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클럽나인브릿지(제주), 박대현 기자 / 배정호 영상 기자] "고 대니(Go Danny)!" "대니, 조금만 힘내세요."

'언더독' 대니 리(뉴질랜드)를 향한 갤러리 성원은 뜨거웠다.

2015년 그린브라이어 클래식 이후 4년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2승에 도전한 리에게 팬들 격려가 쏟아졌다.

우승에 두 타 모자랐다. 리는 20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나인브릿지에서 열린 THE CJ CUP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저스틴 토마스(미국)에게 '한글 트로피'를 내줬다. 단독 2위로 대회를 마쳤다.

경기 뒤 인터뷰에서 리는 "사람 마음이 참 그렇다. 목요일(지난 17일)에 티 샷할 때까지만 해도 단독 2위로 마칠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그럼에도 조금 실망스럽긴 하다"며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 국내 유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규 대회 'THE CJ CUP' 4라운드가 20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나인브릿지에서 열렸다. 준우승이 확정된 대니 리가 갤러리 환호에 답하고 있다. ⓒ 클럽나인브릿지(제주), 한희재 기자
"THE CJ CUP 우승은 의미가 크지 않나. 한국에 팬과 가족도 있어서 더 아쉽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했다. 단독 2위로도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18번 홀 이글을 노렸던 퍼트가 홀을 외면했다. 홀을 타고 돌아나왔다.

갤러리 사이에서 장탄식이 흘렀다. 들어갔다면 19언더파 동타로 토마스 마지막 퍼트를 지켜볼 수 있었으나 무위에 그쳤다.

"18번 홀에서 최대한 (핀에) 가깝게 붙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타구 속도가 예상보다 너무 빨랐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마지막까지 경기하려 했다."

"오늘(20일) 드라이버가 뜻대로 되지 않아 아쉬웠다. 특히 후반 9개 홀에서는 티 샷이 벙커에 빠지는 등 파 세이브조차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많아서 (타수 관리에) 애를 먹었다. 이때 토마스가 버디를 착실히 챙겨 격차가 벌어졌다."

PGA 투어 첫 승을 거뒀던 4년 전보다 몸이 더 좋아졌다. 그간 훈련량을 엿볼 수 있는 대목.

리도 부인하지 않았다. 거의 올림피언 수준으로 운동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일주일에 너댓 번 운동한다. 시즌 중에는 일주일에 서너 번, 대회를 뛸 때는 두 번 정도 운동한다. 보통 트레이너는 골퍼는 무거운 거를 들면 안 된다고 하는데 (이번에 새로 합을 맞추게 된) 트레이너는 정반대다. 기존 생각을 아예 깨버렸다. 운동 수준이 거의 올림픽 선수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가 왜 트레이너한테 돈까지 주면서 사서 고생을 하나 싶을 정도로 (강도 높게) 운동한다. 정말 힘들다. 그래도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웃음)"고 덧붙였다.

리는 19일 3라운드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아이 조산'을 밝혀 관심을 모았다. 아이가 예정 날짜보다 2달 넘게 일찍 빛을 봐 건강이 염려된다고 힘없이 말했다.

목소리에 울음이 배였다. 현장에서 리 말을 듣고 노트북으로 옮겨적던 기자들까지도 안타까워 했다.

"원래 둘째가 크리스마스 때 나와야하는데 생각지도 않게 지난주 일요일(지난 13일)에 태어났다. 아이는 한국 병원에 있다. 아직 인큐베이터 속에 있다. 현재까지는 계속 좋은 소식만 들려오고 있다. 분유도 잘 먹고 아내도 잘 회복하고 있다고 한다. 괜찮은 것 같다."

스포티비뉴스=클럽나인브릿지(제주), 박대현 기자 / 배정호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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