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유(왼쪽)가 설리의 빈소를 지켰다고 전해졌다. 출처l설리 SNS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귀한 집, 귀한 딸" "어떤 단어로 널 설명할 수 있을까"

가수 아이유가 故 설리를 표현한 말이다. 아이유는 설리를 생각하며 노래를 만들었고, 설리를 집으로 초대해 집밥도 대접했었다. 그리고 설리가 가는 마지막 길까지 함께 있었다. 여러 의미에서 예쁜 애들끼리 예쁘게 놀면서 예쁜 추억을 쌓아왔었다. 그런데 이런 예쁜 우정에 악플러들이 도 넘은 오지랖을 부리고 있다.  

18일 스타뉴스는 "아이유는 지난 15일 설리의 빈소로 향해 절친한 사이였던 만큼 슬픔 속에 고인의 곁을 지켰다"고 전했다. 아이유 소속사 측 역시 사망 비보가 전해진 즉각, 공식 SNS에 일정 중단 공지와 함께 고인에 명복을 빌었다.

아이유 소속사 카카오엠 측은 15일 "'5th 미니앨범 '러브포엠''의 사전 콘텐츠 공개를 중단하며 스케줄 관련, 추후 공지할 예정이 오니 많이 기다리셨을 팬 여러분들의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며 “안타깝고 슬픈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밝혔다.

▲ 아이유(왼쪽)가 설리의 빈소를 지켰다고 전해졌다. ⓒ곽혜미 기자

아이유는 설리와 '인기가요' MC로 인연을 맺었다. 이후에도 방송이나 서로의 SNS를 통해 꾸준한 우정을 보였던 설리와 아이유. 특히 아이유는 자신의 음악에서 설리를 간접적으로 표현해왔었다.

제일 유명한 것은 '복숭아'. '복숭아'는 많은 이들이 설리하면 생각하는 곡으로 실제로 해당 곡은 설리 사망 비보와 함께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 역주행을 달렸다. 많은 이들이 설리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로나마 달랜 것.

▲ '복숭아'에 대한 일화를 말하는 설리.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복숭아'는 아이유가 지난 2012년 5월에 발매한 곡이다. 설리 역시 '라디오스타'에서 '복숭아'와 얽힌 일화를 소개하면서 아이유와 우정을 과시했었다. 당시 설리는 "예전에 아이유와 같이 음악 프로그램 진행을 했는데 당시 아이유가 '너를 주인공으로 노래 한 곡 만들 거야'라고 말했다. 아이유의 '복숭아'가 나를 보고 만든 노래다"라고 밝혔다. 

'복숭아'의 가사를 살펴보면 "자꾸 눈이 가네 하얀 그 얼굴에 질리지도 않아 넌 왜/ 슬쩍 웃어줄 땐 나 정말 미치겠네 어쩜 그리 예뻐 / 뭐랄까 이 기분 널 보면 마음이 저려오네 뻐근하게/ 어떤 단어로 널 설명할 수 있을까 아마 이 세상 말론 모자라"라며 설리의 외모를 묘사하는 듯한 내용이다. 아이유가 설리를 얼마나 사랑스럽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 설리가 그린 '자화상'과 입맞춤하는 아이유. 제공l카카오엠, 아이유 네 번째 미니앨범

또한 아이유가 2015년 발매한 '레드퀸' 역시 설리가 영감을 준 곡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유는 해당 곡 작사 비화를 이야기하면서 설리를 언급했다. '레드퀸'은 "표정이 없는 그 여자/ 모두가 미워하는 그 여자/ 당신도 알지 그 여자/ 오 가엾어라 그 여자/ 모두가 무서워해 그 여자/ 당신이 아는 그 여자/ 재밌는 얘기 하나 할까/ (어쩌면 슬픈 얘길 지도)/ 믿거나 말거나 한 가벼운 얘기죠/ (부디 비밀은 지켜줘요) 아 글쎄 말야/ 그 여자 있죠/ 무시무시한 그녀에게/ 푸른 날 하늘처럼 새파랗게/ (웃던 때가 있었다네요)"라는 가사를 담고 있다.

