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상우(왼족)와 안우진. 둘의 릴리스 포인트 차이는 사진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키움 안우진과 조상우는 팀의 포스트시즌 조커 카드다. 위기가 찾아오면 가장 먼저 꺼내 드는 승부수다.

경기 초반 위기는 안우진이, 중· 후반 위기는 조상우가 막는 시스템으로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왔다.

둘은 평균 구속 150㎞가 넘는 광속구를 던진다. 결정구도 슬라이더로 같다. 여기에 체인지업을 가끔씩 섞는 것까지 닮았다.

하지만 둘의 투구 메커니즘은 완벽하게 다르다. 닮은 듯 보이지만 보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전혀 다른 방식으로 광속구를 던지고 있다.

조상우는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에 공을 들이는 스타일이다.

조상우의 패스트볼은 강한 회전력이 걸리는 유형이다. 최고 2600rpm이 넘는다. 리그 평균이 2200rpm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대단히 강한 회전력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조상우는 자신의 공 회전력은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조상우는 "나는 정통 오버핸드스로 투수가 아니다. 약간 스리쿼터형으로 공을 던지기 때문에 회전수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른 투수들처럼 떠오르는 느낌을 주는 회전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좀 더 관심을 갖는 것은 익스텐션이다. 조금이라도 타자 앞에서 공을 뿌려 위력을 배가하는 것이 목적이다.

조상우는 "데이터 분석을 하면 익스텐션을 길게 했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걸 알 수 있다. 때문에 최대한 앞에서 공을 놓기 위해 많은 신경을 쓴다. 투구 폼부터 많은 것을 익스텐션을 위해 활용한다"고 말했다.

조상우가 익스텐션을 길게 하기 위해 가장 신경 쓰는 건 허리 회전이다. 허리 회전이 빠르고 강하게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공을 앞으로 끌고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조상우의 허리 회전이 제대로 이뤄지는 날 그의 투구는 좋은 결과를 낼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안우진은 반대다. 익스텐션은 리그 평균(약 1.85m)에 못 미친다. 대신 릴리스 포인트를 높게 하는 것으로 공에 힘을 싣는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도 릴리스 포인트의 변화가 시발점이었다.

안우진은 시즌 막판, 공을 놓는 위치를 높게 조정했다. 익스텐션은 줄어들었지만 릴리스 포인트를 크게 높이는 효과를 봤다. 그러면서 강한 회전력을 만들 수 있었다.

시즌 때 릴리스 포인트는 1.67m였지만 포스트시즌엔 1.74m로 눈에 띄게 높아졌다. 이와 함께 패스트볼의 회전력 또한 커졌다. 그 짧은 기간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메커니즘을 몸에 익혔다는 걸 뜻한다.

안우진은 "릴리스 포인트에 신경을 많이 쓴다. 회전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안우진은 우완 정통파 투수)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흔히 말하는 터널 구간을 길게 하려 한다. 패스트볼을 잘 살리면서 슬라이더까지 위력을 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터널 구간이란 변화구가 패스트볼처럼 보이는 구간을 뜻한다. 터널 구간이 길어지면 타자는 변화구를 패스트볼로 잘못 생각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패스트볼과 같은 궤적을 그리며 날아오기 때문이다.

안우진은 릴리스 포인트를 높이며 이 구간을 길게 할 수 있게 됐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같은 높이에서 놓는 것이 포인트다. 그렇게 되면 터널 구간이 길어지며 슬라이더를 최대한 패스트볼처럼 보이게 만든다.

이처럼 조상우와 안우진은 닮은 듯 다른 투구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투구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한 경기에서 두 투수를 모두 상대하더라도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같은 광속구 투수지만 다른 메커니즘으로 상대 타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조상우의 익스텐션과 안우진의 릴리스 포인트에 주목한다면 한국시리즈의 관전 포인트가 더욱 풍성해질 수 있다. 둘의 익스텐션과 회전수, 릴리스 포인트 등은 U+ 프로 야구 중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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