐 수 있다. 서로 조심스러울 것이다. 찬스를 어떤 팀이 살리냐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그래서 "슈팅 훈련 많이 하고 골이 날 수 있는 패턴을 많이 훈련한다"고 했다. 울산은 전북과 나란히 정규 라운드에서 64골을 넣었다. 리그 최다 득점팀이다. 승점이 같은 경우 K리그는 골 득실 차이가 아니라 다득점으로 순위를 가린다. 이 점도 득점에 더 포커스를 맞춰 준비하는 이유다.

김도훈 감독은 현역 시절 득점의 달인이었다. 그래서 더 디테일한 코칭이 가능하다. 득점 전문가라는 무기로 김 감독은 K리그 역사상 첫 득점왕 출신 우승 감독을 꿈꾸고 있다.

"발리볼처럼, 얼마나 빨리 때리느냐, 늦게 때리느냐, 타이밍은 스스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상대 발이 나오는 것도 볼 수 있다 .너무 안전하게 하기보다 과감하게 원터치로 때릴 수 있는 상황은 자신감이다. 그런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 때로는 잡아서 할 수 있지만 논스톱으로 떄릴 때가 골키퍼가 잡기 가장 어렵다. 깔아서 때리거나 발리로 때리는 것을 많이 준비하고 있다."

김도훈 감독이 전북을 거듭 경계하는 것은 전북 공격진에 대해 "결정력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함께 출전하기도 한 이동국은 여전히 전북의 주포다. 여기에 여름 이적 시장에 합류한 브라질 공격수 호사가 전북 공격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었다. 득점 전문가인 김도훈 감독은, 막는 법도 알고 있다. 자신이 선수로 뛸 때 상대 수비가 어떻게 경기할 때 힘들었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 

"이동국은 내버려 두면 안된다. 슈팅할 장면을 주면 안된다. 좋은 장점을 가진 선수다. 못하게 해야 한다. 호사도 마찬가지로 힘의 축구를 하면서, 스피드도 있다. 다방면에서 활용하니 어떻게 뛸지 모른다. 근접하게 마크가 돼야 한다. 공간이나 틈을 주면 안된다. 좀 더 밀착된 수비가 필요하다."

김도훈 감독은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면서도 신중했다. "아직까진 (전북에 비해)좀 부족하니까 조직력을 키워야 한다. (전력은)전북이 조금 더 높을 것 같다. 전북이 다 좋다. 데이터 상으로도 다 높다. 우리가 도전하는 것이고 그 좋은 기회가 온 것이다." 

▲ 강원전에 출전한 데이비슨 ⓒ한국프로축구연맹

◆ 불투이스-데이비슨 부상 복귀, 울산이 얻은 동력

파이널 라운드에 진입하는 시점에 울산이 얻은 호재는 외국인 수비수들의 컨디션 회복이다. 네덜란드 출신 센터백 불투이스가 긴 부상에서 돌아왔고, 여름 이적 시장에 영입한 제이슨 데이비슨도 부상을 털고 전력에 가세했다.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 데이비슨은 일단 활동량이 많다. 체지방도 낮고. 활동량이라든지 공격적으로 이렇게 풀어나올 수 있는 장면에서 연결해줄 수 있는 부분이 좋다. 사이드에서 크로스 정확성이 있어서 우리 선수들이 많이 활용할 수 있다. 그 장점 때문에 데려왔다."

빠른 스피드에 강력한 크로스 패스 능력을 가진 데이비슨은 울산 공격에 새로운 패턴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불투이스의 가세는 강민수와 윤영선이 버티던 센터백 라인에 힘과 높이, 체력 부담 등 여러 면에서 플러스 요소다.

파이널 라운드에서 울산이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는 전북과 11월 23일, 포항 스틸러스와 12월 1일 홈 경기다. 이 경기에서 미끄러지면 우승도 자존심도 다 잃는다. 하지만 김도훈 감독은 그보다 첫 단추인 대구 원정(20일 오후 6시, DGB대구은행파크)을 강조했다.

"전북전과 포항전이 중요한 게 아니라 대구전부터 중요하다. 첫 경기가 중요하다. 분위기를 어떻게 끌고가느냐, 첫 경기가 중요하다."

울산의 최종전은 전북과 맞대결이 아닌 포항과 동해안 더비다. 정규 라운드 최종전에서 패하면서 울산이 경각심을 갖게 한 상대다. 더불어 2013년 리그 최종전에서 울산은 포항에 추가 시간 실점으로 패하며 우승컵을 놓친 비극을 겪은 바 있다. 공교롭게도 경기일도 그때와 같다.

"부담보다는 우리가 홈에서만큼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 한번 더 일어나선 안된다. 연맹에서 일부러 정한지는 모르겠다. 컴퓨터도 흥행을 아는 것 같다. (주 : 일정표는 사람이 아닌 알고리즘을 통해 컴퓨터로 구성된다.) 좋은 대진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경기다. 5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그 전에 좋은 결과를 내고 좋은 분위기에서 그 경기를 맞이하고 싶다."

스포티비뉴스=연세대백주년기념관,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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