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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튼 2군 감독 "롯데 기초 공사부터…오랜 강팀 만들 것"

김건일 기자 kki@spotvnews.co.kr 2019년 10월 21일 월요일

▲ 롯데 홈 부산 사직구장을 찾은 래리 서튼 롯데 퓨처스리그 신임 감독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상동, 김건일 기자] 래리 서튼은 롯데가 발표한 1군 감독 외국인 후보 3명 중 한 명이었다. 성민규 롯데 단장과 1군 감독직을 놓고 인터뷰했다.

그런데 서튼은 1군 감독이 아닌 퓨처스리그 감독으로 임명됐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직구장이 아닌 다소 썰렁한 상동 2군 구장이 그의 새 직장이다.

서튼 감독은 "(롯데 퓨처스 감독으로서 결정이) 전혀 어렵지 않았다"고 고개 저었다.

"성민규 단장과 인터뷰하면서 '1군 성적도 중요하지만, 1군과 2군을 연결할 수 있고 아래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아 올라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인터뷰에서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고 내가 이곳 퓨처스리그에서 세팅을 하고 롯데만의 야구관을 끌어올린다면, 롯데가 오랫동안 좋은 팀 이길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물론 1군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긴 하지만, 현재 팀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기초 공사(foundation)이기 때문에 결정이 어렵지 않았다"고 밝혔다.

롯데는 그간 육성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FA 등 외부 영입에 의존하면서 젊은 선수들이 설자리는 더 사라졌다. 올 시즌 팀 연봉 1위를 기록하고도 최하위가 되자 육성과 투자 실패가 드러났고 구조적인 개혁 필요성이 대두됐다.

롯데는 성민규 신임 단장을 주축으로 육성 프로세스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상동구장 라커룸 리모델링이라는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 최첨단 장비 도입, 나아가 선수 및 코치 육성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개편이다. 롯데는 마무리캠프를 국내에서 치르면서 절약한 돈을 랩소도, 트랙맨 등 최첨단 장비 구입에 투자했다. 1군에서 입지가 좁았던 일부 베테랑들은 지도자로 보직을 바꿨는데, 해외 인스트럭터에게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기로 했다. 코치도 육성한다는 뜻이다.

서튼 감독은 "롯데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기대가 컸다. 전통을 지키고, 선수들을 육성하면서 부산에 다시 승리를 가져 오려 하고 있다"며 "피츠버그에서 팀을 발전시킨 적이 있다. 아래에서부터 올라갔고 선수들이 도와주면서 좋은 결과를 냈다. 롯데가 최근 들어 성적이 안 좋긴 했지만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래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롯데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 21일 경남 김해상동 롯데자이언츠 2군 구장에서 래리 서튼 롯데 퓨처스 감독이 나종덕에게 타격을 조언하고 있다.

서튼 감독은 2015년부터 4시즌 동안 피츠버그 마이너리그에서 타격 코디네이터를 맡았고 올 시즌엔 캔자스티시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타격 코치를 지냈다. 데뷔 4년째에 올스타 1루수로 성장한 조시 벨(26)을 비롯해 올 시즌 3할 타율(0.314)을 기록한 신인 브라이언 레이놀즈(24) 등 현재 피츠버그 젊은 타자들이 모두 마이너리그에서 서튼 감독의 손을 거쳤다.

서튼 감독은 "내가 피츠버그에서 타격 코치를 처음 시작했을 때 조시 벨은 2년 차 루키였다. 벨은 내 아기이자 아들 중 한 명이다. 당시에도 (몸이) 크긴 했으나 정신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완벽하지 않았다. 레이놀즈도 그중 한 명이다. 현재 피츠버그 어린 포지션 플레이어 대부분이 내 아들"이라고 웃으며 "메이저리거가 되려면 선수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사람이 돼야 한다"고 했다.

피츠버그는 메이저리그에서 대표적인 스몰마켓 구단. 올 시즌 연봉 총액이 30개 구단 중 29위다. 하지만 2013년 닐 헌팅턴 단장이 데이터 야구를 도입한 결과 그해부터 2015년까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를 뚫고 3시즌 연속 가을 야구에 올랐다. 전력 약세를 숫자와 데이터로 극복한 대표 사례다.

서튼 감독은 "피츠버그는 기술을 굉장히 중요시했다. 선수 개개인에 맞게 데이터를 어떻게 풀어쓸 수 있을지 노력했다. 피츠버그에 있으면서 마치 대학 석사 과정을 통과하는 것처럼 (데이터) 공부를 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선수단 합류 3일째. 21일 서튼 감독은 먼저 선수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걸었고, 타격 훈련을 바라보면서는 연신 웃는 얼굴로 "나이스 배팅"을 외쳤다. 낯설고 언어가 통하지 않지만 선수들과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다.

서튼 감독은 "여기 오기 전에《 포춘 》지를 봤다. 성공했던 이들은 '혼자서 모든 것을 끌고 갈 수 있겠지만 모두 다 같이 하다 보면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곳에서 다른 코치님들을 비롯해 프런트, 감독님까지 열심히 기초를 다지다 보면 롯데는 더 좋은 팀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스포티비뉴스=상동,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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