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클럽나인브릿지(제주), 정형근 기자 / 배정호·임창만 영상 기자] “대니 리가 워낙 잘 쳐서 상승세를 타려고 하면 저지당했다. 18번 홀에서 대니 리의 이글 퍼트가 나왔을 때 안도했다. 서재에 한글 트로피를 하나 더 둘 수 있어서 기쁘다. 내년까지 한글로 이름 쓰는 법을 배우겠다.”

저스틴 토마스(미국)는 20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THE CJ CUP'(총상금 975만 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를 친 토마스는 2년 만에 다시 THE CJ CUP 정상에 올랐다. 토마스는 우승 상금 175만 5천 달러(약 20억7천만 원)를 받았다.

2019-20시즌의 첫 승. PGA 투어 통산 11승을 거둔 토마스는 아시아에서만 4승을 챙겼다. 

토마스는 대니 리(뉴질랜드)와 마지막 18번 홀(파5)까지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쳤다. 18번 홀에서 대니 리의 이글 퍼트가 홀을 맞고 나오면서 사실상 우승자가 결정됐다. 대니 리는 18언더파 270타로 단독 2위에 올랐다.
▲ THE CJ CUP 왕좌를 탈환한 저스틴 토마스가 자신의 이름이 금색으로 새겨진 '한글 트로피'를 들고 있다. ⓒ한희재 기자

다음은 저스틴 토마스와 일문일답

-PGA 투어 통산 11승 거뒀다. 

“힘겹게 이겼다. 대니 리가 워낙 잘 쳐서 상승세를 타려고 하면 저지당했다. 17번 홀의 보기 빼고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했고 경기도 좋았다. 압박 속에서 필요할 때 샷을 잘 친 점이 위안이 된다.”

-아시아에서만 4승을 거뒀다. 비결이 있다면?

“사실 아시아에서 잘 치는 이유는 모르겠다. 편안한 마음으로 임할 때가 많았다. 계절적으로 쾌적할 때 경기에 임했다. 아시아에 오면 소고기를 많이 먹는데 그게 비결일까. 2주 동안 많은 준비를 하고 노력했다. 노력이 결과로 이어졌다.”

-18번 홀에서 대니 리의 이글 퍼트가 홀을 맞고 나왔다. 어떤 느낌이었나?

“솔직히 이글 퍼트를 잡았다고 해도 전혀 놀라지 않을 정도로 대니 리가 좋은 퍼트감을 보였다. 대니 리가 지난 이틀 동안 퍼트가 정중앙으로 들어갔다. 캐디에게 18번 홀에서 꼭 버디를 잡아내야 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대니 리가 이글 퍼트를 했을 때 들어갔다고 생각했는데 나왔다. 퍼트를 두 번 할 수 있어서 안도했다. 

-대니 리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끝까지 긴장감 있는 경기를 했다. 어느 순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했나?

“14번 홀이 굉장히 큰 전환점이 됐다. 이번 대회 내내 최고의 샷이 14번 홀에서 나왔다. 65야드 남았는데 페어웨이에서 깨끗하게 샷을 했고 퍼트에 성공했다. 15번, 16번 홀 같은 경우에는 드라이버와 세컨드 샷이 안정적으로 나오면서 이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졌다. 17번 홀을 잘 치지는 못했지만 18번 홀은 내리막이 있었고 잘 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14번 홀부터는 내가 잘 치면 대니 리도 힘겹게 갈 거라는 생각을 했다.”

-PGA 투어에서 어린 선수들 가운데 뛰어난 클로저로 평가를 받는다. 

“일단 나는 PGA 투어에서 통산 11승밖에 올리지 못했다. 클로저라는 타이틀을 부여받아도 되나 모르겠다. 그러려면 40승은 해야 한다. 비결은 없지만 그동안 여러 가지 경험을 쌓으면서 최대한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하려 한 게 주요하지 않았나 싶다. 우승에 상당히 가까워도 우승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클럽을 잘못 잡거나 마인드 컨트롤을 하지 못했다. 항상 이런 점에서 배우려 한다. 이번 대회를 돌아봐도 아쉽거나 배울 점이 있을 것이다. 나의 목표는 항상 조금씩 발전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점점 더 우승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19-20시즌에 어떤 성과를 내고 싶나?

“일단 출발을 굉장히 잘했다. 이제 다음 대회를 준비해야 될 것 같다. 앞으로 시즌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할 건 없지만 대회를 앞두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 대회전에 어떤 몸 상태를 만들지 알아가고 있다. 우승해서 기분이 좋지만 일단 쉬고 다시 운동하면서 다음 대회를 준비하겠다.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두 차례 우승했다. 이 코스와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두 번 우승을 해서 궁합이 맞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골프 코스가 특정 플레이를 하는 선수에게만 맞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내가 두 번, 지난해는 켑카가 우승했다. 장타자에게 유리한 홀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포지션 골프 코스라고 생각한다. 아이언 샷 감도 좋아야 하고 그린에서 정확하게 읽는 게 필요하다. 그린도 다단계로 읽고 낙하지점으로 안착시키는 게 필요하다. 바람이 부니까 볼 컨트롤도 잘해야 한다. 이런 부분을 잘해서 우승하지 않았나 싶다.

-이번 대회 전 ‘한글 트로피’를 서재에 하나 더 두고 싶다고 얘기했다.

“서재에 한글 트로피를 하나 더 두게 돼서 기쁘다. 아직 한글로 내 이름을 쓰는 방법을 완벽히 익히지는 못했다. 내년까지 시간이 있기 때문에 그 때까지 확실히 배우겠다.”

스포티비뉴스=클럽나인브릿지(제주), 정형근 기자 / 배정호·임창만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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