▲ 설리가 그린 '자화상'. 출처ㅣ설리 그림 SNS

당시 아이유는 "'레드퀸'이라는 곡은 모두가 미워하는 그 여자에 대한 곡이다. 근데 우리 모두가 미워하는 그 여자의 예뻤던 시절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이 처음부터 그걸 가지고 태어나지 않는다. 살면서 변한다"라며 "이 곡은 모티브가 된 그림이 있다. 내 친구 설리가 그려준 그림이다. 설리는 그림을 굉장히 잘 그린다"며 말했다. 그러면서 "설리 집에 놀러 갔다가 '우와, 이 그림 좋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가사가 있는데 그 가사의 그 여자 같아'라고 해서 그 그림을 빌려서 사진을 찍었다"라고 밝혔었다. 아이유는 이어 "왠지 모르게 노래를 듣다 보면, 그 여자 편이 되도록 일부러 얄밉게 불렀다"고 말했다. 

▲ 아이유의 '레드퀸'이 마음에 든다고 표현한 설리. 출처l설리 SNS

설리가 그린 이 그림은 아이유의 앨범에 담겨 있다. 설리가 그린 그림에 아이유가 입술을 맞대고 있는데, 설리는 해당 그림에 작품명을 '자화상'이라고 밝혔다. 설리 역시 아이유의 '레드퀸'을 가장 사랑하는 노래라며 전한 바 있다. 누리꾼들은 아이유의 인터뷰와 설리의 그림, 그리고 이 그림이 설리를 뜻하는 '자화상'이라는 점을 두고, 미움을 받는 설리를 위해 아이유가 노래를 만든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또한 누리꾼들은 지난해 발매된 아이유의 '삐삐' 가사가 아이유가 설리를 미워하는 대중들에 하는 이야기라 추정했다. '삐삐'는 아이유가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관계'에 관하여 쓴 곡. "요새 말이 많은 걔랑 어울린다나/ 문제야 쟤도 참"라는 가사로 인해, 일부 누리꾼들은 설리를 떠올렸다. 당시 설리는 여과 없는 일상을 보여주는 등 자신의 소신을 당당하게 밝혀 항상 화제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다.

▲ 설리가 공개한 아이유가 만든 '집밥'. 출처l설리 SNS

아이유는 음악을 통해 간접적으로 설리를 나타내는가 하면, 직접적으로도 설리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밝히기도 했다. 아이유는 자신의 집에 설리를 초대해 미역국을 비롯 따뜻한 '집밥'을 여러 번 차려줬었다. 그때마다 설리는 "'갓지은'이 갓 지은 밥"이라며 아이유 음식 솜씨를 자랑했다.

▲ 아이유가 공개한 설리. 출처l'호텔 델루나' 장만월 SNS

최근에는 설리가 아이유의 드라마 '호텔 델루나'에 서포트를 보내는가 하면, 직접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당시 설리는 아이유가 딱 자신과 맞는 역할이라고 소개해 두말 않고 출연했다고 밝혔다. 아이유는 극 중 캐릭터 장만월 SNS에서 카메오로 등장한 설리 사진에 "귀한 집, 귀한 딸"이라 표현, 그가 설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짐작게 했다. 

이처럼 애틋하고 특별한 두 사람이었다. 그런데 설리의 사망 비보가 전해진 이후, 설리의 '절친' 아이유가 추모글을 게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악플러들은 그를 공격했다. 하지만 보도에 따르면, 아이유는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이후 내내 빈소에 있었다고. 슬퍼할 겨를도 없는 아이유에, 그리고 이제는 웃을 일만 가득해야 할 설리에, 악플로 또 가슴 사무칠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설리는 지난 14일 오후 3시 21분께 자택인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 한 전원주택 2층에서 숨진 채 매니저에 의해 발견됐다. 매니저는 전날인 13일 오후 6시 30분께 설리와 마지막 통화를 한 뒤로 연락이 되지 않자 설리의 집을 방문했다가 숨진 그를 발견했다. 설리의 발인은 17일 오전 서울의 한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 설리(왼쪽)의 빈소를 지킨 아이유. 출처l아이유 SNS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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