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C몽이 25일 오후 열린 여덟 번째 정규 앨범 '채널8' 음감회에서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다.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C몽이 긴 침묵을 깼다. 병역기피를 둘러싸고 약 10년간 계속되고 있는 지리하고도 가혹한 논란의 중심에 MC몽이 스스로 섰다. "음악으로 보답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 인생인 음악을 하고 싶다"는 MC몽은 힘겹게 직접 입을 열었다. 그가 희망하는 것은 '가수' 혹은 '스타' MC몽의 재기가 아닌 평범한 '인간' 신동현의 일상 복귀였다. 

MC몽은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광장동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여덟 번째 정규 앨범 '채널8'의 음감회를 열었다. MC몽이 새 앨범을 발표하는 것은 약 3년 만, 공식 행사를 열고 직접 자신의 음악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진 것은 무려 8년 만이다. 

음감회에는 취재·사진 기자가 참여했다. 취재 기자들은 MC몽의 말 한마디, 한숨 한 번까지 빠르게 적어나갔고, 사진 기자들은 MC몽의 표정 하나까지 모두 포착하려 했다. MC몽이 하는 말들과 짓는 표정들은 빠르게 대중에게 전달됐다.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선 MC몽은 긴장한 듯 좀처럼 표정을 풀지 못했다. 

▲ MC몽이 25일 오후 열린 여덟 번째 정규 앨범 '채널8' 음감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MC몽의 행보는 이례적이다. 고의발치로 인한 병역기피 혐의가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이 나면서 끝났지만, 대중은 아직도 그를 용서하지 않았다. 이후 여러 차례 신곡을 발표하면서도 MC몽은 굳게 입을 다물었다. 모습도 감췄다. 2016년 전남 목포시 평화광자에서 열린 '2016 다도해컵 국제요트대회' 개막식 무대에 서고, 지난 6월에는 김종국 콘서트 게스트로 깜짝 출연하기도 했지만, MC몽의 모습을 보기란 좀처럼 힘든 일이었다.

그러던 MC몽이 다시 논란의 중심으로 스스로 걸어들어왔다. 이번 음감회는 더 이상 논란에 숨지도, 피하지도 않겠다는 MC몽의 선언이나 마찬가지다. 새 앨범을 소개하는 자리긴 하지만, 오래 취재진과 마주할 기회가 없었던 만큼 병역기피, 복귀심경 등 그간의 의혹에 대해 질문이 쏟아질 수밖에 없었다. 

새 앨범을 발표하는 MC몽은 이례적으로 공식 행사인 음감회를 개최하며 언론 앞에 나선다. 정규 8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지만, 그간 취재진과 마주할 자리가 없었던 만큼 논란에 대한 입장 표명 역시 피할 수 없다. 이 역시 MC몽 본인이 잘 알고 있을 터지만, 그는 음감회를 개최하고 새 앨범을 직접 소개하기로 했다. 논란을 더 이상 피하지 않고 정면승부하겠다는 MC몽의 각오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 MC몽이 25일 오후 열린 여덟 번째 정규 앨범 '채널8' 음감회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MC몽은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오락가락한다. 제가 너무 많이 변했다. 연예인이었을 때 기억이 블랙아웃 됐다. TV에 가끔 제가 나올 때가 있는데 '왜 나오지?'라는 생각이 들고,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전혀 기억이 안 난다. 그저 '아, 저런 날이 있었구나' 평범하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10년 전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았던 MC몽은 아직도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의로 병역을 기피하려 했다는 멍에가 없어지지 않은 탓이다. MC몽은 "죄송하고 책임을 통감한다. 그런 논란을 만든 것 만으로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만큼 고의로 발치해 병역을 기피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싶을 수도 있다. 그러나 MC몽은 '억울함도 모두 나의 몫'이라며 모두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MC몽은 "억울함은 전혀 없다. 그것조차 품고 살아야 하는 삶의 일부분이다. 완전히 용서받을 수는 없겠지만 저를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께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미안하고 감사하다"며 "악플마저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고, 평생 품고 살아가야 하는 일인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 MC몽이 25일 오후 열린 여덟 번째 정규 앨범 '채널8' 음감회에서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다.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어렵게 정면승부를 던진 것도 '음악' 때문이다. 예전의 인기를 회복하고 싶은 것도, 톱스타의 영광을 되돌리고 싶은 것도 아니라는 MC몽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것만큼은 허락받고 싶다고 호소했다. 

MC몽은 "잘못된 상황에서 잘못된 판단을 하는 친구들이 음악으로 갚겠다고 말하는 것 자체를 저조차도 불편하게 느껴진다. 음악으로 갚겠다는 것은 저 역시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는 모든 사람에게 이해받을 수 없고, 모든 사람에게 용서받을 수 없다는 것도 안다"며 "누군가에게 이해받을 수 있고, 누군가에게 용서받을 수 있다면 음악으로 갚겠다는 게 아니라 음악을 하겠다는 거다. 음악만이 절 숨쉬게 해줬고 음악빼고 할 줄 아는 게 없다"고 읍소했다. 

MC몽은 2014년 '나를 경멸할거냐 혹은 나를 그리워할 거냐'는 질문을 담은 음악 '디스 미 오어 미스 미'를 발표했다. 5년이 지난 지금, MC몽의 질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MC몽을, 인간 신동현을, 그리고 그가 하는 음악을 싫어하고 경멸할 것인가, 혹은 그리워하고 다시 들을 것인가. 질문은 MC몽이 던졌다. 이제 대중이 답할 차례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